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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군기 잡기는 '이제 그만'

집합·폭행 등 해마다 반복
전통-시대착오적 행태 대립

  • 웹출고시간2017.03.07 22:13:21
  • 최종수정2017.03.07 22:13:21
[충북일보] 계속 이어가야 할 전통일까, 이제는 끝내야 할 악습일까.

매년 반복되는 대학 내 '군기 문화', '갑질 문화' 즉 선후배 간 문제를 두고 하는 말이다.

대학 개강과 신입생 입학이 겹치는 이맘때면 어김없이 대학 내 부조리 문제가 터져 나온다. 충북지역에서도 매년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 5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커뮤니티에 익명으로 작성된 글에는 청주대 OT(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기간 있었던 일과 개강총회 부조리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오티 과정에서 있었던 얼차려와 개강총회 장기자랑 압박 등 과 내 선·후배 간 악습을 적었다.

해당 학과에서는 일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전반적으로 글이 과장되거나 왜곡됐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이 학교 다른 과에도 유사한 악·폐습이 이뤄지고 있다는 또 다른 글이 추가로 올라왔다. 물론 고발 내용이 익명으로 작성된 글이고 해당 과에서는 일부 내용을 부정하고 있어 명확한 진상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일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 2015년 지역 한 대학 학과 신입생 환영회에서 선배 학생이 인사 문제로 같은 자리에서 있던 후배를 폭행했다. 인근 국립대학의 경우 지난해 '통과의례' 명목으로 선배들이 신입생들에게 막걸리를 뿌려 논란이 됐다. 지난달 청주교대에는 OT에서 벌어지는 각종 악습을 비판하는 여대생들의 대자보가 붙어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최소한의 선·후배 관계 유지와 학과 특성·단체생활에 어느 정도의 긴장감 조성은 필요하다는 입장도 있다. 하지만 집합 등 선배들의 일방적 행위는 시대착오적 행태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문제가 학교 울타리를 넘어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지면서 경찰은 전담팀을 꾸려 집중단속을 벌이고 있다. 신학기를 맞아 빈번하게 발생하는 대학 내 인권침해·가혹행위 방지와 건전한 대학문화 조성을 위해 선·후배 간 폭행·강요 등 악습을 근절하겠다는 취지다.

대상은 △위계질서 빙자 폭행 △음주 강요 △동아리 등 가입 강요 △회비 갈취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학이 위치한 지역 경찰서의 경우 폭행·강요 등 악습 근절을 위한 전담팀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며 "선·후배 간 폭행이나 갈취, 성범죄, 강요 등은 모두 처벌 대상"이라고 밝혔다.

오창근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회문화국장은 대학 내 군기 문화를 군사정권 시절부터 이어온 인습(因習)이라고 진단했다.

오 국장은 "현재 대학 내 선후배 간 위계질서를 잡는 문화는 군사정권 시절 군기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지식의 전당이라고 불리는 대학에서 이 같은 악·폐습이 남아있는 것은 무척이나 창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해 학생들은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변명을 하겠지만, 엄연히 피해자가 존재한다면 옳지 못한 행위"라며 "선배는 후배들이 대학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고 이끌어주는 존재라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복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선 대학 구성원의 끊임없는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매년 불거지는 문제로 심한 경우 고소·고발, 피해자 자퇴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대학은 자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선배들에게는 경각심을 심어주고 후배들에게는 고발 창구를 마련해주는 등의 학내 구성원 간 적극적인 홍보 예및 방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박태성·강준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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