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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오창 제빙공장 인부들의 '여름, 삶의 현장'

하루 15t 정도 마트·얼음공장 납품
심한 온도차에 여름감기 '밥먹듯'

  • 웹출고시간2016.06.30 19:37:25
  • 최종수정2016.06.30 20:26:43

한여름에도 영하의 온도를 유지하는 청주 오창의 한 제빙공장에서 인부들이 주문받은 얼음 재단 작업을 하고 있다.

ⓒ 성홍규기자
[충북일보] 작업장의 문을 열자 찬 기운을 머금은 새하얀 김이 뙤약볕 아래로 뭉게뭉게 밀려나왔다.

청주 오창에 위치한 한 제빙공장의 작업장 안에서는 인부들이 성인 몸보다 커다란 얼음을 전기톱으로 작게 조각내고 있었다.

"오늘 15t 정도 얼른 작업해서 내보내야합니다"

얼음을 재단하고 포장하는 인부들은 반팔 차림의 영락없는 '여름 옷'을 입었지만 입에서는 한겨울처럼 입김이 뿜어져 나온다.

작업장과 밖의 온도차가 30도나 되는 탓에 한여름에도 늘상 감기를 달고 산다.

밤새 얼린 커다란 얼음은 선반 위에 올려 일정한 간격으로 부착된 전기톱 장치로 6등분되고, 인부들은 그 조각들 전기톱으로 4등분한다.

그렇게 A4용지 정도의 넓이에 한 뼘 정도되는 두께로 조각낸 얼음들은 하나하나 비닐포장돼 주문자에게 전달된다.

주문자들은 대부분 마트나 얼음가게 주인들로, 얼음은 휴가철 아이스박스 안에 넣어 보냉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개별 주문을 받아 일정한 크기로 재단 작업을 하기도 하지만, 기계로 잘게 조각낸 얼음을 납품하는 게 주 업무다.

작업장 양 옆의 창고엔 수십톤의 조각 얼음이 쌓여 있었다.

한 인부는 "오늘은 15t 정도 나가는데 여름에 한창 더울 땐 얼마만큼 나가는지 알지도 못한다"며 "더우면 더 많이 나가고 안 더우면 덜 나가고 그렇다. 가을 겨울엔 조금씩 저장만 해 둔다"고 말했다.

뽀얀 입김을 내뿜으며 한창 얼음을 조각내는 중에 '찌르르'하고 버저(buzzer)가 운다. 전기톱을 사용하는 작업장의 특성상 일반인이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탓에 방문객을 위해 버저를 설치해 뒀다.

증평에서 얼음을 사기 위해 냉동차를 끌고 왔다는 손님은 "얼음 좀 잘라 가야 하는데 됩니까?"라고 묻는다.

인부들은 먼저 주문받은 작업에 한창 매달려 있는 터라 아쉽지만 다른 주문작업을 할 수가 없었다.

손님은 "그럼 큰 덩어리 4개 주십시오. 가져가서 잘라 쓰겠습니다"하며 아쉬움을 달랜다.

손님을 보내고 작업장으로 돌아온 한 인부는 "온도 차이 때문에 어지럽기도 하고 감기에도 걸리지만 시원한 작업장에서 일 하는게 싫지만은 않다"며 "작업자도 시원하고 얼음 쓰는 사람들도 시원하고 참 시원한 일 아니냐"고 말하며 전기톱을 움켜잡았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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