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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AI에 김영란법 '서글픈 설 대목'

시행 후 직접 영향 받는 첫 명절
선물 규제로 고가 한우 대신
건어물·가공식품 선호 분위기
'대목 타는' 전통시장도 신음

  • 웹출고시간2017.01.16 22:05:33
  • 최종수정2017.01.16 22:05:33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시행 이후 첫 명절인 설을 앞둔 16일 농협충북유통 명절선물 판매장이 선물을 준비하려는 고객들로 북적였던 예년과 달리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춥다. 배고프다. 그래서 서글프다.'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열흘 앞둔 사회적 분위기를 요약한 말이다. 한 해를 시작하는 설은 그 어느 때보다 희망차고 유복해야 하나 적어도 올해만큼은 그렇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상인들의 짐이 무겁다. 매년 이맘때를 강타하는 한파와 AI(조류인플루엔자) 여파는 둘째 치고, 올해는 또 다른 악재가 겹쳤다. 바로 지난해 9월28일부터 시행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충격파다. 지난해 추석 명절은 김영란법 시행 직전이어서 법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명절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까지는 설 명절이 열흘가량 남아 정확히 진단하기 어려우나 선물의 양과 질, 모두 예년만 못하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고가의 한우 선물세트 대신 김, 멸치 같은 저가의 건어물과 통조림, 햄 등의 가공식품이 선호되는 분위기다.

과일 쪽에선 값 비싼 하우스 배·사과 보다 수입산 열대과일이 인기를 끄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백화점 충청점 관계자는 "이제 설 선물세트가 팔리기 시작해 정확한 집계는 어려우나 예전 보다 저가의 상품을 찾는 모습들이 종종 눈에 띈다"면서 "어떤 유형으로든 김영란법의 영향이 나타나긴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농협충북유통에선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3%나 오르는 기현상도 연출됐다. 한파와 AI, 김영란법, 물가 인상이란 '4중고'를 동시에 맞았음에도 매출이 신장한 것이다.

결정적 원인은 '사전 예약'에 있었다. 사전 예약을 하면 선물세트를 최대 30% 할인해주는데,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기 위해 고가의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이 방법을 다수의 고객들이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충북유통 관계자는 "지난해 보단 사전 예약으로 명절 선물을 주문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며 "가격 할인의 영향의 큰 것 같다"고 했다.

서민 경제의 최후 보루인 전통시장은 상대적으로 대형 유통매장 보단 김영란법 여파에서 벗어나 있다는 평이다. 가장 직접적 영향을 주는 선물세트를 주된 상품으로 판매하지 않는데다 설 성수식품은 아직 대목시기가 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래도 매출이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김영란법의 사슬이 마냥 반가울 리는 없다는 게 상인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명훈 충북상인연합회장은 "설 단대목(3~4일 전)을 앞둔 지금은 이른바 '대목을 탄다'고 해 가장 장사가 되지 않는 시기"라며 "한파와 AI 여파, 물가 인상, 김영란법 등이 모두 겹쳐 가장 추운 겨울을 나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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