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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

중국 역사에서 제갈량과 함께 책사로 후세에 이름을 남긴 또 한사람이 있으니 유방을 도와 진나라를 멸망시키고 한나라를 건국한 장량이다. 장량은 소하, 한신과 더불어 한나라 건국공신 3걸 중 한명이었으며 유방의 정부인 여태후의 농간으로 공신들이 모두 살해되었을 때에도 특유의 처세술로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 장량은 유방이 항우를 제거하고 한 왕조를 세운 후에는 일절 정치에 관여하지 않았다. 한나라 건국에 자신의 공은 미미한 것이라 말하며 스스로 몸을 낮추고 권력에 관심 없음을 보였기 때문에 생명을 보전할 수 있었다. 후일 장량은 관직을 물러나 은둔생활을 하였으며, 여태후의 모함으로 유방이 장량을 죽이고자 장가계로 쳐들어 왔으나 정벌하지 못하였다. 필시 장량이 개국공신으로 정계에 나가 높은 지위를 탐했다면 분명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을 것이다.
 
최근 공직에 발을 잘못 들여 망신을 자초하는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린다. 왕 실장으로 대를 이어 이름을 날리던 김기춘도, 박근혜정부의 신데렐라 조윤선 장관도 최순실 사태에 휘말려 특검에서 구속되었다. 충청북도지사로 50%가 넘는 지지율에도 재선을 고사했던 이원종 전지사도 박대통령의 비서실장 제의를 수락했다가 그 명성에 먹칠을 하고 말았다. 도내 공직자 중에서도 물러날 때를 모르고 재차 삼차 도전했다가 평생 헌신한 공직으로부터 배척되는 비참한 경우도 있었다.
 
공직자는 그 사람이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할 시간에 있어야 그 가치가 극대화되고 최고의 공적을 쌓을 수 있다. 공인으로서 버려야 할 것을 과감히 버리고 공익을 최우선으로 하고 자기 역할을 다하여 대중으로부터 지지와 존경을 받았으면 족하다. 공직자는 국민들을 우러러 맑은 눈으로 바라보지 못할 때, 스스로 정상에 올랐다고 느낄 때 물러나야 한다. 공인으로서 자기의 몫을 다하지 못하였을 때, 사익을 우선하여 공적가치를 훼손하게 되었을 때, 공사를 막론하고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낄 때, 리더로서의 한계를 느낄 때 과감히 떠나야 한다.
 
공직에서 물러나는 때는 본인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내가 모든 사람들에게 '누(累)가 되는지 스스로 반성하지 못하고 자리를 탐하여 잔재주로 발버둥치는 모습은 보기에도 안쓰러운 법이다.
 
고위 공직의 주변에는 과욕을 부추기고 시야를 흐리는 소위 측근이라는 '패거리'들이 모여든다. 이들은 공직자 주변의 각종 이권이나 인사에서 혜택을 보고 언로(言路)를 차단하고 시야를 흐리게 한다. 이들에 의존하다보면 공직은 농단을 당하고 망신을 자초하게 된다. 공직은 그 주변을 잘 관리하고 정리하는 것 또한 성공의 중요한 요건이다.
 
공직은 고도의 공사구분과 청렴을 요구한다. 공직 이전의 인연과는 반드시 선을 긋고 말과 행동에 있어 구분해야 한다.
 
최근 박근혜대통령과 주변사람들의 공사 구분 못하는 행동은 국정을 파탄내고 농단케 하였다. 본인들도 패가망신을 하였다. 선거직공무원이나 고위공직자 자리에 요구가 있을 때에도 선의면 나아가되, 참뜻이 아니면 나가지 아니하고 거부해야 한다.
 
주역(周易)에서는 호둔(好遯)이라 하여 적절한 때 명예롭고 아름답게 물러나는 것을 군자의 도리라 하였고, 박수칠 때 물러나는 것을 가둔(嘉遯)이라 하여 무사히 직을 마치고 권력과 인기에 영합하지 아니하고 과감한 결단으로 칭송을 받으며 물러나는 것을 덕목으로 삼았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공직에서 조용히 물러나는 것, 그것은 평생 쌓아온 공적만큼이나 아름다운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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