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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4.12 14:14:29
  • 최종수정2016.04.12 17:44:51

장용기

제천경찰서 경무계장

지난 주말 지인 결혼식장 가는 길 우회전하기 위해 차량 2~3대쯤 뒤에 대기하고 있는데 빵빵거리는 경적소리가 들리고 앞선 차량들이 무슨 곡예라도 하듯 지그재그 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피해가는 모습을 보고 교통사고라도 발생했나 싶어 살펴보니 예식장에 온 듯 보이는 노인이 굽은 허리를 지팡이에 의지한 채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우회전 차량들은 그 노인을 피해 좌로 우로 비켜 주행하고 있었다. 참으로 위험천만한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조금만 기다렸다 가면 될 것을. 물론 개인 사정이야 있겠지만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필자는 뒤에서 경적을 울리든 말든 차를 멈추고 그 어르신이 도로를 무사히 건너간 뒤에야 비로소 안심이 돼 우회전을 했다.

운전자도 자동차에서 내리는 순간 보행자가 되고 도로의 주인은 자동차가 아닌 보행자이며 누구나 나이를 먹고 노인이 되는 것은 불변의 원칙, 또한 우리 부모님도 그런 일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왜 하지 못하는가.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이 658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3.1%이며 2030년 24.3%, 2040년 32.3%로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노령화 지수는 1990년 20.0명에서 2015년 94.1명으로 4.7배 증가했고 2040년에는 현재의 3배 이상 증가해 288.6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65세 노인의 경우 시력과 청력, 근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운전자가 경음기를 울려도 잘 듣지 못하고 거리, 속도에 대한 판단력이 낮아 운전자가 기대하는 만큼의 행동반응을 보이지 못한다.

또한 평균 보행속도가 젊은 사람에 비해 느리고 육교나 지하도의 계단보다는 무단횡단을 선호하며 좌우를 확인하지 않고 도로를 횡단하기도 한다.

특히 뒤에서 다가오는 차량접근에 주의하지 않거나 도로 폭이 넓어지면 도로의 중앙부를 걷는 보행도 위험에 대한 인지 없이 이뤄진다.

노인들의 보행습관을 이해하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운전한다면 시끄러운 경적을 울리는 일도, 노인을 도로에 세워둔 채 피해가며 운행하는 위험천만한 일도 없을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5년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2014년 대비 141명이 감소한 4천621명으로 나타났고 이 중 39%가 65세이상 노인으로 나타났다.

충북지방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보행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이 69명으로 이중 노인이 41명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통계를 바탕으로 경찰은 복지관이나 노인정, 마을회관 등을 방문해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야광조끼, 모자, 지팡이 등 교통 안전용품을 배부함은 물론, 야간 노인보행자 안전하게 귀가시키기 운동 및 지역실정에 맞게 LED전광판, 엘리베이터 모니터, 지역신문, 사고예방 전단지 등을 활용해 다각적 홍보활동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노인 교통사망자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렇게 경찰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노인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전자들이 교통 안전의식을 함양해야 함은 물론, 먼저 노인들의 보행습관 등 행동특성을 이해하는 노력과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운전하는 운전 자세를 습관화해야겠다.

운전자 스스로가 노인을 공경해 내 부모처럼 생각하고 조금만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노인 교통사고가 없는 안전한 거리, 행복한 세상이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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