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3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충북 고교배정방식 변경' 학부모들 반발…왜?

"수십 년간 쌓은 학교 교육력 무시…'강제평탄화' 작업"
남 14개 ·여 13개 고교 선택 지망 후 무작위 추첨
원치 않는 학교 배정 땐 버스 2~3번 갈아 타야
자사고·비평준학교 지원 등 인재 유출 우려도

  • 웹출고시간2016.09.06 20:06:25
  • 최종수정2016.09.08 17:28:50
[충북일보] 내년 청주 시내 19개 일반계고교 배정방식을 놓고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유는 청주시내 중학교 3학년들이 원하지 않는 학교에 배정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부터다.

충북도교육청이 중3 학생을 내신성적별로 19개 일반계고에 '균등배정'하는 내용의 '2017학년도 충북도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 발표는 3월28일, 기본계획이 공시된 것은 3월31일이다.

입시제도 개선은 성적 상위권 학생들이 2~3개 학교만 집중지망하는 '쏠림 현상'을 막고, 정시모집보다는 수시모집 비중이 커지는 대입제도에 탄력적으로 대처하겠다는 것이 도교육청의 주장이다.

오는 11월 입학전형을 두 달 앞둔 시점에서, 뒤늦게 부작용 가능성을 인식한 학부모단체 등이 목소리를 키우고 도의회가 관심을 쏟으면서 이 문제가 충북교육계 핫이슈로 등장했다.

가장먼저 올해 입시까지는 19개 고교 중 7개 학교를 지망했다. 자신이 지망하는 고교 2~3개를 먼저 선택하고 4~5곳은 주거지에서 가까운 곳을 선택했다.

변경된 입시제도는 남학생은 14개 고교를, 여학생은 13개 고교를 선택해 지망순서대로 적어내야 하고, 교육청은 컴퓨터를 이용한 무작위추첨으로 학교를 배정한다.

이를 두고 도교육청은 19개 학교중 13~14개 학교를 고를 수 있어 '임의배정률(교육청이 강제로 특정학교를 배정하는 비율)'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한다.

학부모들은 이를 두고 '궤변'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통계수치로만 보면 도교육청의 설명이 옳을 수도 있지만, 13~14지망까지 써내라고 강요한 것 자체가 임의배정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원하지 않는 학교에 배정되는 '실질 임의배정률'을 따진다면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것이라는 것을 도교육청은 부인하지 않는다. 올해 임의배정 학생은 67명이었는데 내년엔 300~400명, 그 이상이 될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또 도교육청은 학교간 교육력 격차 해소, 평준화지역 서열화 방지 등 초중등교육법에 명시된 규정을 이행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주장한다.

입학전형 변경계획의 적용을 받는 학교는 충북대부고(국립)와 공립으로 청주여고·흥덕고·산남고·금천고·상당고·봉명고·서원고·주성고·충북고·중앙여고, 사립으로 운호고·세광고·대성고·신흥고·일신여고·청석고·충북여고, 자율형공립고로 청주고가 있다. 옛 청원군 지역에 있는 학교는 제외됐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19개 고교의 서열은 오래 전에 굳어졌다. 청주시내 19개 고교 중 9개 고교는 선호, 8개 학교는 비선호학교로 분류된다.

청주고등학교가 독주체제를 구가하던 시절, 평준화제도를 도입(1979년)함으로써 '교육계급'을 타파한 점을 강조하면서 평준화 직전으로 회귀하는 현상을 이참에 손봐야 한다고 도교육청은 설명한다.

이에대해 학부모단체와 도의회는 "학교 구성원들이 수십년간 차곡차곡 쌓은 '학교별 교육력 자산'을 인정하지 않는 '강제평탄화' 작업"이라고 지적한다.

변경된 제도의 최대 핵심은 중학교 내신성적을 4개 군(群), 10%(최상위권)-40%(중상위권)-40%(하위권)-10%(최하위권)로 분류하고 나서 그룹별로 19개 고교에 평등하게 배분하는 것이다.

현재는 상위 10%(약 600여 명) 성적 우수자 그룹은 세광고·충북고·청주고·청석고·운호고 등을 우선 지망하는데, 내년부터는 19개 고교에 강제로 성적 우수자를 비슷한 수로 배정하고 나머지 90%도 똑같은 방식으로 골고루 배치하겠다는 것이 도교육청의 설명이다.

중3학생 5천864명을 성적 그룹별로 배분해 19개 학교의 출발점을 같게 하고, 내신관리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해주겠다는 게 교육청의 구상이다. 반면 원치 않는 고교에 들어가 시내버스를 2~3번씩 갈아타며 3년을 보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성적우수자들은 '탈(脫) 충북'을 고민 중이다.

청주시내 중학교 교장 A씨는 "성적상위 3% 안에 드는 일부 학생은 수도권, 충남 등지의 자사고를 지원하고 그게 여의치 않으면 청원고·교원대부고와 같은 청주시내 비평준화 지역 유명학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합격자의 거주지 분포와 일반계고 소재지 분포가 일치하지 않고, 일부 학교에 대한 편중지원이 여전할 것으로 보여 임의배정이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며 "평준화 제도를 유지하는 한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충북도의회를 방문한 청주시학부모연합회 회원들은 고교배정 변경계획이 불합리하다는 점을 설명한 후 의회 차원의 대응을 주문했다.

의회의 공식적인 태도는 "이미 공식발표한 제도라서 의회도 어찌할 도리는 없지만, 불합리한 점을 찾아내 개선할것으로 도교육청에 강력히 요구하고 시행과정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 학부모단체는 '일반고 성적균등배정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자녀들이 희생양이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김병학기자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이 기사 주변 소식 더 자세히 보기
현재위치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