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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12.08 19:44:04
  • 최종수정2016.12.08 19:44:04
맞아! 소설속의 장면이야.

월악산을 바라보며 주석(酒席)을 즐기던 자리에서 사슴 같이 청아한 눈빛과 순박한 행동을 보면서 아름다운 장면을 떠올렸다. 나다니엘 호손이 쓴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올 정도로 유명한 소설 '큰 바위 얼굴'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어니스트를 생각했다. 큰 바위의 얼굴과 똑같은 사람이 나타날 것이라고 믿는 천진한 어니스트의 얼굴이 저 청년과 닮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기암절벽의 아름다운 월악산경(月岳山景)을 바라보며 명산의 정기를 받아 어네스트 같은 품성이 길러지지 않았을까. 청년의 환한 행동에 동화된 나도 호손이 된 심정으로 월악산이 키우는 순박한 자연인을 떠올리며 그의 인상을 글 속에 담고 싶었다. 아름다운 삶을 꿈꾸는 소설의 주인공 같은 천진한 청년의 정겨운 모습들을….

월악산을 다녀와서 산과 청년을 배경으로 글 몇 편 썼다. 청년은 어느새 내 가슴에 친구로 자리 잡는다. 삶의 길에 서로 도우며 사는 친구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가선다. 적막한 산속에 들꽃같이 아름다운 젊은 친구를 사귄 것은 산행의 횡재이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마음을 가지고 싶었다.

하산하여 집에 도착하자 바로 쓴 글이 '월악산(月岳山) 월악가든'이다.월악산이 아름답고, 월악산 정경을 정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그의 사업장과 활동하는 그 정경이 눈에 선하여 마음 가는대로 쓴 글이다.

둥근 감자전 안주로 놓고/ 잔 가득 술을 채우면/ 달도 산도 술잔에 드는 집(家)// 풍류를 즐기는 사람이면/ 월악산정을 가슴에 안고/ 음풍농월을 즐기는 옥(屋)// 평상에 앉아 영봉을 바라보며/ 동동주 그득 따라 한 잔 들면/ 산경 달빛에 취하는 당(堂)// 산새소리 같은 주인 몸놀림에/ 전설을 말하는 미륵불상도/ 슬며시 넘겨다보는 궁(宮)// 집(家)이요, 옥(屋)이고/ 당(堂)며 궁(宮)인,/ 산중 명소가「월악가든」이다// 정을 나누며/ 쉬어 가는/ 나그네의 별궁이다.

마음에 그리는 월악산 달빛이 그립다. 월악산에 뜨는 보름달 같은 청년에게 전화를 했다. 그와의 통화 장면을 글에 담아 「달빛 통신」이란 글을 쓰면서 환한 그의 얼굴을 떠올린다.

환한 달빛 정감이/ 그리움을 부르는 밤/ "월악산에 달떴소·" 물으면/ 산울림 같은 전화 답변// "월악산의 달을 보내오니,/ 창을 열고 받으세요."/ 사랑의 음색 달빛 전문/ 가슴에 실려와 더 곱다// 고운 마음에 싸서 보내는/ 월악진경(月岳珍景) 월악산의 달/ '왜 달만 보냈을까·'// '산은 와서 보라'는 숨긴 말/ 환한 달빛, 그의 얼굴이/ 고운 미소로 전해지고 있다.

달빛 같이 환한 사랑의 언어로 연서 같은 글을 쓰고 싶었다. 서로 사랑하고, 위로하며 정겹게 사는 세상을 글 속에 그리고 싶다. 연서의 밀어(蜜語) 같은 언어를 시상(詩想)에 담고 싶다. 그러나 의욕과 마음뿐이지 잃어버린 청춘, 늙는 마음에 온기가 사라져 졸문이 되고 만다. 자연의 순리를 어찌하리. '살아있을 때 사랑하라.' '사랑하면서 살아가리.' 연문(戀文)의 편지를 누구에게 보낼까.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자연경(自然經)의 경문(經文)을 함께 듣고 싶은 사람이 어딘가에는 있으리. 마음 섞기가 힘든 세상이지만 사랑의 마음을 따르는 것은 인지상정이 아닐는지.

프랑스 계몽기의 사상가이며, 작가이고, 프랑스혁명의 예언자 역할을 했던 룻소의 명언을 생각한다.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가슴 속에 그리며 달빛 가득한 월악산을 떠올린다. 산정(山情)을 닮아가는 소설 속의 주인공 같은 청년을 안아보는 꿈을 꾼다. 그에게 이 글을 보내면 마음에 품어줄까….

이재부 수필가

이재부

-'한국문인' 등단.

-푸른솔문인회, 청주문협, 한국문협, 우리시회 회원

-저서 : 수필집 '백팔번뇌'·'강으로 지는 노을'·'부부백경'·'사랑하는 사람아', 시집 '사랑빛 방황의 노래'·'바람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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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