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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다?…"할 수 없어 한국 떠납니다"

"비관 말라" 朴 대통령 당부…청년 용기 주기엔 역부족
정부 정책 말만 그럴싸할 뿐…SNS '한국 미래 없다' 만연
청주 김영조씨, 脫코리안드림…아들·노부모 남기고 베트남행

  • 웹출고시간2016.08.16 19:35:40
  • 최종수정2016.08.17 14:39:13
[충북일보] "할 수 있다."

한 젊은 청년이 브라질 리우올림픽에 출전해 기적을 만들어내기 전 중얼거렸던 말이다. 그리고 그의 투지는 전 국민에게 감동을 안겨줬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메시지를 지난 15일 열린 7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다시 상기시켰다.

'헬조선', '흙수저', 'N포세대'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 사회의 현실은 부정했다.

박 대통령은 "자기비하와 비관, 불신과 증오는 결코 변화와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없다"며 "이제 다시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이었던 도전과 진취, 긍정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할 수 있다"는 말을 수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우리사회 청년들이 받아들이는 체감은 미약해 보인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한국에 미래가 없다"는 극단적이고 냉소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는다.

김조영(가명·34·청주시 청원구 내덕동)씨 역시 가족과 친구들을 뒤로한 채 한국을 떠나기로 했다.

김씨에게는 아내와 6개월 남짓한 아들, 일흔이 넘은 부모님이 있다. 외아들인 김씨가 오롯이 돌봐 줘야할 가족이고, 그의 전부다.

그런 김씨는 한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있다.

그동안 청주지역 작은 영세업체에서 일한 김씨는 더 늦기 전에, 더 나은 미래를 찾아 베트남으로 떠난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한국을 떠나려고요. 두렵지만 내 가족, 내 아이의 미래와 행복을 위해서는 이 길이 최선인 것 같아요."

김씨는 유복한 가정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흙수저'는 아니었다. 내세울 정도는 아니지만 남들에게 떳떳하게 얘기할 수 있는 대학도 나왔다. 수 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차곡차곡 쌓은 인맥도 두터웠다.

그런 그가 우리사회에 내리는 평가는 냉혹했다.

"사회가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에게 주는 희망이 과연 있을까요? 올림픽 청년처럼 '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가지고 나가서 성공하려고요. 할 수 있겠죠?"

정부가 내놓는 일·가정 양립, 결혼·출산 정책은 말만 그럴싸할 뿐, 김씨에게는 먼 나라 얘기였다.

한때 직장 내 우수인재로 꼽혔던 김씨의 아내는 결혼 이후 찬밥 신세가 됐다. 특히 출산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뒤부터는 "네가 임신을 한 것부터가 회사를 배신한거다"라는 핍박도 대놓고 들었다고 한다.

김씨는 이제 베트남에서 밑바닥 인생부터 다시 시작한다. 떼돈을 버는 것도, 확실한 신분보장도 없다.

그가 선택한 직업은 관광 가이드. 최근 한국의 젊은 층들이 많이 진출하는 업종이란다. 김씨의 이번 결심도 먼저 베트남으로 떠난 대학 동기의 권유가 결정적이었다.

지독한 취업난, 결혼과 동시에 짊어진 육아 짐, 안정을 보장받지 못하는 미래. 우리 사회의 청년 구성원인 김씨가 한국에서의 생활을 포기하기로 결심한 이유다.

김씨는 열악한 현실을 비약하지도, 비관하지도 않았다.

"비관하지 않아요. 새 희망을 찾고자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청년들의 단면이 아닐까요? 여기보단 나을지 모르니까…."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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