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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게 아닌 사물에서 별(別) 것을 보다

15일까지 동부창고서 고정원 'Homage of the system'
내달 3일까지 신미술관서 김종구 '사이렌 산수'展

  • 웹출고시간2016.11.06 18:02:49
  • 최종수정2016.11.06 18:02:49

김종구 작가.

[충북일보] 조각을 깎아내고 남겨진 쇳가루와 교체되고 버려지는 LED 간판. 그들의 작업은 버려진 사물에 대한 연민에서 시작됐다. 두 작가의 교집합이 이뤄지는 지점이다. 오는 12월3일까지 신미술관에서 열리는 김종구 작가의 '사이렌 산수'展과 15일까지 동부창고 34동 갤러리에서 열리는 고정원 작가의 '시스템에 대한 경의(Homage of the system)'展을 소개한다.

◇김종구 '사이렌 산수'展

김종구는 해외 전시를 위해 배를 통해 운송 중이던 '쇳조각'을 도둑 맞은 뒤 스스로를 '조각가'에서 '전 조각가'로 명명하고, 쇳가루를 조각의 흔적과 근원으로 재사유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일반적인 조각이 형태를 가진 조형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김 작가의 조각은 커다란 쇳덩어리를 가루로 깎아내 완전히 형태를 없애버리는 데서 시작된다.

쇳가루를 먹물 삼고, 전시장 바닥을 종이 삼아 글을 썼다. 그리고 그 단면을 실시간 영상으로 벽에 투사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을 이어왔다. 김 작가의 이러한 작업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비조각적 조각'이라는 새로운 미술론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현 시대의 사건들을 작업에 투영한 신작들을 선보인다.

그는 작가노트를 통해 "오랜 시간 동안 통쇠를 깎아 만든 '형태' 대신 노동의 또 다른 결과인 '쇳가루'가 자리잡았다. 작업실 바닥의 쇳가루를 쓸어 모으고, 몇 날을 자석을 이용해 순수한 쇳가루를 골라냈다. 형태를 잃은 나와 쇳가루의 정서적 교감을 글로 표현했다. 수직으로 상승하는 모양의 단단한 통쇠는 가루가 돼 수평의 바닥에 글씨로 쓰여졌다. 이로 인해 수직의 익숙함을 내려놓고 비로소 수평의 눈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의 '사이렌 산수' 개인전은 오는 12월3일까지 신미술관 1층·3층 전시실에 마련된다. 회화·설치 등 10여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 전시 포토존 행사인 'I am here', 연계 체험 '울퉁불퉁 미술관'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고정원 개인전 'Homage of the system'

고정원 개인전 'Homage of the system' 전시 모습.

고정원 작가는 교체돼 버려지는 LED간판에서 착안한 작업을 해왔다.

고 작가는 "버려진 사물에 대한 연민이 점차 오래돼 기능을 상실한 간판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며 "오래된 간판과 새롭게 제작한 간판을 무료로 교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그의 작업 방식은 거대 자본주의 구조에 대한 소극적인 저항이며, 작가 자신의 마음에 대한 위안이었다.

"버려지는 LED간판을 보면서 어쩌면 이것이 현대사회의 찌꺼기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아직 사용될 수 있는 물건임에도 쓸모없어졌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건 자본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폐해의 일부분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죠."

고 작가는 그동안 '쓸모없는 것들의 쓰임'이라는 주제로 여러 차례 전시를 열어 왔다. 상권이 낙후된 지역의 오래된 간판을 무료로 교체해주는 프로젝트를 통해 버려진 사물에 대한 가치를 다시금 곱씹게 한 것이다.

그는 간판 작업의 연장선인 이번 전시에서 폐간판을 활용해 광고 이미지의 폐해와 그 뒤에 숨겨진 사회구조를 이야기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참여형 전시로, 관람객이 전시장 중앙에 마련된 원 안에 들어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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