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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5.01 14:05:55
  • 최종수정2016.05.01 14:05:59

원광희

충북연구원 북부분원장 · 도시및지역계획학박사

요즈음 충청권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수정(안)이 충청권 공조로 원안으로 관철된 이후, KTX 서대전역 경유 논란에 이어 금년 4. 13 총선 과정에서 국회의원 입후보자의 공약과 총선 후 세종시장의 세종역 추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상황이 더욱 갈등양상으로 촉발되는 상황이다. 세종시의 몇몇 정치인들이 상생의 정신을 헌신짝처럼 내 던진 일로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추진된 행정중심복합도시는 여러 차례의 좌초위기도 있었고 비록 원안보다 축소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지만 충청권의 공조뿐만 아니라 국토균형발전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의 산물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충북의 경우에도 국가물류비 절감과 기업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건설된 중부내륙화물기지와 함께 부강면을 온전히 행정중심복합도시로 편입시키는 큰 용단도 있었다는 점을 그들은 알기나 할까 의문을 넘어 비분강개(悲憤慷慨) 할 일이다. 이렇듯 세종시는 세종시민들 만의 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소지역주의적 발상으로 새로운 공룡을 탄생시키겠다는 접근방식을 경계하는 것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시작된 세종시는 지역간 연계발전과 상생발전을 근간으로 국토균형발전을 달성하기 위한 대역사였다는 점과 국민과의 약속의 산물이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옛 말에 "물에 빠진 사람건저주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속담과 같이, 세종역을 신설하겠다는 요구가 바로 이런 상황과 다를바 없는 파렴치한 일이다.

우리는 종종 정의를 부르 짓는다. 과연 정의란 무엇인가· 한국사회에 신드롬을 불러왔던 마이클 샌델 교수에 의하면 "지난 몇 십년 간 미국과 유럽, 한국 등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가 경제성장에만 치중해서 '좋은 삶'과 '공동선' 등 삶의 중요한 문제를 도외시했는데, 풍요해 질수록 사람들은 공허함을 느끼게 된다"며 "윤리적·도덕적 가치가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를 구축하는 첫 단계"라고 말했다.

정의로운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신뢰가 필요한 것이다. 특히 이번 논란의 원인을 제공하고 불씨를 키운 당사자들은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잉태되는 과정에 그리고 수정(안)의 원안사수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서 큰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다. 상황이 바뀌었다고 과거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엎어버리는 정의롭지 못한 정치지도자가 아니길 바란다.

세종시로부터 시작된 논란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충청권 입지결정 철회 및 번복의 문제를 넘어 KTX의 서대전역 경유 등으로 이미 여러 차례 갈등을 촉발시킨바 있다. 결국 이러한 갈등으로 인해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한 KTX의 위상을 하락시키는 문제를 야기 시키고 있다. 정부의 책임이 크다. 경부고속철도의 중간역으로 끝날 뻔 했던 오송역이 경부 및 호남고속철도가 교차하는 국내유일의 분기역으로 세종시의 관문역으로서의 역할이 부여된 만큼 오송역이 국토균형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위상을 제고하는데 정부는 최선의 노력을 했어야 한다. 충북도에서 강력 요구했던 국가복합환승센터의 지정과 세종-오송간 BRT(간선급행버스시스템)의 청주공항 연장 등에 정부가 소극적이었기에 지속적으로 서대전역, 세종역 등 오송역의 위상을 흔드는 논란을 야기한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부의 오송역 활성화를 위한 강력한 정책수단의 작동이 필요하다.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전국적으로 분산배치 된 혁신도시, 기업도시를 쉽게 연결할 수 있는 편리한 국가기간교통망의 구축과 교통수단간 효율적인 이용이 가능한 환승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고속철도역이 가지는 본래의 기능인 이용객의 편의를 도모하고 고속철도 이용효율을 극대화하려는 노력과 다양한 교통수단의 환승공간이 마련되어야만 관문역인 오송역의 위상을 흔드는 저속한 일들이 중단될 것이다.

신뢰에 바탕을 둔 갈등의 완화를 통한 사회적 비용을 저감시킨 사례는 많은 나라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익히 확인한바 있다. 국격이란 나름의 정치적, 정책적 판단에 의해 결정된 사업을 손바닥 뒤집듯 하루아침에 바꾼 다고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서로에 대한 약속과 예측 가능한 정책결정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치논리를 통해 지역이 성숙되고 성숙된 사회문화는 국가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예측 가능한 정책결정을 위해 오송역의 세종시의 관문역으로 지정을 선포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세종역 신설 논란이 또다시 충청권내의 갈등을 넘어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건설정신을 훼손하는 논란으로 번지기 전에 정부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라. 세종시 공무원들의 편의를 위해 저속철로 위상을 떨어트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국토균형발전의 정신으로 건설된 세종시는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불랙홀 서울과 같은 공룡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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