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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6인의 '거울'에 관한 고찰

스페이스몸미술관, 오는 21일까지 미술관 전관서
판타지 어드벤처 기획전 '거울아 거울아' 개최
감성원·표영실·허보리 작가 등 작품 40여점 전시

  • 웹출고시간2016.10.09 15:18:55
  • 최종수정2016.10.09 19:47:59
[충북일보] 전 세계 스크린을 장악한 타셈 싱(Tarsem Singh) 감독의 영화 '백설공주'의 원제는 '거울아 거울아(Mirror Mirror)'다. 이 영화는 동화의 이야기를 그대로 따르지 않았다. 타셈 싱 감독은 계모 왕비를 미모 가꾸기와 쇼핑 중독에 빠진 왕비로, 왕자의 키스만을 기다리던 수동적인 공주는 당찬 공주로, 백마 탄 왕자는 돈 많고 몸매 가꾸기에 빠진 허당 매력남으로, 탄광에서 일하던 일곱 난쟁이들은 행운을 주는 도적떼로 변신시켰다.

스페이스몸미술관은 타셈 싱 감독의 '거울아 거울아'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여전히 외모지상주의를 신봉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다. 이에 또 다른 판타지 어드벤처를 기획했다. 스페이스몸미술관은 오는 21일까지 미술관 전관에서 기획전 '거울아 거울아'을 선보인다.

"동화나 영화 '백설공주'는 문제의 발단이 되는 '거울'에 대해서는 깊은 고찰을 하지 않았습니다. 거울은 일상에서 편리한 도구이자 가구의 기능을 하는 생활 오브제이지만 윤리·철학·사회·심리·예술적으로도 다양한 상징성을 내포합니다. 현실의 사물이면서 이토록 판타지를 함축한 사물이 또 있을까요?"

기획전 '거울아 거울아'를 기획한 류병학 독립큐레이터의 설명이다.

이번 기획전은 거울의 다양한 상징성을 드러내기 위해 6명의 아티스트를 캐스팅했다. 이들은 회화, 조각, 오브제, 사진 등 거울에 대해 고찰한 4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감성원, Untitled, 232.5×180cm, fused&enameled float glass, 2016.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를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작가 감성원은 해석을 요구하고 상징을 내포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현대미술에 의구심을 품었다. 사람들과 쉽고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는 소재를 고민하다 스테인드글라스에 심취하게 됐다. 그는 흔히 종교의 영역으로 인식됐던 스테인드글라스 역시 확고히 회화의 영역이라고 말한다. 유리가 캔버스를 대체하고 빛이 물감처럼 색을 발휘해서다. 그리고 그 속에는 우리네 삶의 모호함이 스며있다고 설명한다. '우리를 닮아 달콤한 허언(虛言)의 세계'라고 명명한 감 작가의 공간에선 유리와 빛이 조율하는 또 다른 공간을 만날 수 있다.

고석민 'The Square00', 95.3cmx132.4cm, archival pigment print, 2011.

고석민 작가는 바다와 강물, 숲 등의 자연과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공연장 등 인공적인 장소에 거대한 거울을 배치하고 그 장면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에서도 파도가 밀려오는 해안에 거울이 놓았다. 거울은 풍경에 교묘하게 녹아들어 얼핏 알아차리기 쉽지 않지만 거울의 존재를 확인하는 순간 관객은 숨바꼭질에 빠져들고 만다. '또 하나의 공간'을 이루는 것, 혹은 '다른 차원을 열어준'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작가 내면의 반영이기도 하다.

정보영 'Blue hour', 91x72.7cm, oil on canvas, 2016.

이번 기획전에서는 정보영 작가의 신작 '블루아워(Blue hour)'도 만나볼 수 있다. 일출 전인지 아니면 일몰 후인지 잘 분간이 가지 않는 미묘한 순간을 그린 풍경화다.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푸르스름한 빛을 띠며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풍경을 세심하게 바라보면 낯익은 풍경은 낯선 풍경으로 바뀌어 보인다. 정 작가는 작품에 텅 빔을 담아냈다.

정정엽 '마요(김혜순의 '죽음의 자서전')', 40x21.8cm, 거울 위에 아크릴, 2016.

여성의 삶과 생명의 문제를 끈질기게 다뤄온 정정엽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7개의 에피소드를 선보인다. 오래된 거울 위에 10대의 불안과 20대의 열정을 거쳐 점점 죽음에 다가가는 70대까지의 세월을 담았다. 일곱 개의 에피소드를 자화상에 비유하면, 그속에서 삶과 죽음의 거울을 반추해 볼 수 있다.

표영실 '없는얼굴', 145x112cm, oil on canvas, 2015.

표영실 작가의 그림들은 모호하다. 로맨틱하면서 동시에 우울한 느낌이 들어서다. 그는 얇은 붓질을 여러 번 쌓아 올려 마치 보듬고 쓰다듬듯 감정을 그려낸다. 시각적 눈으로 볼 수 없는 감정을 상상케 하도록 마치 신비한 암호를 표현했다.

허보리 '채끝살 바느질 드로잉', 33x50cm, 붉은넥타이에 자수, 2016.

허보리 작가는 '채끝살 바느질 드로잉'은 그림의 떡이다. 그의 거울에 비친 붉은 고기 덩어리는 인간의 본래 모습이다. 그는 오늘날 인간들이 '고기'를 얻기 위해 일터로 나간다는 점에서 원시인의 사냥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그리고 고기 덩어리를 인간의 감정을 빗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의 거울은 '풍자-거울'로도 볼 수 있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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