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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6.19 14:20:02
  • 최종수정2016.06.19 14:20:33

이찬재

수필가·전 달천초 교장

같은 학교에 근무했던 인연으로 모임을 가진지 20여년이 넘었는데, 이번이 네 번째 해외 나들이였다. 중국의 서남부에 위치한 고원지대인 운남성(雲南省)으로 네 쌍의 부부가 지난 달 16일 동방항공으로 날아갔다. 중국대륙의 남쪽인 운남성은 보이차의 산지로 알려진 곳이다. '昆明國際機場'이라는 한자가 눈에 들어왔다. 공항의 안내판은 간자체로 되어 있어서 이해가 쉽지 않았다. 행이(行李)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한자인데도 그 쓰임이 우리와는 전혀 달랐다. "여행객을 행이(行李)라 한다하여 이(李)씨가 이렇게 많은가?" 하는 농담도 나왔다.

주점(酒店) 또는 반점(飯店)이라 하는 호텔에는 잠을 자는 곳인데 먹는 것을 강조하는 나라라는 것을 짐작 할 수 있었다. 이튿날 곤명공항에서 국내선 여객기를 타고 고원지대인 샹그리라(香格里拉)공항에 내리니 해발 3천400m가 넘는 고산지역이었다. 티베트 불교의 영향을 받은 거대한 '송찬림사'라는 절의 계단을 오를 때는 고산 증 현상이 나타나서 숨이 가쁘고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일행도 있었다. 초원에서 풀을 뜯는 말들이 평화로워 보이는 데 물이차면 거대한 호수로 변해 이곳을 '납파해'라 한다. 장족이 사는 민가를 구경하기 위해 들어갔다. 여자들은 머리에 붉은 수건을 둘렀다. 양 젓과 빵이 간식으로 나와서 아침도 도시락으로 때웠는데 아주 맛있게 먹었다.

고산지역을 벗어나 깊은 골짜기를 따라 좁은 도로를 굽이굽이 돌아 내려오니 호랑이가 뛰어 건넜다는 호도협(虎跳峽)이었다. 이 강이 장강(長江)의 지류라 하였다. 멀리는 옥룡설산(玉龍雪山)이 보였다. 새로 만든 고속도로를 타고 여강(麗江)이라는 도시에 들어섰다. 시내 거리가 푸른 숲으로 잘 가꾸어진 쾌적하고 살기 좋은 곳이었다. 숙소도 고풍스러운 2층 목조건물에서 묵었다.

3일 째는 흑룡담(黑龍潭)에서 설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넓은 들판을 가로질러 신을 모신 '동파만신원'과 '옥수채'를 둘러보았다. 여강인상쇼를 구경하기 위해 대형 공연장에 들어서니 무대 뒤로 옥룡설산이 그림처럼 펼쳐졌다. 500여명이 넘는 많은 인원이 1시간이 넘게 민속의상을 입고 노래와 춤을 추며 무대둘레를 말을 타고 달리는 대륙다운 쇼를 감명 깊게 관람하였다. 옥룡설산을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케이블카를 타고 운상평을 갔으나 구름과 안개에 가려 웅장한 자태를 볼 수 없었다. 세계문화유산인 여강 고성(古城)을 관람하고 비행기로 곤명을 가기 위해 한식당에서 돼지고기에 상추쌈을 싸서 이른 저녁을 먹었다. 호텔로 이동하는 곤명의 야경이 아름다웠다.

4일 째는 예전에는 바다였는데 기기묘묘한 돌들이 숲을 이룬다하여 석림(石林)이라 하는 곳은 관광객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광에 사진 찍기에 바빴다. 잠시 과일 가게에서 시원한 과일조각을 먹으며 더위도 피하고 휴식을 취했다. 오후엔 구향(九鄕)동굴을 관람했다. 동굴입구서 유람선을 타고 굽이굽이 조명과 석순이 아름다운 석회암동굴 계단을 따라 구경하였다. 광장이 나오고 큰 바위돌이 마치 사자모양같이 생겨 볼거리와 함께 휴게소로 활용하고 있었다. 동굴이 깊은데 물이 많이 흐르고 폭포를 이뤄 장관이었다. 저녁시간에는 윈난 성에서만 생산된다는 보이차(普·茶)체험을 하고 곤명 여행을 마무리 하였다. 중국서남부의 고원지역을 여행하면서 중국이 얼마나 큰 나라인가를 실감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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