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6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6.09.08 14:05:20
  • 최종수정2016.09.08 18:42:13

김홍성

충북인재양성재단 사무국장

요즘 돌아가는 세상을 보노라면 머릿속이 여간 혼란스러운 게 아니다. 마치 꿈을 꾸고 있는 듯 기존의 상식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껏 배워온 도덕적 기준이 무색하게 얼굴 뻔뻔한 이들이 활개를 치고 다니면서 그 혼란스러움을 부채질한다. 여기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큰 것은 이런 일들의 주인공이 소위 나라를 주무른다는 집권층이나 권력자들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이다. 아는 것처럼 청와대에 있는 어떤 수석이나 청문회에 나온 장관 후보자들, 그리고 얼마 전 임명된 경찰청장의 얼토당토않은 과거 행적을 보면서 다시금 느끼게 되는 참담한 현실이다. 그런 한편, 이런 일이 하도 잦아 오히려 내가 잘못된 건 아닌지 반문하는 경우도 있으니 세상 참 별꼴이 따로 없다.

그렇잖아도 과문하기 짝이 없는 사람인데 거기에 더해 내가 엉터리 공부를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름 하여 베이비부머에 속하는 우리 또래들은 대부분 엇비슷한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학교생활 역시 그러하였다. 당시 기억으로 인구밀도가 세계 3위니 4위니 하면서 동네는 물론 학교 교실마다 아이들로 빼곡하게 들어차 유례없는 산아제한 정책이 시행된 것도 바로 이 무렵부터였다. 사회적 환경이 그러했기에 사람이 우선이기보다는 빨리빨리 일해서 가난을 이겨내고 좀 더 잘 살아보는 것, 여기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교육 역시 그걸 뒷받침하기 위한 도구로서 아이들은 훈육되었고 앵무새처럼 외우고 맞추면서 정형화된 환경에 적응해야 했다.

그런 와중에도 뛰어난(?) 이들은 스스로 길을 찾아 본인이 꿈꾸는 목표를 향해 나아갔을 것이나 나와 같은 범부는 언제나 제자리였다. 그저 가진 인성에 바탕을 두고 주변과 어울려 살아가는 정도로 중간 어느 발치에서 바동거릴 뿐이었다. 모두가 1등이 될 수도, 모두가 최고가 될 수도 없는 일이었으니. 세월이 흘러 그렇게 성장한 우리는 또 다른 자리에 뿔뿔이 서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 엉터리 공부를 했다고 이제 와서 아쉬움을 곱씹는 이유는 무엇일까. 짐작들 하시겠지만 새삼스럽게 경쟁자를 따돌리고 앞서 나가지 못 한 것을 후회해서가 아니다. 서로 공존하면서 삶의 이치를 터득토록 하는 교육은 정녕 불가능했을까 라는 의문이 작금의 상황과 맞물려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기 때문이다.

이런 혼란과 관련하여 독자 제현과 나누고 싶은 생각이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사회가 키울 미래의 인재상(人才像)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서이다. 며칠 전 충북도교육청에서 열린 '대한민국 인재상(像)' 지역심사위원회에 참여한 바가 있는데 위원 간에 함께 나눈 이야기도 이런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장차 대한민국을 이끌고 갈 인재는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력을 발휘하고 공동체 정신을 길러 그로부터 이룬 성취를 바탕으로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어야 한다는데 너나없이 동의하였다. 그런 면에서 정부가 청소년 세대에게 주는 최고 권위의 '대한민국 인재상'이 청소년들의 끼와 잠재력, 창의성, 공동체 기여도 등을 평가기준으로 삼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사회도 그러한 추세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교육계가 혁신학교, 대안학교 등의 이름으로 창의적 인재육성을 위한 플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기업 역시 창의성과 협동능력, 독해 추론 논증 등의 종합적 역량을 인재선발의 세부 지표로 삼는 곳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기업이야 이윤을 내기 위해 자기들이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다양한 방법으로 뽑아 쓴다고 하지만 문제는 우리 사회의 공적 시스템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험성적보다는 인성을, 개인보다는 공동체를, 드러난 간판보다는 그 사람의 내면을 중시하는 새로운 기준을 가지고 균형 잡힌 창의적 인재를 키우는 일에 모두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될 때 출세를 위한 야심으로 상식과 양심을 저버리는 사람들을 쏙쏙 골라내고 만인을 위해 진정 필요한 인재들이 방방곡곡 나타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초석을 다질 동량으로 자라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