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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싫어' 묻지마 범죄…혐오의 늪에 빠진 사회

계층·정치·사회 등 전 분야에 걸쳐 혐오감 만연
'여혐'·'남혐' 논쟁·묻지마 범죄 비일비재
인터넷선 정치색 논란…또 다른 사회문제로 대두
"정신질환자 개인보다 사회적 시스템 부재가 문제"

  • 웹출고시간2016.05.24 19:52:16
  • 최종수정2016.05.25 15:00:26

지난 21일부터 충북대학교 중문에 마련된 강남역 살인사건 포스트잇 추모공간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박태성기자
[충북일보] 우리사회에 언제부턴가 '혐오(嫌惡)'라는 단어가 일상처럼 등장하고 있다.

혐오의 사전적 풀이는 '싫어하고 미워함'이다. 표현 자체는 단순하지만, 일상에서는 대상이나 행위에 대해 거들떠보지도 못할 이른바 '최악'의 평가를 내릴 때 주로 활용된다.

특히 최근에는 막연한 거부감이 혐오로 표현되기도 한다. 정치는 물론 경제·사회, 계층 간에서도 적대감을 혐오로 치부한다.

◇"그냥 싫어" 묻지마 범죄→혐오 논쟁으로

대검찰청에 따르면 묻지마 범죄는 매년 5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2년 55건이 발생한 이후 △2013년 54건 △2014년 54건 △2015년 50건 등이다. 올해에서 지난 4월까지 18건의 묻지마 범죄가 발생했다.

"그냥 싫다",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자행되는 게 묻지마 범죄의 특징이다.

최근에 서울 강남역 상가 화장실에서 발생한 여대생 살인사건에 대해 결창은 이 같은 묻지마 범죄로 판단했다. 정신질환자가 저지른 범죄라는 게 경찰의 공식 입장이지만, 논쟁은 '여성 혐오'로 번져 버렸다.

강남역 출구에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한 메시지에는 남녀 성(性) 대립 구도를 자극하는 문구가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남자의 여성 혐오에 의한 살인이다", "남자가 아닌 여자라는 이유로 죽었다", "여성이기 때문에 목숨이 운에 달렸다"는 식의 메모다.

일부 여성들은 23일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범죄'라는 경찰의 발표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여성 혐오에 의한 범죄라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추모 현장에 "남자라서 죽은 천안함 용사들을 잊지 맙시다"라는 글귀가 적인 화환이 등장, 혐오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도 넘은 정치색 혐오 공방

젊은이들 사이의 정치 무관심보다 다른 정치색을 가진 상대를 원색적으로 비방하고 폄훼하는 행위가 또 다른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정치인들의 일탈과 무능 탓에 대중은 정치를 혐오하고 참여를 거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공론화의 장으로 나서지 않은 채 편협한 정치색을 드러내기도 한다.

외국의 정치 희화나 풍자를 넘어 지나친 인격모독이나 고인(故人)마저 조롱하는 사례가 공공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5·16쿠데타나 4·19혁명 등의 역사를 미화 혹은 폄하하는 게시물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남성과 여성이라는 1차원적인 대결 구도를 조장해 무차별적으로 헐뜯기도 한다. 심지어 전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세월호 사태에도 정치색을 담아 공방을 벌이거나, 희생자를 모독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과거에는 영·호남으로 나뉜 지역 갈등 구도에 따른 정치적인 공방이 만연했다면, 최근에는 역사나 사회적인 사건, 계층 등 전 분야에 걸친 대립 양상이 팽배하다.

문제는 이 같은 구도가 건전한 비판에서 벗어나 정제되지 않은 조롱과 혐오로 발현되고, 또 하나의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재규 청주시서원·흥덕정신건강증진센터 정신보건임상심리사는 "혐오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상은 일반성인은 물론 미디어에 쉽게 노출되고 있는 청소년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사회적 문제로 커지고 있다"고 전제 한 뒤 "특히 이번 강남역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과 관련해서는 실제 남성과 여성에 대한 성적개념을 형성해나가는 아동청소년에게는 불안정하고 편향된 인식을 심어주는 것은 물론 이성간 대립관계를 조장할 우려가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 정신질환자의 개인적 문제와 이성대립보다는 정신질환자 관리에 대한 사회적 시스템의 부재가 더욱 크다"며 "이와 관련한 대안과 개선책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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