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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무주

객원 논설위원

설악산에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면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청주문인협회는 지난달 강원도 인제를 찾아 가을맞이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문우 뿐 아니라 문학을 사랑하는 시민들도 자리를 함께한 뜻깊은 자리였다. 코스모스가 피고 가을걷이가 한창인 인제는 벌써 가을이 선뜻 다가선 느낌이었다.

이번 문학기행의 첫 방문지는 만해 한용운 기념관이 있는 백담사였다. 청주문협이 이곳을 첫 방문지로 선택한 것은 백담사를 구경하기 위한 것 보다 '만해 기념관'을 둘러보기 위한 것이었다. 아담하게 꾸며진 만해 기념관은 그의 대표작 '님의 침묵'처럼 화려하지 않고 소박한 문학관이었다. 한용운 선생은 시인이기에 앞서 독립 운동가로, 또 불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백담사 내에 그의 기념관이 들어선 것도 그가 수행을 위해 오랫동안 백담사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문학기행의 두번째 행선지는 '한국시집 박물관'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시집 문학관이어서 눈길을 끌었으며 특히 국민 애송시 10편이 전시돼 있는데 충북 출신으로 정지용 시인의 향수,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 당신이 있어 반가웠다. 이외 김소월의 진달래꽃, 윤동주의 서시, 김춘수의 꽃, 윤동주의 별을 헤는 밤, 천상병의 귀천 등이 있었다. 인제군의 지원으로 설립됐고 또 인제군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한국시집 박물관은 소나무 숲 속에 서정시 처럼 자리잡아 문인 뿐 아니라 일반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 오고 있다.

이어 방문한 곳은 '박인환 문학관'이었다. 산촌민속 박물관과 함께 있는 박인환 문학관은 그가 즐겨 찾던 다방과 술집 등을 연출하여 그의 생애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박인환 시인은 1926년 태어나 30세에 요절했다. 1976년 3월 고인의 유족들이 '목마와 숙녀'라는 시집을 출간했으며 이로써 그의 이름이 한국 문단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박인환의 대표작 목마와 숙녀는 가수 박인희의 포크송으로도 유명하다. 젊은 나이에 요절했지만 한 잔의 술을 마시고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 멋쟁이 시인이었다. 청주문협의 이번 문학기행은 만해 기념관, 한국시집 박물관, 박인환 문학관을 둘러보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물론 백담사와 산촌민속 박물관도 덩달아 보기는 했지만 3곳의 문학관을 찾은 것이 가장 의미있는 여행이었다.

세 곳의 문학관은 모두 강원도 인제군에 소재한다. 인구 3만의 소도시 인제에 무려 세 곳의 문학관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 '직지'의 고장이며, 자칭 '문화의 도시'라는 청주에 문학관이 있던가.· 부끄럽게도 단 한 곳의 문학관도 없다. 청주의 인구는 83만 여명이다. 3만 소도시 인제군에는 3개의 문학관이 있는데, 그보다 인구가 27배나 많은 청주에는 문학관이 하나 없다. 그러면 청주 출신 문인이 없는가. 도종환, 김수현 등이 아직도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문인들이며 고인으로는 신동문 시인도 있다.

신 시인은 문의 출신으로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후 개성적인 시로 유명하다. 4년 전 부터 '딩하돌하 문예원'이 신동문 문학제를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도 지난달 30일 청주예술의전당에서 문학제를 개최했다. 이처럼 청주 출신의 문학인들이 많은데도 문학관 하나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살아 있는 문인보다 작고한 문인의 문학관을 세우는데 청주시가 관심 갖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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