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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4주년…불쑥 솟는 굴기(崛起)의 정신으로

지역신문의 위기는 아직 진행형…지역의 진짜정보 제공자로 거듭나야
무작정 생존만 강조해서 될 건 없다…"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가 된다"

  • 웹출고시간2017.02.20 21:30:00
  • 최종수정2017.02.21 11:39:06

'충북인의 신문' 충북일보가 21일 창간 14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가졌다. 어려움 속에서 서로의 어깨에 기댈 동지(同志)이자 동반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도민들의 따뜻한 숨결 속에서 횃불로 거듭날 충북일보를 가슴 속에 되새긴다.

ⓒ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많은 걸 생각한다. 참 언론의 대도(大道)를 당당히 걸어왔는지 되돌아본다. 바른 언론의 정명(正明)을 지켰는지 반성한다.

21세기는 정보의 홍수기다. 지식과 정보를 얻고 또 소통하는 도구들이 범람하고 있다. 지역의 종이신문도 그 중 하나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장래가 불투명하다. 지역신문 자체가 지니고 있는 한계 때문이다.

지역신문의 위기는 단순히 신문 산업의 위기가 아니다. 지역사회에서 표현의 자유와 의견의 다양성이 위축됨을 뜻한다. 지역을 제대로 알 권리가 사라짐을 의미한다. 궁극적으로 지역 내 언로의 사라짐이다.

지역신문의 속사정은 더 비극적이다. 심각한 경영난은 많은 걸 변화시키고 있다. 언론의 일반적 가치마저 바꾸고 있다. 어떤 경영진은 본래적 저널리즘 포기를 유도하기도 한다. 생존의 강조에서 나온 모순이다.

경영사정은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인력은 지속적으로 줄고 충원은 안 되는 구조다. 우수한 인재 영입이 끊긴 지는 이미 오래다. 생존의 노골적 강조에서 생긴 악순환의 반복이다. 광고나 협찬에 대한 지나친 강조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지역저널리즘이 절대 포기돼선 안 된다. 충실한 비판·견제는 언론의 기본방향이다. 위기 돌파의 동력은 언제나 기본에서 나온다. 비판과 견제는 언론의 본래 기능이자 존재 이유다. 지역저널리즘도 그 때 제대로 구현될 수 있다.

지역신문은 전국적 이슈를 다룰 때도 달라야 한다. 중앙언론의 보도 태도를 답습해선 곤란하다. 지역민들이 지역의 현안을 인식하고 문제 해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충북언론이면 충북의 이익에도 기여해야 한다. 그게 지역저널리즘이다.

지역신문은 언제나 변치 않고 지역의 소리를 담아내야 한다. 그래야 지역에 활기를 줄 수 있다. 지역 이슈를 선점해야 하는 까닭도 여기 있다. 지역민의 이해와 요구에 귀 기울이는 건 당연하다. 그게 충실한 지역뉴스 생산에 임하는 자세다.

그러나 지역신문의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물론 지금의 위기는 언론 환경의 변화에서 비롯됐다. 지역이라는 특수성도 한 몫 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지역신문의 지역 플랫폼 독점은 사라졌다. SNS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그나마 지역신문엔 아직 비빌 언덕이 있다. 지역뉴스는 해당 지역에서만 생산·유통될 수 있다. 그래서 지역사회가 사라지지 않는 한 존재할 수 있다. 지역신문이 더 올바른 지역저널리즘을 구현해야 하는 까닭은 여기 있다.

지역신문은 대개 그 지역의 '진짜정보' 제공자다. 지역사회 확대경 역할이 최대 장점이다. 그리고 하루하루 지역에서 일어나는 역사의 기록 공간이다. 주요 사건이나 이슈, 정책을 사실 그대로 취재·보도하기 때문이다.

지역신문기자 개개인은 시대의 사관(史官) 역할을 해야 한다. 지역신문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 된다. 기자가 기자 본연의 책임으로 기자의 소명과 사명을 완수할 때 완성된다. 그렇지 않으면 결과는 참혹할 수밖에 없다.

독자들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깐깐하고, 까다롭고, 지식의 폭까지 넓어지고 있다. 지역신문독자도 이미 그렇게 발전했다. 지역독자의 만족도가 높아야 광고주의 지갑도 열린다. 지역신문의 힘도 그 때 비로소 생긴다.

