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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1.07 17:39:19
  • 최종수정2016.01.07 17:39:25
요즘 세상이 각박하다고 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들이 참 많다. 아주 작은 행동일지라도 아름다운 마음씨를 보면 그 날은 온종일 내 마음도 덩달아 기분이 좋다. 아름다운 마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타고난 천성이 그러할까. 인성교육을 잘 받아서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나오는 것일까. 타고난 심성도 중요하겠지만 살아가면서 배우고 익힌 아름다운 생각을 생각에 그치지 않고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는 습관에 길들여져야 될 것 같다.

나이가 어리건 많건 이웃을 배려하는 인간다운 모습을 보노라면 존경스러워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며칠 전 늘 자동차를 운전하고 다니는 아내가 모처럼 뜻하지 않게 시내버스를 타게 되었다고 했다.

버스에 올라 요금을 지불하기 위해 카드와 잔돈을 여기 저기 찾아보아도 만원짜리 지폐 밖에 없었단다. 운전기사에게 불편을 끼치게 되어 미안한 마음으로 사정을 이야기하고 지폐를 드리자 거스름돈이 100원짜리 동전뿐이라며 잔돈이 있는지 더 찾아보시라고 하더란다.

아내는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날따라 지갑을 책상서랍에 넣어 두고 나왔고 마침 잔돈조차 주머니에 들어있지 않았던 것이었다. 많은 승객들 보기가 민망하고 죄송하여 머뭇거리는 운전기사에게 괜찮으니 100원짜리로 거슬러 달라며 거듭 미안함을 표했단다.

언제나 예기치 못한 일은 생기기 마련인데 요금을 받는 사람이 미리 거스름돈을 준비했거나 아내가 준비성이 조금만 더 있었던들 서로 불편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련만……. 요즘은 모든 대중교통에서 카드 사용이 일반화 되고 교통카드가 따로 있어 거스름돈을 준비해 가지고 다니지 않는가 보다.·

바로 그 때 아내가 당황해 하는 광경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연세가 많으신 할머니께서 당신의 카드를 내미시며 얼른 이것으로 계산을 하라고 하시더란다. 짧은 순간에 젊은 사람의 난처한 사정을 알아채고 온정의 손길을 주시고자 하신 것이다.

아내는 할머니의 성의가 너무 고맙고 감사했지만 정중히 사양하고 가지고 있던 만원지폐로 요금을 지불하고 100원짜리 동전으로 거스름돈을 받았단다.

잠시나마 버스를 정차하고 동전 통을 여러 번 눌러 만원의 거스름돈을 빼내는 운전기사에게 정말로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고 했다.

또한, 젊은 사람도 아닌 용돈을 받아쓰실 할머니의 그 마음이 너무 따뜻하고 고마워 경로당에 가실 때 친구들과 커피 한잔 마시라며 거스름돈으로 받은 동전을 한줌 쥐어 드렸단다.·

아내는 낯모르고, 송구스러워 할머니의 선의를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지만 이야기를 듣자니 할머니의 따뜻한 사랑이 내 가슴으로 전해져 왔다.

비록 큰돈은 아닐지라도 남을 위해 선뜻 자신의 카드를 내밀기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할머니는 세상 사람들을 자식같이 사랑하시는 모정을 지니셨을까. 늘 그렇게 이웃에 인정을 베풀고 살아가시는 천사가 아니실지. 마음만 따뜻한 분이 아니라 생활모습 또한 더욱 아름다울 것만 같았다.

아무리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도 때가 되면 지고 말지만, 사람의 아름다운 마음은 다른 사람의 가슴에 남아 영원히 향기를 품어낸다. 아름다운 세상은 바로 서로간의 따뜻한 마음이 어울러져 만드는 사회가 분명 행복한 삶이 아니던가.·

버스에 함께 타고 있던 다른 승객 역시 그 상황을 보며 할머니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던 사람도 분명 있었을 지도 모른다. 흔히 사소한 일이라 생각될 수도 있지만 남을 위해 선뜻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되기는 쉽지는 않다.

아름다운 마음씨는 그렇게 거창한 것도 어려운 일도 아니다. 누구나 마음속에 잠재되어있는 자비로운 생각이나 상대방을 위해 배려하려 하고 싶은 마음은 있어도 막상 행동으로 옮기는 일은 인색한 편이다. 마음속의 생각만으로는 세상이 변화하지 않는다. 작은 어려운 일이라도 서로간의 도움으로 실천에 옮길 때 밝은 사회가 이루어지겠지.

아내로부터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깨달았다. 내 자신을 돌아보며. 남의 어려운 처지를 보고 도움을 준적이 있었던가. 슬며시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김종권 수필가

· 충북대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강

· 충북대 수필문학상 대상 수상

· 공무원 정년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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