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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1.19 16:54:00
  • 최종수정2017.01.19 16:54:06
법수(法水)란 말은 불법(佛法)이 중생의 번뇌를 깨끗하게 씻음을, 물에 비유하여 일컫는 말이다. 부정 비리, 정치 투쟁, 불법 시위 등 끝없이 이어지는 사회 불안에 대한 언론 보도는 갑갑한 소식뿐이다. 어디가면 법수를 만나 이 불안한 마음을 시원하게 씻어낼 수 있을는지. 불도의 중심이 되는 사찰도 시위 뉴스에 초점이 되고, 불도를 닦는 스님도 불법시위 폭력군중의 일원으로 TV에 비치니 청정한 세상은 없는 것인가. 성경을 각론 하는 신부도 학생을 선도하는 교사까지 난장판 시위에 참가했다니 오염되지 않은 법수는 어디에서 흐르는가. 어두운 세상 갑갑한 마음을 정결하게 씻어주는 청정한 법수(法水)가 그리운 세상이다.

막막한 심정으로 시간을 보내는데 청주 남성합창단 정기 연주회에 초대를 받았다. 기쁜 마음으로 참가했다. 달빛 떨림인가. 마음을 흔드는 정감의 화음이 가슴을 조용조용히 흔들기 시작한다. 여기가 별유천지, 법수의 고장인가. 미풍에 실려 오는 꽃향기인 듯, 신비한 음색에 젖어드는 환희를 느낀다. 온기의 율동이 음률을 탄다. 들릴 듯 말 듯 한 아름다운 소리의 근원은 눈빛과 마주치는 사랑의 선율이리. 일목요연한 정결한 몸태에서 발산하는 서정의 파동이리라. 꿈꾸는 듯 듣고, 바라보는 남성합창단이 월하(月下)의 죽림(竹林)처럼 미끈미끈하게 서서 조명에도, 반주에도 곱게 흔들린다. 아! 청순한 소리바람이여! 아름다운 심정 내부의 소릿결이여! 상상의 나래를 펴고 환상의 세계로 떠나는 꿈을 꾸며 듣는다.

여린 음색, 작은 떨림이 무게를 더하며 밀려오더니 청산을 흔드는 우렁찬 뇌성으로 변하고, 다시 메아리 공명으로 울려 퍼져 멀어진다. 바위섬을 때리는 풍파의 파돗소리더니, 고요한 정적, 파도의 끝자락이 모래톱에서 잦아지는 여운을 남긴다. 세심(洗心)의 경지로 인도하는 법수청산의 물소리가 분명하다. 마음 속 때를 씻어 청정 세계로 인도하는 법수의 흐름이 저러하리라.

오감을 열어젖히고 가슴에 안기는 화음 공명이 파도로 달려와 감성을 흔들어 댄다. 그것이 남성합창의 기맥(氣脈)이요, 예술의 정명(淨命)인가보다. 울림으로 다가와 울림으로 가슴에 머무는 비단결 같은 미성(美聲)이 구세주를 친견하고 내려 받는 복음이 아닐는지. 심신에 낀 때를 씻어낸 듯 후련하다.

음악은 감성을 지배하는 군주요, 삶을 사랑하는 연인의 역할을 동시에 하나보다. 따뜻한 연정 같은 생활 속에서 동행하는 심정의 보배가 음악이 아니던가. 희비애락의 감성을 정화시키고 씻어내는 법수(法水)가 분명하다. 합창을 들으니 생기가 솟는다. 기맥의 충전이요, 열기의 돋움이다. 용맹을 떨치도록 정열을 전도한다. 섬세하고 우렁찬 화음의 조화가 가물던 대지에 단비를 뿌리는 듯, 어두운 세상사에 지쳐있는 의욕을 일깨워준다. 경쟁하는 일터로 달려가는 꿈을 꾸며, 군중의 일원인 자기 존재를 확인 시킨다. 용기를 쥐어주는 친구의 역할이다. 에너지를 충전하는 재산 상속이요, 감흥의 이전이며, 생활 속 정착하는 보배가 음악이 아니던가.

감성의 떨림으로 전해오는 혼성합창에 매료되더니, 나이 들어 늙어가면서 깊은 울림이 있는 남성합창에 빠지게 되었다. 감성도 식성도 많이 변했나보다. 음악을 생활화 하면 인생의 환희는 스스로 내 것이 되리. 그것이 마음을 씻는 법수청산이 아니던가.

합창단은 화음 선정(禪定)의 세상을 노래로 만들어간다. 부분이 전체가 되고, 전체가 부분으로 흡수되어 아름다운 평화의 세계를 만들어간다. 화음의 소리가 전율로 다가와 마음을 흔들더니, 와락 가슴에 안기어 열정을 쏟아낸다. 너와나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되는 합창의 울립이다. 합창울림은 세상을 정화하는 법수의 물결이다. 생각에 생각을 더하며 청음 경전에 심취해 있는데, 박수 열광으로 꿈에서 깬다. 가슴에 열기를 느끼며 청향 만리(萬里), 낙원을 꿈꾸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와 환호에 동참한다. 법수 청산이 여기에 있다고…….

이재부 수필가



-한국문인 등단

-푸른솔문인회, 청주문인협회, 한국문인협회, 우리시회 회원

-저서: 수필집 '백팔번뇌', '강으로 지는 노을', '부부백경', '사랑하는 사람아', 시집 '사랑빛 방황의 노래', '바람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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