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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연탄 기부…저소득층 '잿빛 겨울'

도내 6개 연탄공장 출하량 해마다 줄어
"기부 활발해져 이웃도 공장도 활기 찾았으면"

  • 웹출고시간2016.01.31 18:22:03
  • 최종수정2016.01.31 19:18:29

편집자

1950년대 이후로 가정 난방연료로 사용되며 가장 중요한 생필품이었던 연탄은 주거형태가 바뀌고 석유·도시가스가 보급되면서 차츰 자취를 감추고 있다.
연탄 보일러를 사용하는 곳이 점차 줄면서 연탄 사용량도 줄고 있지만 아직도 저소득 가구에서는 주된 난방연료로 사용되고 있다.
저소득 가구에게는 연탄을 만드는 연탄공장이 '은인'이며, 연탄공장에겐 저소득 가구가 '은인'이다.
유난히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충북 도내 한 연탄공장과, 연탄보일러로 겨울을 나는 한 노인 가구를 찾아봤다.

음성의 한 연탄공장에서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내려오는 연탄을 대리점주들이 트럭에 옮겨 싣고 있다.

ⓒ 성홍규기자
◇"연탄 기부 많아졌으면"

충북 도내에는 6곳의 연탄공장이 있다.

그 가운데 최근 방문한 한 연탄공장에서는 8대의 연탄 제조기(윤전기)가 쉼 없이 연탄을 찍어내고 있었다.

연탄공장 한 켠에 산처럼 쌓인 무연탄이 코크스, 석회와 함께 배합기로 투입된 뒤 윤전기가 고온·고압으로 혼합 원료를 찍어내면 25개의 구멍이 뚫린 '25공탄'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갓 만들어진 연탄은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올라 보기에도 따뜻하다.

반질반질 윤이 나는 연탄들은 자동으로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이동해 대리점주의 차량에 실리거나 팔레트에 쌓은 뒤 랩에 감겨 연탄 공장에 보관된다.

연탄공장 관계자는 "해마다 추석이 지나면서 찬바람이 불 때쯤 서서히 출하되기 시작한다"며 "10월부터 출하량이 급증해 11월에 정점을 찍고 12월엔 다소 감소한다. 이 3개월간 출하되는 물량이 연중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 연탄공장은 수 년전까지만해도 하루에 18만장의 연탄이 출하될 정도로 숨쉴틈 없는 겨울을 보냈지만 요즘엔 그 절반 가량만 출하되는 상황이다.

연탄공장 관계자는 "해가 갈수록 출하량이 준다"며 "연탄 보일러를 사용하는 가구가 줄어든 이유도 있겠지만, 예전만큼 저소득 가구에 대한 연탄 기부가 이뤄지질 않는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해마다 겨울이면 수많은 독지가들이 '몇날 몇시에 어느 집으로 몇 장 배달해 달라'는 요구를 연탄공장으로 직접 하기도 하고, 대리점주들이 '기부 들어왔다'며 주문을 하기도 했다"며 "그런데 요즘은 그런 기부가 뜸하다"고 덧붙였다.

출하량이 많고 그만큼 기부되는 연탄의 양도 많던 때에는 8개의 윤전기가 찍어낸 연탄들은 각각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내려와 6개는 대리점주 차량에 2개는 팔레트에 올려졌지만, 올해는 그 반대의 상황이다.

보통 6개는 팔레트에, 2개는 대리점주 차량에 실리고 있다.

실제로 이 공장에서 반나절만에 만들어진 수만 장의 연탄이 자신의 몸을 태워 따뜻하게 해 줄 주인들을 기다리며 보관창고에 그득 쌓여 있었다.

연탄공장 관계자는 "연탄 기부가 활발해져서 이웃들도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연탄공장도 활기를 찾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따뜻한 겨울 책임지는 연탄"

하얗게 눈이 쌓인 청주 사직동 언덕배기의 김모(75) 할머니 집 앞 골목길에 새까만 연탄을 가득 실은 파란 트럭이 멈춰섰다.

연탄 배달원들이 뽀얀 입김을 내뿜으며 김 할머니 집의 연탄 보일러 뒤쪽으로 연탄을 쌓아 올린다. 300여장의 연탄이 보기좋게 쌓였다.

김 할머니에게 "따뜻한 겨울 보내시라"며 인사를 남기고 떠나는 연탄 배달원들에게 김 할머니는 "고생 많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연신 고개 숙여 인사를 한다.

김 할머니는 지난해 정부지원 연탄보조 사업 대상자에 선정돼 8만4천500원짜리 '연탄쿠폰' 2장(16만9천원)을 받았다.

2014년에도 동일한 금액의 연탄쿠폰을 지원받아 300여장의 연탄을 구매해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그는 "지난해 겨울(2014~2105)에 남은 연탄과 이웃에서 기름 보일러로 교체하면서 준 연탄으로 난방을 하고 있었다"며 "연탄이 다 떨어져가는데 연탄보급소에 전화하니 금방 배달해 줘서 마음이 한결 따뜻해졌다"고 말했다.

하루에 4~6장의 연탄을 사용해야 한 칸의 방을 종일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

연탄 1장의 소비자 가격은 500원. 하루에 2~3천원을 난방비로 사용해야만 하는 실정인데, 저소득 가구에겐 큰 부담이다.

이런 이유로 연탄 보일러를 사용하는 도내 대부분의 저소득 가구는 난방을 포기하거나 사회기관·단체 등에서 지원받는 연탄으로 근근이 겨울을 나고 있다.

이에 충북도는 지난 2007년부터 저소득 가구에 '연탄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25일 광해관리공단 충청지사에 따르면 2014년 충북 지역 5천831가구에 배부된 연탄쿠폰은 1만1천662장, 총 9억8천500여만원이다.

이 가운데 1만1천283장은 연탄공장이나 연탄보급소를 통해 회수됐고 379장은 회수되지 않았다.

광해관리공단 충청지사 관계자는 "연탄쿠폰이 회수되지 않으면 애가 탄다"고 말했다.

연탄쿠폰이 회수되지 않는 경우는 대상자가 쿠폰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분실했거나 각종 사고로 입원해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2015년에는 11월부터 충북 지역 6천312가구에 1만2천624장의 연탄쿠폰이 배부됐다. 연탄 쿠폰은 오는 4월 말까지 사용할 수 있다.

광해관리공단 충청지사는 "연탄쿠폰은 사용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각 지역별로 사용을 독려해 모든 대상자가 연탄쿠폰의 혜택을 받아 따뜻한 겨울을 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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