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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성 - 스파링

공중화장실서 태어난 미혼모 아들 장태주 일대기
신자유주의 사회의 악습에 맞선 정면승부
'자신만의 규칙·세계' 관점의 전환 요구

  • 웹출고시간2017.02.14 13:48:31
  • 최종수정2017.04.18 13:04:17

책과 지성

도선우 지음 / 문학동네 / 376쪽 / 1만3천500원

[충북일보] 열일곱 살의 미혼모의 아들로 살아남으려 고군분투하는 장태주의 일대기다.

공중화장실에서 태어나 보육원에서 자라 초등학교에 입학한 그는 불우한 출신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멸시받고 괴롭힘을 당한다.

사회 구조 속 먹이사슬 최하층에 위치하게 된 셈이다.

장태주는 시작부터 불공평했던 인생을 원망하는 대신 자신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

하지만 그가 몸부림칠수록 사회는 질서 유지라는 명목 아래 장태주를 괴물로 몰아가려 한다.

장태주를 소년원에 보냈던 일진 조직의 우두머리는 그에게 "질서라는 건 한번 만들어지면 여간해서는 무너지지 않는다. 질서를 바꾸려면 질서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지 무턱대고 덤볐다간 자기 인생만 망치게 된다"고 말한다.

이 단언을 깨부수기 위한 장태주의 스파링이 펼쳐진다.

이 책은 성장소설로 읽히지만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사회 질서를 매섭게 비판하는 작품이다.

작품 자체가 신자유주의를 비판하기 위한 알레고리로 채워져 있단 얘기다.

성장과 분배의 문제, 자율성이라는 명목하에 이뤄지는 교사들의 방관, 문제는 그대로 둔 채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어른들의 방식 등은 뼈아픈 삶의 우화다.

장태주가 성장하며 만나는 인물들의 거침없고 강렬한 목소리는 날카로운 통찰과 깊이 있는 사유를 비유하기 위한 장치다.

작가는 개인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문제들이 사실 사회 구조의 문제이며, 사회라는 큰 틀 안에서 그 원인을 따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자신만의 규칙으로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 살 수 있도록 관점의 전환을 요구한다.

신수정 문학평론가는 "이 소설의 화자가 담담하게 내뱉는 세상의 이치에 전율하지 않을 자 그 누구일까.(…)근래의 어떤 소설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강렬한 감정적 동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평했다.

소설은 막연히 알고만 있던 사회의 부조리를 한 인간의 몸에 새겨진 폭력의 역사를 통해 웅변한다.

그리고 거대한 세계 앞에 내던져진 이의 깨달음과 좌절, 세계의 장벽을 돌파하려는 의지를 선명하게 전달한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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