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1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6.08.11 18:12:56
  • 최종수정2016.08.11 18:13:10
하늘에는 해와 달이 뜨고 지고, 춘하추동 계절이 변하는 자연법칙이 있듯이 우리 인간세계에는 인의예지(仁義禮智)의 법칙이 존재한다. 일직이 공자(孔子)께서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인(仁)에다 두고 그 어진정신을 바탕으로 인류공동생활의 철학을 예(禮)에다 두었다. 따라서 예를 잃어버리면 실예(失禮)라 하고, 예가 결여되면 결예(缺禮)라 한다. 그래서 인간의 모든 행동질서에 예를 모르면 무례(無禮)하여 교양인(敎養人)이라 할 수 없다.
우리 조상들은 옛 부터 예를 중시하여 왔기에 동방예의지국이라고 까지 했다. 예를 잘 지킴으로 해서 가정이 화목해지고 사회공동의 질서가 바로 선다고 생각한다. 현대 문명의 눈부신 발전은 인간의 존엄함을 압도(壓倒)하고, 금전만능의 위력 앞에 인본중심(人本中心)의 가치관은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다.

요즘 날마다 일어나는 교통사고가 그러하고, 툭하면 일어나는 묻지 마 여인 살해사건, 가정폭력 성폭행사건이 그러하고, 권력과 금력이 힘을 합쳐 일어나는 비리가 그러하다. I.S자폭테러 살생사건이 우리나라에서도 있을지도 모르는 인명경시 풍조는 우리들의 마음을 더욱 불안하게 한다.

인명을 경시하는 발원지가 도대체 어디일까. 인간의 측은지심(惻隱之心)과 겸양지덕(謙讓之德)은 분명히 가정에서 생겨나는 것 인즉, 가정이 그 발원지가 아닐까.

이 사회가 가정을 기초단위로 구성되고 그것이 핵가족중심으로 변한지도 오래다. 따라서 가정에서 예(禮)를 지키는 부부생활이 근원이 아닐까. 실제로 어느 부부의 이야기를 예로 들어 본다

처녀 때는 수줍음이 많아 크게 웃지도 않았고, 입만 방긋했던 여자가 결혼을 하고부터는 수줍음도 없어지고 조심성도 사라져 아무대서나 옷을 벗어던지고 입이 찢어져라 하고 웃어댔다. 그러더니 남편 앞에서는 소리 내어 방귀까지 뀌어댔다. 부인이 소리 내어 크게 웃고 거침없는 행동에 남편은 정나미가 뚝뚝 떨어졌다.

처음은 부인이 무안해 할까봐 주의도 주지 못하고 남편은 속으로만 끙끙 앓았다. 부인은 남편의 이런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했다. 참다못한 남편이 입을 열었다 "당신 너무하는 것 아니야, 부부사이라도 최소한 지켜야할 예의는 있는 법 이오."

그러자 부인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대꾸를 했다.

"어때요. 부부사이에 그것도 못 봐줘요?" 이 이야기에서 부부사이 사랑하는 사이 라고해서 너무 쉽게 무례를 범해도 될까하는 것이다. 무례(無禮)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환영받지 못한다. 친분 관계라 해서 무례가 용납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친분이 두터울수록 예의는 더욱더 챙겨주고 철저히 지켜주어야 한다. 친밀도가 높을수록 고도의 예의가 필요한 것이 인간사회의 생리다.

깨끗한 옷 일수록 때가 묻기 쉽듯이 친밀도가 높을수록 상처받기 쉽기 때문이다. 부부간에도 예의를 깍듯이 지킴으로서 부부간의 정도 더 해지고 사랑의 순수함도 더해진다. 뿐이겠는가. 자라나는 자식들도 부모를 닮아 예의를 잘 지킬 것이다. 자녀는 전적으로 부모를 닮기 때문이다. 내가 낳았기 때문에 닮는 것이 아니라 키워주었기 때문에 닮는 것이다.

부모가 영남 말을 하면 영남말씨를 배우고, 부모가 서로 싸우며 다투면 자식도 커서 그리된다. 우리들의 자녀들의 인품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것은 생명일 뿐 자녀가 자라나서 어떤 인간이 되여 살 것인가는 뼈와 살을 녹이는 인내와 희생에서 나오는 부모의 가르침이 좌우한다.

훌륭한 자녀를 두고 싶으면 부모가 그만큼 좋은 행실이 있어야 하 듯 좋은 가정은 부부사이가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고 예의를 지키는데서 이루어진다. 우리사회가 무질서하고 험한 것도 깊이 생각해보면 가정에서 부부사이에 예의를 지키지 못한 탓도 있다. 그러기에 알면서도 지키지 않는 무례한 행동을 자라나는 아이들만 탓할 일은 아닌가 싶다.

이정식

충북대 평생교육원 시·수필창작 수료

푸른솔문학 신인상 등단

전국 노인서예대전 초대작가

중등학교장 정년퇴임

저서 '그리운 삶의 향기' '여몽(如夢)'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