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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과 함께하는 겨울연가 - 아침마다 눈을 뜨면

함기석의 생각하는 시-25

  • 웹출고시간2017.02.09 11:02:49
  • 최종수정2017.02.09 11:02:49
박목월 시의 바탕을 이루는 기본 정서는 그리움과 향수, 고독과 비애감이다. 박목월은 향토색 짙은 그리움을 서정적 시어로 형상화한 시인, 한국적 자연을 동양화 기법으로 처리해 농촌의 적막함과 외로움을 격조 높게 승화시킨 시인으로 평가된다. 그는 흔히 조지훈, 박두진과 함께 청록파 시인으로 불린다.

이들 청록파의 공통점은 자연을 소재로 인간의 본성과 가치를 추구했다는 점이다. 청록파 중에서도 박목월의 시는 전통적 민요조 가락과 애잔한 비애감이 도드라지는데, 그의 시를 깊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의 주요 배경이 되는 전원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 근현대사에서 전원이 시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기는 1930년대다. 당시의 전원시는 서구사조의 무비판적 모방에 대한 반성의식, 일제 군국주의의 압박에 대한 저항의식, 나아가 억압에 대항할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부재의식에서 발아한다. 현실의 대립개념 또는 고통을 치유하려는 위안의 공간으로 전원이 등장한 것이다. 삶의 제반 여건들이 위기에 봉착하고 괴로움이 점차 깊어지면서 시인들은 각자의 유년의 전원으로 숨어들거나 회귀했던 것이다. 박목월의 시에 유년의 고향산천에 의탁하고자 하는 동심의 자아가 자주 등장하는 것은 이런 시대적 배경 때문이다.

훗날(1959년) 박목월은 이렇게 술회한다. "그 시대의 절망적인 환경이 나를 향토적인 세계로 몰아넣고 그것에 깊은 애착을 갖게 하였으며, 그 세계 안에서 나를 길러준 것"이라고. 즉 시대적 억압이 시인의 불화와 좌절감을 낳고 그런 시인의 주관적 감정들이 시 속에 고독한 전원, 비애가 서린 자연을 낳았던 것이다.

이처럼 박목월은 초기에 전원을 관찰자 입장에서 주관적 동심의 눈길로 바라본다. 그러나 후기로 접어들면서 전원은 사회현실로 대체된다. 주관적 관찰자에서 객관적 비판자로 변모한다. 당연히 소재는 자연에서 일상생활로 바뀌고, 표현은 스케치풍의 묘사 중심에서 비판적 통찰 중심으로 바뀐다.

특히 6·25 전쟁을 겪으면서 초기에 보여주었던 아름다운 운율과 시각적 이미지는 약화되고, 일상의 경험에서 얻은 생활인의 아픔과 고달픔을 진술 형식으로 풀어낸다. 박목월에게 세상은 온통 갈등과 괴로움으로 가득 찬 곳이었다. 그

런 참담한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침마다 착한 사람이 되고자 다짐한다. 웃는 얼굴, 환한 얼굴로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자 다짐한다. 박목월 시의 감동과 울림은 이런 아름다운 시심(詩心), 자기희생적 사랑과 세상 사람들을 향한 정겨운 눈길에서 우러나온다.

/함기석 시인

아침마다 눈을 뜨면-박목월(朴木月, 1916~1978)

아침마다 눈을 뜨면 환한 얼굴로

착한 일을 해야지

마음속으로 다짐하는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하나님은 날마다 금빛 수실로

찬란한 새벽을 수놓으시고

어둠에서 밝아오는 빛의 대문을 열어젖혀

우리의 하루를 마련해 주시는데

불쌍한 사람이 있으면 불쌍한 사람을 돕고

괴로운 이가 있으면 괴로움을 함께 나누고

앓는 이가 있다면 찾아가 간호해주는

아침마다 눈을 뜨면 밝은 하루를

제게 베푸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착한 일을 해야지

마음속으로 다짐하는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빛과 같이 선선하고

빛과 같이 밝은 마음으로누구에게나 다정한

누구에게나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여

내가 있으므로 주위가 좀 더 환해지는

살며시 친구 손을 꼭 쥐어주는

세상에 어려움이 한두 가지랴

사는 것이 온통 어려움인데

세상에 괴로움이 좀 많으랴

사는 것이 온통 괴로움인데

그럴수록 아침마다 눈을 뜨면

착한 일을 해야지

마음속으로 다짐하는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서로 서로가 돕고 산다면

보살피고 위로하고 의지하고 산다면

오늘 하루가 왜 괴로우랴

웃는 얼굴이 웃는 얼굴과

정다운 눈이 정다운 눈과

건너보고 마주보고 바라보고 산다면

아침마다 동트는 새벽은또 얼마나 아름다우랴.

아침마다 눈을 뜨면 환한 얼굴로

어려운 일 돕고 살자 마음으로 다짐하는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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