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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숭숭한 대한민국 얼어붙은 연말

경기침체·국정농단·AI 영향
성탄절 앞둔 청주 성안길 썰렁
성금·상점 매출감소 '대목 특수 옛말'

  • 웹출고시간2016.12.22 22:10:26
  • 최종수정2016.12.22 22:10:26

비가 내린 22일 오후 2시께 청주 성안길은 크리스마스를 사흘 앞두고 다소 썰렁한 분위기다. 움츠린 시민들이 구세군 자선냄비도 스치듯 지나가고 있다.

ⓒ 박태성기자
[충북일보] 연말 분위기가 영 나질 않는다.

이맘때쯤이면 각종 모임 등 으레 들뜬 분위기가 연출되지만 지역사회는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분위기다.

그럴 만도 한게 장기적인 경기 침제에 까도까도 끝이 없는 국정농단 사태, 조류인플루엔자 AI 확산까지 겹치면서 흥이 날 만한 일이 없다.

22일 오후 2시께 찾은 청주 성안길은 크리스마스가 코앞이지만 다소 썰렁한 분위기였다. 몇몇 업체에서 틀어놓은 캐럴과 외부 장식품이 그나마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냈다.

대학생 이모(27)씨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돼 아무래도 뒤숭숭하다"며 "예년처럼 즐거운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썰렁한 분위기에 온정의 손길도 예전만 못하다. 겨울마다 등장하는 빨간색 구세군 자선냄비를 찾는 시민들의 발길도 줄었다고 했다.

구세군 관계자는 "매년 겨울 거리에서 모금활동을 벌이는데 해가 갈수록 상황이 좋지 않다"며 "올해 상황만 보더라도 지난해보다 모금이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상인들 반응도 마찬가지다. 크리스마스 특별상품 등이 판매가 예전만 못하다고 입을 모았다.

복수의 상인은 "크리스마스도 일 년에 몇 번 없는 대목 중 하나여서 관련 상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며 "하지만 매장을 찾는 손님은 평소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는 거리뿐만이 아니다.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로 송년회 등 크고 작은 각종 모임과 술자리가 계속되기 마련인데 이마저도 움추려든 분위기다.

언제부턴가 시작된 자리 간소화 등의 음주문화가 일시적인 분위기를 넘어 고착화된 모양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음식점과 유흥업소 등 외식업계 '연말 특수'를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다.

회사원 한모(31)씨는 "송년회에 가면 한 해를 정리하는 이야기를 나누고 해야하는 데 요즘엔 온통 최순실 이야기와 청문회 이야기뿐"이라며 "회사 회식이나 지인 모임 등 술자리가 지난해에 비해 많이 줄었는데 그나마 있는 자리마저도 우중충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택시기사 방모(57)씨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택시 손님이 계속 줄어든다"며 "요즘은 주말 유흥가에 나가도 새벽 1시만 넘어가면 손님 태우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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