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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국인의 '안타까운 코리안 드림'

"돈 벌겠다" 지난 2014년 중국 떠나 한국행
지난해 여름께부터 사창동 공원서 노숙생활
1일 열사병 증상으로 병원 이송… 결국 숨져
"갑작스러운 불의의 상황, 세심한 주변관심 필요"

  • 웹출고시간2016.08.03 19:45:24
  • 최종수정2016.08.03 20:09:58

지난 1일 중국인 A(39)씨가 열사병 증상을 보이며 발견된 청주시 서원구의 한 공원. 이웃 주민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여름께부터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노숙생활을 해왔다.

ⓒ 박태성기자
[충북일보]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3년 전 한국에 온 30대 중국인이 꿈을 이루지 못하고 폭염 속 낯선 공원 벤치에서 쓸쓸이 생을 마감했다.

지난 1일 청주시 서원구 한 공원 벤치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조선족 A(39)씨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의식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발견 당시 A씨의 체온이 41도였던 점 등으로 미뤄 그가 열사병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 살던 A씨가 돈을 벌겠다며 한국에 온 시기는 지난 2014년으로 추정된다.

A씨 누나는 경찰에서 "동생이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왔다"며 "한국에 온 뒤로 만난 적은 없고 동생이 가끔 공중전화나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를 빌려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한국에 온 A씨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전전했고 지난해 여름께부터 사창동의 한 공원에서 노숙 생활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겨울 잠시 모습을 감췄던 A씨는 올해 봄부터 다시 공원으로 돌아와 벤치에서 먹고 자며 노숙생활을 했다.

인근 주민들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A씨는 플라스틱병을 항상 가지고 다니며 인근 음식점 등에서 남은 술을 모아 마셨다고 했다.

거의 매일 공원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생활했지만 종종 옷을 갈아입는 등 꽤 단정한 차림이었고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일은 없었다.

언젠가 주민들이 A씨에게 '왜 일을 하지않느냐'고 물으면 그는 "몸이 아파 일을 할 수 없다"고 답했고 이외에 별다른 왕래는 없었다.

이렇다보니 주민들도 A씨에게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했다.

이런 A씨가 공원 벤치에 쓰러진 채 발견된 건 지난 1일 오후 7시30분께다.

주민 B(여·72)씨는 "오후 4시께 경로당 창문을 통해 공원 벤치에 앉아 술을 마시는 A씨를 본 사람이 있다"며 "오후 7시30분께 한 주민이 저녁을 먹고 경로당에 오는 길에 벤치에 쓰러져 숨을 몰아쉬는 A씨를 발견하고 이상하다 생각해 신고했다"고 했다.

옆으로 쓰러진 듯 기댄 자세로 가쁜 숨을 몰아쉬던 A씨는 인근 주민의 신고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그의 주변에는 바지 등 옷가지가 담긴 여행용 가방과 물과 술이 담긴 플라스틱병 2개가 전부였다.

A씨의 열사병 증상이 시작된 시점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하지만 A씨가 다수의 시민이 이용하고 오가는 공원에서 쓰러진 만큼 주변의 세심한 관심으로 조금만 빨리 발견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현장 출동 경찰관은 "A씨가 노숙생활을 하며 오랜 시간 씻지 못한 듯 보였지만 옷차림 등은 생각보다 깔끔했다"며 "평소 A씨가 잘 씻지 못해 냄새가 나는 등의 이유로 인근 주민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열사병의 경우 몇 분 안에 의식을 잃고 숨질 수 있어 빠른 발견과 치료가 관건"이라며 "폭염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온열 질환으로 A씨처럼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주변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고 전했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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