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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원 투자유치 장밋빛… 7개월만에 '잿빛'

MOU 함정에 빠진 대한민국 - ②충북 이란 투자·MRO
일각 우려에도 "기다려달라" 되풀이…결국 실패
청주 MRO 무산 놓고도 원죄론 소모전 부작용만
투자유치 10곳 중 1곳 중단…SK 하이닉스는 위안

  • 웹출고시간2016.12.26 21:35:09
  • 최종수정2016.12.27 10:30:50

지난 5월 14~20일 4박 7일 일정으로 이란과 터키를 방문한 이시종(왼쪽 두번째) 지사가 이란 정부 부통령과 오송 전통의약연구소 설립을 위한 투자협정(MOA)을 체결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MOA는 꼭 7개월 뒤인 26일 최종 무산됐다.

ⓒ 충북일보 DB
[충북일보] 충북도의 역점 사업이 끝내 물거품이 됐다. 청주공항 MRO 사업과 이란의 2조원 자본을 통한 오송 투자 사업이다.

도는 해당 사업을 추진하면서 기업과 체결한 MOU를 토대로 어마어마한 경제효과가 전망된다고 자화자찬했다. 일각의 우려가 줄곧 제기된 상황에서도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결국 MOU는 휴지조각이 됐다.

청주 SK하이닉스 투자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대어(大魚) 놓친 충북도, MRO·이란 투자 무산

충북도는 MRO사업을 6대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꼽고, 갖은 공을 들였다.

지난 2009년 당시 정우택 전 지사 시절부터 시작된 MRO사업은 당초 '시범단지' 형태로 추진됐다. 민선5기 이시종 지사 체제로 전환돼서도 MRO사업은 이어졌다.

하지만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청주공항 민영화 논란을 비롯해 안팎의 정치적 논리가 작용한 게 발목을 잡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MRO를 추진하면서 맺었던 MOU는 파기되기 일쑤였다. 철석같이 믿었던 파트너 기업은 손을 놔버렸다.

이 과정에서 MRO 실패에 따른 원죄론을 놓고 소모적 논쟁이 벌어지는 등 각종 부작용만 쏟아졌다. 향후 대응책 마련에 역량이 집중돼야 할 상황인데도, 논점은 흐려져 버렸다.

이란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도는 지난해 4월 이란 업체와 2조원 가량의 MOU를 체결했다. 바이오 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오송에 신약 개발 연구소와 생산시설 등을 설치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당시 도는 중앙정부의 외교력이 아닌 지방정부가 주도해 일궈낸 이례적인 성과라고 자평하며 상당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했다.

이런 기대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란의 투자 의지만을 피력하던 도는 불과 1년 8개월만에 이란 자본의 오송 투자를 포기하기에 이른다.

무분별한 치적 홍보 탓에 도정의 신뢰도는 걷잡을 수 없이 떨어졌다.

◇민선5·6기 투자유치 기업 10곳 중 1곳 투자 중단

민선5기 충북도는 모두 293개 국내 업체와 MOU를 체결했다. 투자예정액만 14조7천642억 원에 달한다. 고용창출 인원은 4만6천977명이다.

계획대로라면 실로 엄청난 경제효과지만,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MOU체결 업체 가운데 47개(16%)가 사업부도나 입주포기 등을 이유로 투자를 중단했다.

민선6기 들어서는 그나마 투자 중단 업체가 크게 줄었다.

지난 2014년 7월부터 올해 10월 말까지 국내 MOU 체결 기업은 335개다. 투자 예정액은 25조8천642억 원, 고용 예정 인원은 3만5천549명이다.

현재까지 추진 상황을 살펴보면 모두 13곳(3.9%)이 투자를 포기하거나 공사를 중단했고, 나머지 322개 업체가 가동·공사 중이거나 입주를 준비하고 있다.

도가 제시한 민선6기 투자유치 실적 가운데 2천755억 원이 '공수표'로 돌아간 셈이다.

민선5·6기를 종합하면 모두 628개 업체가 도와 MOU를 체결, 투자 의사를 전달했으나 이 가운데 60곳(9.6%)이 도중에 투자를 포기했다.

◇청주 SK하이닉스 투자 현실화되지만…

SK하이닉스는 2조2천억 원을 투입해 청주에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

지난해 8월 경기도 이천공장 M14 준공식에서 선언한 중장기 투자계획의 일환이다.

당시 SK하이닉스는 총 46조원을 투입해 이천과 청주에 M14를 포함한 총 3개 반도체 공장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에 청주시는 청주에 투자되는 금액만 15조5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청주테크노폴리스 내 생산시설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10년간 48조 원의 생산 유발효과와 11만 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역시 MOU를 토대로 한 계산이다. 다행스럽게도 이 같은 기대는 점차 현실화돼가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 환경에 따라 투자 계획은 언제든지 변동될 여지를 남긴다.

단정적으로 경제효과를 전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이번 투자를 계기로 10년 동안 나타난 생산·고용유발 효과를 분석할 시스템도 사실상 없다.

검증이 불가능한 체계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앞으로도 일단 내질러보는 식의 '핑크빛 전망'만이 봇물처럼 쏟아질 공산이 크다는 게 가장 큰 맹점이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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