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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대한민국에서 가장 필요한 성공 조건은 뭘까. 높은 스펙이 아니다. 대개는 높은 인맥이다. 그리고 인맥 형성의 제1조건은 연고주의(緣故主義)다. 중국의 '꽌시(關係·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혈연·지연이 비리 양산한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 정상적인 신체의 당연한 반응이다. 사회나 직장의 관심도 마찬가지다. 아는 선배나 후배에게 쏠리게 된다. 그런데 이 당연한 습성이 사회구조를 망치고 있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도 튼튼한 '줄'엔 못 미치기 때문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윗물이 흐리면 아랫물이 절대 맑을 리 없다. 위에서 썩으면 곧 아래도 썩게 된다. 잘못된 폐해는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이미 충북도내 공무원 사회에서 수없이 발생했다.

연고주의가 만드는 양면성은 엄청나다. 끌어주는 사람이 훌륭하면 따라가는 사람도 좋아진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일 수 있다. 하지만 부패의 고리에 연결되면 헤어나기 어렵다. 연줄이 목줄이 돼 목숨까지 위협받게 된다.

충북도교육청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도교육청은 교직원을 대상으로 고위직의 청렴도를 자체 평가했다. 그 결과 '연고주의'와 '권한의 크기' 항목이 최저점을 받았다. 다시 말해 부패위험도가 높다란 얘기다.

도교육청 직원들은 교육청의 조직과 업무환경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이었다. 조직의 개방성과 의사결정 과정의 공정성을 높게 평가했다. 반면, 학연과 지연 등 연고주의를 부패 유발 가능성이 큰 요인이라고 응답했다.

연고주의는 부정적 측면과 긍정적 측면 모두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현대사는 부정적인 면이 많았다. 비리와 싸움의 연속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친소관계나 학연·지연 등 연(緣)이 중요한 선택기준이 됐기 때문이다.

뿌리 깊은 연고주의의 벽을 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혁신 주체는 조직에서 누가 더 청렴하고 능력이 있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그런 다음 비리 관련자의 밥그릇을 아예 뺏어야 한다. 그 방법이 가장 강렬하다.

충북의 공직사회는 한 걸음 더 발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선 연고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물론 어느 사회나 연고주의가 있다. 그러나 너무 심하면 사회가 온전하게 돌아갈 수 없다. 자유로움과 활력을 잃고 썩어 버린다.

대한민국은 지금도 연고주의로 썩어가고 있다. 연고주의가 여전히 조직을 왜곡하고 있다. 충북 사회도 다르지 않다. 일부 공무원들은 기본 덕목마저 버리고 타락하고 있다. 공무원은 청렴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존재 이유도 사라진다.

비리 공무원은 하루라도 빨리 정리돼야 한다. 그래야 수많은 청년 취업 준비생에게도 기회가 생긴다. 연고주의로 뭉쳐진 인맥부터 타파해야 한다. 비리는 대개 인맥에 기초해 작동한다. 인맥이 무너지면 비리의 사슬도 저절로 끊어진다.

연고주의는 어느 특정 개인이 만든 게 아니다. 부모세대부터 자녀 세대로 이어진 일종의 세습이다. 지금 나부터 고쳐야 내 자녀에게 세습되지 않는다.

***공무원이라면 도덕성부터

인맥은 결국 관계에서 나온다. 그런 점에서 중국의 '꽌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꽌시'는 담장 안 자기사람과 담장 밖 기타사람이란 의미다. 상부상조가 기본 개념이다.

중국에서도 취업이나 소송, 승진 등등 대소사에 '꽌시'가 동원된다. 다시 말해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면 먼저 '꽌시'를 찾아 부탁한다. 그런데 절대 맨손으로 가능하지 않다. 접대와 선물은 기본이다. 우리의 인맥관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반드시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꽌시'를 찾아 백방으로 노력한다. 지금이 아니라도 훗날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물을 받은 사람이 잊지 않길 기대하는 심리다. '꽌시'는 우정과 달리 상호이익을 추구한다.

그러나 무엇이든 지나치면 모자람 만 못하다. 과유불급이다. '꽌시'가 됐든 인맥이 됐든 나부터 성찰하는 게 중요하다. 공무원이라면 도덕성부터 갖춰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부탁할 자격도 없다.

사귐은 순수하게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도덕성을 갖춰야 오래간다. 궁극적으로 그게 인맥 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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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