독자의 불신은 곧 시장의 신뢰를 잃는 거와 같다. 스스로 자생력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우선 지역신문사별 경영진이 잘 해야 한다. 저널리즘에 대한 인식이 확고해야 한다. 무작정 생존만 강조할 게 아니다. 기자를 포함한 구성원들의 노력은 그 다음 몫이다.

지역신문은 지역과 독자, 독자와 독자 간 소통의 매체다. 우리도 매일 아침 독자들과 소통한다. 물론 온라인상에선 인터넷을 통해 하루 종일 평가를 받는다.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호된 질책과 함께 기분 좋은 칭찬도 있다.

지역신문은 지역관련 정보에서 최고·최대의 생산자가 돼야 한다. 지역발전을 견인할 정도의 정보력을 갖춰야 한다. 당연히 정확한 정보를 근거로 한 지역밀착형 뉴스 콘텐츠여야 한다. 그게 지역신문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기자들부터 깨어나야 한다. 선배기자들은 지난날의 편한 성공을 하루 빨리 잊어야 한다. 후배기자들은 도전하고 또 도전해야 한다. 그게 내 신문을, 내 기사를 정보의 보고로 만드는 길이다. 곧 나 스스로 뉴스1번지가 되는 길이다.

부지런한 농부의 발걸음이 바쁜 법이다. 기자들도 그래야 한다. 기자는 무엇이든 현장을 기록해야 한다. 자조만 하고 있어선 안 된다. 시선을 빨리 빨리 옮겨가야 한다. 그래서 언제든 지(知)의 최전선에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고 다짐하고 노력해야 한다.

또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지역신문도 권력의 제4부, 언론권력에 속한다. 그래서 일명 김영란법의 대상이기도 하다. 잘못 쓰면 안 되는 권력 아닌 권력을 갖고 있다. 잘못 사용하면 해가 되기 때문이다.

기자에게 최고의 능력은 부당함을 구별하는 능력이다. 잘못 쓰면 세상을 어지럽게 하기 때문이다. 기사엔 언제나 원칙과 무게감이 있어야 한다. 양편 중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 기사의 힘은 공정성에서 나온다.

파사현정(破邪顯正)이라는 말이 있다. 옳지 않은 하나를 없애 여럿을 살린다는 불가의 가르침이다. 얽매이는 마음에서 벗어나면 그릇된 것을 구별할 수 있다. 어쩌면 진실을 안다는 건 괴로운 일이다. 그래도 기자는 그 일에 매진해야 한다.

기자가 취재하고 보도하는 목적은 진실 추구다. 오직 그것에서 시작하고 그것에서 그쳐야 한다. 진실은 생명이다. 기사는 그 생명을 찾아 나누는 일이다. 한 사람의 소유물이 돼선 안 되는 까닭은 여기 있다. 기사란 약이 독으로 바뀌는 순간 모든 게 타락한다.

충북일보는 그동안 지역의 종이신문으로서 참신한 푯대를 세웠다. 보다 더 지역으로 파고들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도 더 좋은 지역신문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충북인의 시각으로 접근해 새로운 충북 조명의 길을 열었다.

창간 14주년에 다시 다짐한다. 충북일보는 충북의 사회적 공기(公器)로서 해야 할 막중한 사명을 자각한다. 충북의 참 언론으로서 참 가치를 만들어낼 각오다. 충북도민에 근거한 존재이유를 다시 한 번 더 알릴 각오다.

충북도민들의 호된 질책과 바른 사랑을 요구한다. 그 힘으로 바른 언론, 사랑받는 언론이 뭔지 증명하려 한다. 그 믿음으로 충북사회와 가정에 희망의 등불을 밝힐 각오다. 스스로 자생력을 키워 더 이상 모욕 받지 않으려 한다.

충북언론, 특히 종이신문의 위기는 진행형이다. 지금껏 걸어온 길에 과오와 허물이 없었는지 겸허하게 돌아본다. 언론의 소임과 책무가 뭔지도 되새긴다. 그리고 내일도 오늘처럼 기회와 위기가 혼재하는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각오다.

다시 화엄경의 법어를 인용한다.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가 된다." 언제까지 열악한 환경 탓만 할 것인가. 불쑥 솟는 굴기(崛起)의 정신으로 나가려 한다. 더 멀리 더 곧게 나가려 한다.

/함우석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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