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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완

중원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

품격(品格)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 따위에서 느껴지는 품위이다. 다양한 대중매체의 발달과 각종 SNS 때문에 일부 사회 지도층의 품위 없는 행동이 공개되어 망신을 당하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된다. 품격은 순간의 가식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평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는 등의 삶의 방식으로 정해지는 것이며, 자신의 내면이 외부로 표출되는 행동 양식일 것이다.

철학자 포에르 바하는 "무엇을 먹느냐가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결정한다"고 했다. 우리가 무심코 먹는 음식에도 품격이 있다면 너무 비약된 것일까? 현대인들의 식생활은 만드는데 채 5분이 걸리지 않는 라면을 비롯하여 전자레인지에 넣고 버튼만 누르면 완성되는 냉동식품 등 편의식품과 패스트푸드로 한 끼를 때우고 또 다시 경쟁과 속도전의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다.

패스트푸드는 주문하면 바로 먹을 수 있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햄버거와 피자, 핫도그, 프라이드치킨 등이 주 메뉴이다. 용기는 주로 일회용이고, 조리도 오븐에서 데우는 정도로 간단하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패스트푸드의 위해성은 첫째, 열량이 높고, 지방질 함량이 많아 비만을 유발할 수 있고, 영양소의 불균형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의 신체 발달에 문제가 된다. 둘째, 주원료로 사용되는 농산물이 유전자 조작된 농산물이라는 것이다. 아직까지 GMO의 위험성이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다는 것은 어떠한 추측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셋째, 패스트푸드가 지구촌의 입맛을 통일시켜 고유의 전통식품을 말살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먹거리는 언어와 함께 한 민족의 정체성을 가장 잘 유지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전통음식을 잘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값싸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햄버거와 콜라, 감자튀김은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 손에 도달 했을까? 햄버거 안에 있는 고기는 형태를 알아볼 수 없게 갈아서 여러 가지 첨가물로 만들었기 때문에 어떤 고기의 어떤 부위를 사용했는지 알 수 없으며, 빵을 만드는 밀가루와 감자튀김의 감자는 어디서 재배된 것을 얼마만큼의 시간이 소요되어 국내에 도달했는지 알 수 없다. 콜라는 말할 것도 없이 치아를 콜라에 담아 하룻밤 두면 부식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사람은 먹는 대로 된다"는 옛말이 있다. 간편하고 빠른 것만 찾는 사람들은 생각이나 생활습관이 전부 그렇게 길들여지기 마련이다.

최근 식생활 습관의 서구화로 질병의 유형도 서구화 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 땅에서 정성들여 재배한 우리의 먹거리들이 우리 인체 구조에는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제철이 아닌 때 생산된 과일은 생육조건이 맞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비료와 농약을 뿌려야 제대로 생육할 수 있으며, 제철 음식이 우리 몸에 좋은 이유는 그 계절에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가 가장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품격있는 먹거리는 자연의 순리에 따라 생산된 제철 농산물과 과일이며, 우리지역에서 안전하게 생산된 농산물과 우리의 전통식품을 우리 가정에서 조리하여 먹는 것이다.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길거리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면 "식사 하셨습니까?"라는 인사를 하였다. 밥을 굶을 때가 많았던 시절, 밥은 제대로 먹고 다니는지 걱정하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는 인사였으나, 최근에는 "식사는 맛있게 하셨는지요?"로 바뀌었다. 이젠 밥 굶은 사람은 없으니 식사에 대한 기본 개념이 배를 충족시키는 1차적인 기능에서 음식에 대한 기호성의 충족으로 바뀐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우리의 인사는 "식사는 유기농으로 드셨나요?"라고 바꾸어야 할 때가 되었다. 세계유기농운동연맹(IFOAM)의 앤드류 회장이 지난 해 유기농산업엑스포 때 "유기농산물이 아무리 비싸다고 한들 우리 아이들보다 더 귀하겠습니까?"라는 말을 남겼다.

이번 글의 일부는 국제슬로우푸드한국협회 회장님이신 김종덕 교수님의 '슬로푸드 슬로라이프'를 인용한 것을 밝혀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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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