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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종

수원문화재단 문화사업국장

공연장에서 공연을 관람하다 보면 공연 전에 가끔 지역의 높으신 분(?)들이 인사말을 한답시고 무대에 성큼 올라와 한 말씀씩 하는 것을 볼 때가 있다. 이런 높으신 분들의 행동은 사전에 관객에게 아무런 예고도 없이 불쑥 실행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올라오신 분들이 공연의 축하 메시지만 전달하면 다행이지만 가끔 자신의 정치적 소견을 말하는 분들도 계신다. 정치하시는 분들은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자신이 노출되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는 소리를 듣기는 하였지만 공연장에서 이러한 행동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다.

극장이란 '음악, 연극, 무용 등 공연예술이 행하여지는 공간으로 관객석과 무대가 준비되어 지는 장소'를 말한다. 이러한 극장이 '단순한 이윤보다는 사회적 공익을 위해 건립되고 운영되는 극장을 공공극장'이라 일컫는다. 공공극장은 공익을 위한 문화예술 창달과 일반 국민의 문화예술 향유권을 제공하는 것을 운영의 기본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부분 공공극장은 시 산하기관으로 되어 있거나 지역문화재단에 소속되어 운영되고 있다. 자율적인 운영을 보장한다고는 하지만 운영 예산 편성을 쥐고 있는 시의 눈치를 안볼 수 없다.

높으신 분들이 무대에 올라 인사말 하는 것이 자신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 밑에서 일하는 해당 행정 조직원들의 생각에 의해 사전에 계획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안다. 한마디로 알아서 긴다고 할까.

예전에 필자가 대전에서 근무할 때 일이다. 당시 시장은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A시장님이셨다. 그 분은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는 일은 절대 금물로 여기셨던 분이다. 설령 애써 그런 자리를 마련해도 무대는 공연을 하는 사람만이 오르는 장소라고 하시며 극구 사양하셨다. 그 분이 무대에 오른 경우가 딱 한번 있었는데 그 때는 연극 '베니스의 상인' 단역 배우로 직접 출연하셨을 때이다. 공연관람을 좋아하셔서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자주 공연장을 찾아 주셨는데 그 때마다 관람권도 직접 줄을 서서 구입하시곤 하셨다. 시장의 그러한 모습은 지역의 정치인에게 귀감이 되었고 시민들은 이러한 시장 모습에 진정 예술을 사랑하는 시장으로 존경해 마지않았다 지금은 정계를 떠나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계시지만 여전히 대전의 문화예술인들은 그 분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가 하면 어떤 높은 신분의 사모님은 매번 공연 관람 때마다 자신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 대여섯 명씩 동행을 해서 무료로 공연을 관람하곤 했다. 그것도 가장 좋은 VIP석으로. 물론 여기에도 알아서 기는 행정조직의 사람들이 미리 무료 관람권을 준비해 놓고 기다린다. 그런 모습을 본 시민들은 시장 사모 정도 되면 비싸지도 않은 표 사서 볼 것이지 그걸 꼭 공짜로 얻어서 들어가야 하냐며 고운 눈으로 보지 않는다. 이런 모습들은 시장의 인지도에도 영향을 미쳤으리라.

서울의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에서는 대통령이 와서 공연을 관람한 다해도 공짜는 없다. 사전에 비서진에서 관람티켓을 구입한다. 그리고 관객으로 한자리 차지할 뿐이지 결코 마이크를 잡고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하지 않는다. 꼭 소개가 필요하다면 객석의 앉은 자리에서 사회자가 소개를 하는 정도이고 당사자도 자리에서 일어나 손 인사 하는 정도가 전부이다. 무대에 오를 수 있는 사람들은 해당 공연과 관련된 출연자나 무대 스텝이 전부이다. 그리고 무대의 주인공은 관련 공연의 연주자나 배우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문화선진국으로 한걸음 성큼 다가서고 있는 지금, 정치인이나 종교인들이 마치 자신들이 주인공인 것처럼 무대에 스스럼없이 올라 한마디씩 하는 행위들은 없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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