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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초정약수 행궁은 초가였다"

본보, 《세종실록》 31년 12월 3일자 통해 처음 확인
"온양·초수행궁 모두 이엉을 덮었다"라는 표현 등장
그해 2월 겨울철 1달만에 기와집 짓기는 매우 어려워
현재의 사업은 기와집을 전제로 진행, 정밀 고증 필요

  • 웹출고시간2016.01.25 17:44:20
  • 최종수정2016.01.25 19:14:26

청주시가 진행하고 있는 세종대왕 행궁의 조감도이다.

[충북일보] 세종대왕의 초수리〔초정약수〕 행궁은 《세종실록》 등 사료를 정밀 검토한 결과, 기와집이 아닌 초가(草家)로 지어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세종대왕 행궁을 기와집〔瓦家)로 지으려는 청주시의 계획은 보다 정밀한 검토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는 오는 2018년까지 국비 등 1백20억원을 투입, 행궁이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내수읍 초정리 18-3 일대에 세종대왕 행궁을 재현키로 하고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시는 당초 불에 타 사라진 세종대왕 초정약수 행궁을 복원할 계획이었으나 사료가 충분치 않아 온양행궁 등 다른 지역 행궁을 참고해 재현키로 했다. 따라서 완공될 초정약수 행궁은 조감도에서 보듯 기와집으로 재현될 계획이다.

'온양과 초수행궁 모두 이엉(茨)으로 덮여있다'라는 표현이 보인다. 《세종실록》 31년 12월 3일자.

그러나 필자(충북대 초빙객원교수)가 포함된 충북일보가 《세종실록》 등 조선시대 문헌 사료를 정밀 검토한 결과, 1444년 3월 세종대왕 거둥〔행차〕 때 건립된 초수리 행궁은 초가였음이 확실시되고 있다.

《세종실록》 126권의 세종 31년(1449) 12월 3일(기유) 자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술돼 있고, 괄호 안은 원문이다.

"온양(溫陽)과 초수 행궁(椒水行宮)에서도 너무 지나쳤으나, 모두 이엉[茨]을 덮었을 따름이니, 너는 배천으로 가되 폐단이 나지 말게 하라. 그렇다고 내가 거처할 곳이 너무 좁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溫陽、椒水行宮, 亦爲大過, 然皆蓋茨耳, 爾往白川, 毋令生弊。 且予所寓之處, 亦不可太隘也)."

인용문에 의하면 당시 세종은 △온양과 초수의 두 행궁을 모두 이엉으로 덮었으나 규모가 다소 크고 △따라서 이번 황해도 배천 거둥에는 폐단〔민폐〕가 일지 않도록 하며 △다만 나의 거처는 너무 좁게 하지 말 것 등을 지시했다.

《세종실록》 원문 가운데 '溫陽、椒水行宮'은 문법상 '온양의 초수행궁'으로도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뒤에 '모두 이엉을 덮었을 따름이니'(然皆蓋茨耳)라는 복수 표현이 온 것을 감안하면 별개의 2개 행궁을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지명 온양은 따스한 온천수가 나오기 때문에 지어진 것으로, 차고 톡 쏘는 용출수에 붙이는 초수와는 분명히 구분되고 있다.

《세종실록》의 다른 기록을 통해서도 1444년의 세종대왕 초정약수 행궁이 초가였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세종대왕은 1444년 1월 27일 청주목 초수리에서 초수가 발견됐다는 보고가 올라오자 당시 내섬시윤 김흔지를 파견해 행궁을 짓도록 했고, 그로부터 1달여 뒤인 3월 2일 초수리 행궁에 당도했다.

따라서 한달이라는 짧은 기간, 그것도 겨울이 한참이던 엄동설한에 초가가 아닌 와가(瓦家, 기와집)를 건립하기는 매우 어려웠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 4년 뒤인 1448년 3월 28일에는 초수리 주민의 실화로 행궁이 전소되는 사건이 발생했으나 세종은 농번기를 감안해 실화범을 1달여만에 속방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이 경우도 순간의 실화로 집이 전소된 것을 감안하면 당시 초정약수 행궁이 와가보다는 초가였을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영괴대기(靈槐臺記)》에 수록된 〈온양별궁전도(溫陽別宮全圖)〉에는 당시 온양행궁이 기와집으로 그려져 있다. 그러나 이 그림은 정조가 온양을 찾은 후 아버지 사도세자를 추모하면서 그린 그림으로 세종대보다 훨씬 후대에 제작됐다.

지역 한 관계자는 "세종실록 자료로만 보면 당시 세종대왕의 초정약수 행궁은 초가였던 것이 거의 확실하다"며 "따라서 공론화된 장에서 고증을 거친 후 행궁 건축공사를 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라고 밝혔다.

/ 조혁연 객원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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