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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예정대로라면 오는 9월28일부터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다. 김영란법 시행이 코앞인데, 아직까지 정치권과 사회 각 분야에서 찬반 논리가 뜨겁다. 여러 독소조항이 있어 신중해야한다는 목소리와 시행도 해보지 않고 걱정부터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필자는 오늘 김영란법의 옳고 그름을 얘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명절선물이나 경조사비, 한끼 식사비까지 법으로 정해 놓고 살아야하는 작금의 현실이 안타깝고 화가 나기 때문이다. 30~40년 전과 비교할 때 적어도 우리는 권력에 대항하지 못하고 덜 성숙된 사회·경제적 구조 속에서 고단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다. 모든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고, 교육수준도 높아졌다.
 
그러나 청렴 수준은 어떠한가. 재물을 탐하고, 권력을 좇는 자들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오히려 더 치밀해지고 지능화됐다. 몇몇 미꾸라지들로 인해 다수의 국민들이 피해를 입는 현상도 그대로다. 현직 검사장이 백억대 재산을 불리기까지 자행해 온 온갖 불법적인 행위가 최근 속속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일부터 국민을 개, 돼지로 비유한 교육계 고위공직자의 모습까지 서슬이 퍼렇던 과거 어두웠던 시절과 너무나도 닮았다.
 
우리지역은 또 어떠한가.
 
김영란법이 왜 필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공직사회 부정부패의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사건이 최근 청주시에서 터졌다. 지난해 청주시 보조금(수출지원사업) 3억3천만원 가운데 정산서류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1억원 상당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글로벌무역진흥협회가 경찰수사로 적발돼 관계자 7명이 형사 입건됐다. 경찰조사결과 이 협회 사무국장인 A(45)씨는 빼돌린 시 보조금을 시 공무원들의 외유성 여행경비 지원과 향응접대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또 지난해 10월께부터 올해 2월까지 10여차례에 걸쳐 시 공무원들에게 식사비용을 대주고 명절 때면 더덕 선물세트, 홍삼 등 고가의 선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시 직원들은 지난해 중국 우한시 방문 당시 전통 공연을 관람한 뒤 비용 240여만원을 이 협회 관계자에게 떠넘기고, 유흥업소에서 여성접대부 비용 1천위안(약 17만원)도 요구해 받아 챙긴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시 직원 3명에 대해서는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5급 과장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혐의로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 이 협회에 보조금이 지원되도록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은 청주시의회 B의원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 처분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이 사건은 시 공무원 2명이 지난 5월15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중국 여행길에 오르기 전 이 협회 직원으로부터 1인당 140만원씩 모두 280만원을 위안화(1만4천900위안)로 받은 사실이 시 자체 감사에 적발돼 세상에 알려졌다.
 
이들은 당시 협회 직원에게 '여행경비를 해결해 주지 않으면 앞으로 사업(보조금)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국민 돈으로 갑질을 한 셈이다. 이들은 충북도와 청주시 징계위원회에 각각 회부돼 해임됐다. 아직 경찰수사가 마무리된 상황은 아니다. 검찰, 법원에서 가려야 할 문제도 남아있다. 필자가 우려하는 점은 이와 같은 공직비리, 사회문제가 비단 이번만의 문제인가라는 점이다. 수사기관에 적발되지 않았을 뿐이지 이 보다 더 썩은 냄새나는 일들이 분명 많았을 것이다. 아니 지금 이 시간에도 진행되고 있을지 모른다.
 
이러한 일들이 변함없이 지속되는 한 그 누구도 김영란법 시행에 딴지를 걸 수 있는 명분은 없다. 앞으로 이 보다도 더 강력한 법이 만들어져 우리 스스로의 목을 조르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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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