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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부부의 여행길, 화폭에 담다

김태헌 작가, 오는 16일까지 스페이스몸미술관서
'연주야, 출근하지 마' 개인전… 아트북 출간도

  • 웹출고시간2016.10.31 11:05:47
  • 최종수정2016.10.31 11:05:47
[충북일보] "연주야, 출근하지 마."

김태헌 작가가 오는 16일까지 청주 스페이스몸미술관 2전시장에서 개인전 '연주야, 출근하지 마'를 연다. '연주'는 김 작가의 부인 이름이다.

김태헌 작가의 아트북 '연주야, 출근하지 마'.

"10여년 전이었어요. 연주는 한 직장을 15년간 꾸준히 다녔어요. 직장생활을 많이 힘들어 하더군요. 그래서 그동안 열심히 일한 연주에게 이제 같이 '놀자'고 했지요. 연주에게 사표를 내고 함께 배낭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한 것이죠. 하지만 연주는 차일피일 미루더니 직장생활 22년차가 되던 해 저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결국 사표를 내고 저와 함께 배낭여행을 떠났지요."

김 작가는 부인이 시계추처럼 다닌 직장이 '삼류소설' 같다고 생각해서 부인에게 직장을 그만두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수입이 일정치 않은 아티스트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부인에게 직장을 그만두라고 제안했고, 부인은 7년간 고민하다가 결국 남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오는 16일까지 청주 스페이스몸미술관 2전시장에서 열리는 김태헌 개인전 '연주야, 출근하지 마'.

"제가 연주에게 회사를 그만두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던 이유는 간단합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멈춰서버린 듯한 그녀의 인생 때문이죠. 그렇게 살다간 노후에 연금생활자의 삶이 될 것 같아서 저는 연주가 자신을 찾아 인생의 주인공이 되길 바랐고, 그러기 위해선 자신만의 절대적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이들 부부는 배낭여행을 통해 안 가본 곳을 다니면서 인생이라는 지도에 새로운 길을 내는 계기를 마련했다.

완벽한 백수가 된 김 작가와 부인은 105일간 동남아지역을 하루하루 롤러코스터 타듯 여행했다. 베트남, 미얀마, 태국, 라오스,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6개국을 석 달 반에 여행한 셈이다. 김 작가는 화가답게 각 나라를 컬러로 명명했다. 베트남은 빨강, 미얀마는 연두, 태국은 노랑, 라오스는 파랑, 말레이시아는 하양 그리고 캄보디아를 검정으로 표현했다.

이번 개인전에는 김 작가가 당시 여행하면서 작업한 화첩과 드로잉북, 각종 평면에 그린 여행그림들과 여행지에서 구입한 오브제들을 선보인다.

김 작가의 '여행화(旅行畵)'에는 독특한 시각으로 그려진 삶의 지혜가 담겨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류병학 독립큐레이터는 "이번 개인전은 김 작가가 15년 전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에서 열려 주목받았던 '화난중일기(畵亂中日記)'의 해외편으로 볼 수 있다. 15년 전 그는 충무공 이순신의 '난중일기(亂中日記)' 형식에 그림을 접목시켜 그가 바라본 국내 사회와 경제·정치·문화를 다뤘다면, 이번 개인전은 동남아 6개국을 돌면서 그가 바라본 동남아 사회와 경제·정치·문화를 그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이번 개인전과 함께 아트북을 펴냈다.

울퉁불퉁한 배낭 여행길을 쓰고 그린 그의 작품들은 일종의 '소요화(逍遙畵)'다.

'장자(莊子)'에 등장하는 '소요(逍遙)'는 아무 거리낌 없이 자유롭게 거닌다는 뜻이다. '소요'에는 목적지가 없다.

김 작가의 아트북 '연주야, 출근하지 마'에는 그림뿐만 아니라 여행일기도 수록돼 있다. 그림을 보고 여행일기를 읽으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만날 수 있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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