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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문안순찰 드리러 왔어요"

따르릉 따르릉… 보은署 정진호 경위, 자전거 이용해 매일 10㎞ 순찰

  • 웹출고시간2016.06.09 15:54:50
  • 최종수정2016.06.09 15:54:50

자전거로 마을순찰에 나선 정진호(왼쪽) 경위를 발견한 장내 2리 노인들이 "더운데 고생이 많다"며 그늘로 불러 세상사는 시시콜콜한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다.

[충북일보=보은] "어머니 어디 불편한 곳 있으세요"

보은경찰서 장안치안센터 정진호(51·사진) 경위가 마을 곳곳을 자전거로 누비며 홀로 생활하는 노인들에게 담 넘어 건네는 문안 인사다.

주민은 2천여명이 채 안 된다. 드문드문 주택들이 떨어져 있고 노인들만 홀로 남아 생활하는 가정이 많은 전형적인 농촌이다.

정 경위는 지난 1월 장안치안센터장으로 발령 받았다. 그는 이런 농촌의 현실에 착안해 순찰차량이나 오토바이의 편안함 대신 주민들과의 친목감을 높이기 위해 힘든 자전거 골목순찰을 시작했다.

오후에 시작되는 자전거 문안 순찰은 하루 10㎞. 5개 마을 골목골목까지 찾아가고 치매노인, 어린이, 홀로 생활하는 노인 등을 꼼꼼히 메모했다.

자전거 문안 순찰 처음에는 주민들이 경찰이 매일 자전거로 마을을 돌며 '치매노인이 어디에 사는 지', '어린이가 있는 집은 어딘지' 묻고 찾아오니, "무섭다"며 "오지 말라는 민원"도 접수됐다.

저전거 문안 순찰을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난 지금은 동네에 들어서면 노인들이 정 경위의 팔을 끈다.

"그늘나무 밑에서 쉬었다 가라", "이것 좀 먹고 가라"는 등의 시시콜콜한 이야기 꽃을 피운다.

이제는 마을이장이나 주민들도 농협이나 우체국 등에 일을 보러 나왔다가 장안치안센터에 들러 커피 한 잔하고 가는 곳으로 으례 인식될 만큼 가까워졌다.

정 경위가 자전거와 함께 항상 지니고 다니는 수첩에는 마을별로 치매노인이나 어린이, 홀몸노인이 살고 있는 가정, 마을 뒷골목, 경로당, 정자 이장집 등의 주민들에 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빼곡하게 적혀 있는 보물이 됐다.

정 경위의 노력에 감동한 한 목사는 치안센터를 방문해 "마을 뒷골목 순찰과 함께 어르신들을 보살펴 줘 감사하다"며 예배까지 자청하며 든든한 후원인이 되고 있다.

박성수(68) 장내2리 이장은 "정 경위가 마을 구석구석 자전거 순찰을 돌며 범죄예방은 물론 주민들과의 유대관계도 돈독하게 하고 있다"며 "농사일 등으로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은 데 아주 든든하다"고 말했다.

정 경위는 지난 1994년 순경공채 66기로 경찰에 입문해 충북경찰청과 상당서, 보은서 수사 및 정보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는 "자전거 페달을 한 번 더 밟을 때마다 지역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다는 자부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자전거 문안 순찰활동을 더욱 촘촘히 해 주민들과 함께 하는 치안안심 지역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보은 / 엄재천기자 jc0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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