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1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7.01.30 14:48:25
  • 최종수정2017.01.30 20:58:14

김창영

한국안전인증원 이사장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우(Abraham H. Maslow)는 생리, 안전, 애정과 소속, 자기존중, 자아실현 등 인간은 '5단계의 욕구'로 변화 한다고 했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면 안전욕구(Safety Needs)가 분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전욕구가 강할수록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안전하고, 슬퍼할 권리를 보장받고 싶어 한다. 세월호 참사는 그런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기에, 1000만개의 촛불을 만들었다. 인재라는 악순환을 끊기 위한 원초적인 욕구였다. 유가족의 슬픔 앞에 "이제 그만하자. 지겹다"고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안전욕구 충족은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성남 환풍구 사고,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 등은 역시나 인재(人災)로 귀결됐다. 켜켜이 쌓인 '안전적폐(積弊)'가 문제였다.

재난상황에서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생사를 가르는 것은 강력한 대응시스템이다. 세계 각국은 이런 임무를 소방이 담당한다.

소방공무원이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된 것은 전형적인 안전적폐다. 세월호 참사후 재난안전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국민안전처 출범이 2년이 지났다. 하지만 장관을 비롯해 중앙소방본부장은 비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온전한 지휘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재난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소방관 대부분이 광역단체장인 시도지사가 임용하고, 지휘권을 행사하는 지방공무원이기 때문이다. 지자체간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에 따라 구조장비는 물론이고 안전예산은 천차만별이다. 가난한 동네에 살면 그만큼 더디게 구조돼 '골든타임'을 까먹을 수 있다는 얘기다. 생사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늘 행정관료는 밥그릇 싸움에 안전은 뒷전이다.

세월호 침몰, 최순실 국정농단에 분노한 촛불 민심은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 냈다. 설 연휴가 끝나면서 '벚꽃 대선' 레이스가 점화된 모양새다.

2자, 3자, 다자구도. 우후죽순 예비주자들은 공약(公約)을 쏟아내고 있다. 당선사례가 끝나면 공약(空約)이 된다는 것을 유권자는 수많은 학습을 통해 알고 있다. 또 속는 줄 알고 있다. 잠시지만 '희망을 품은 갑의 자유'를 누릴 뿐이다.

그들에게 묻는다. 국민은 탄핵을 통해 무엇을 심판하고, 무엇을 얻고자 했는가. 원초적인 본능을 해결해 줄 안전적페 청산 공약을 묻고 있다.

시대정신을 반영치 못하고, 구태를 답습하는 모습이 보인다. 핵심을 관통하지 못하고 있다. 앞당겨진 정치계절을 즐기는 부나방 같은 정치낭인이 이합집산하고 있을 뿐이다.

대선주자 의식도 극명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소방관"이라며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일원화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처우가 지방정부마다 제각각이고 지역민 숫자도 다르다. 주민들은 안전에서도 사는 곳에 따라 차별을 받고 있다. 국민안전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소방관을 국가직으로 하겠다."고 단언했다. 서울소방학교 새내기 소방관과 대면한 자리에서 유일하게 현실을 직시한 공약을 내놨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애매모호하다. 재향소방동우회와 소방방재신문 서면인터뷰를 통해 "(해체된) 소방청 독립은 필요하다"면서도 "(소방관 국가직 일원화라는) 소방조직의 문제는 재난안전관리시스템의 개편이라는 큰 틀에서 고려돼야 한다. 지방분권화 문제도 함께 고려해 새로운 시대의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도지사를 하면서 지방 행정관료 논리에 동화되고, 회유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설 연휴에 구태 정치인처럼 소방관 제복을 입고, 심폐소생술을 체험했다. 안전에 대한 비전도 공약도 없었다. 카메라 플래시만 의식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34조 6항>은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국가의 존재 이유 가운데 하나가 국민을 위험에서 보호해야 하는 것이다. 국가는 세월호 참사에서 그런 의무를 이행하지 못했다. 대선주자는 안전적폐를 제거할 공약을 내놓고 검증받아야 한다. 공약(空約)으로 현혹한다면 원초적인 본능은 촛불이 아닌, 횃불이 될 수 있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