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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名醫)를 찾아서 - 충북대병원 외과 최재운 교수

"생명 구하는 드라마 같은 과, 외과 선택한 이유"
1991년 복강경수술 국내 첫 도입 시 참여
담도계 수술 5천여 회… 노하우·데이터 축적

  • 웹출고시간2015.12.29 18:08:44
  • 최종수정2015.12.30 11:08:07

ⓒ 유소라기자
[충북일보]'사이렌 소리와 함께 응급실로 실려 오는 환자, 숨소리조차 허락지 않는 수술실의 긴장, 의식불명의 환자의 손을 잡고 기도하는 보호자들, 환자들이 신음하는 병동, 그리고 고통과 절망의 틈새에서 희망을 놓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의료진. 병원은 언제나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긴박하고 애달프며 냉혹한 드라마가 펼쳐지는 곳이다.' -정의석의 <심장이 뛴다는 말> 책 중

실제 다수의 의학드라마들은 많은 분야 중 외과를 주소재로 다뤄왔다. '생명과 직결되는 과(科)'라는 상징성 자체가 드라마틱한 요소이기 때문일까.
ⓒ 유소라기자
"외과는 삶의 질을 좌우한다기보다 생명 자체를 구하는 과입니다. 오래 전 전공 선택 때 고민 없이 외과를 선택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죠."

25년째 충북대병원 외과에 몸담고 최재운(58) 교수. 그가 집도한 담도·담낭·췌장 수술만 5천 여회. 누적 수술횟수 만큼이나 많은 경험과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복부에 큰 절개를 하는 전통적인 개복 수술법과 달리 요즘은 복부에 0.5~1.5cm 크기의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내고,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시야를 확보한 다음 그 안으로 비디오카메라와 각종 기구들을 넣고 시행하는 복강경수술(laparoscopic surgery)이 일반적이다.

최 교수는 1986년 유럽에서 처음으로 복강경수술이 시도된 이후 1991년 우리나라에 첫 도입되던 때 참여했던 의료진 중 한 명이다.

"최근에는 일부 암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분과의 대부분 질환에 복강경수술을 시행합니다. 복강경 담낭절제술, 복강경 간절제술, 복강경 췌장절제술, 복강경 비장절제술 등 종류를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죠."

항간에 '착한 암'으로 불리는 전립선암은 조기발견 시 완치율이 90%에 달한다. 이와 반대로 예후가 좋지 않아 '나쁜 암'으로 불리는 췌장암이 있다. 스티브잡스의 생명을 앗아간 암이기도 하다.

"췌장암 환자가 1천 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이중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200명 정도입니다. 이중에서도 5년 뒤 생존 가능성이 있는 환자는 20~40명에 불과합니다. 췌장은 수많은 혈관이 지나는 자리에 위치해 있어 수술 난이도도 높은 편이죠. 최근에는 수술과 방사선치료, 항암제 등의 치료법이 늘어나긴 했지만, 아직까지 예후가 좋지 않은 질환 중 하나입니다."

최 교수는 췌장암의 징후와 예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췌장암은 자각 증세가 없고, 징후가 다른 질환들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황달, 체중감소, 복통 등의 증상이 동반되지만 그냥 지나칠 정도의 통증이 대부분이어서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죠. 예방법 중 가장 강조되는 것은 금연입니다. 췌장에 해로운 음주도 피하는 게 좋습니다. 시대별 데이터를 살펴보면 서구화된 식단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국내 담석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담석증 환자는 지난 2009년 10만2천명에서 2013년 13만 명으로, 4년 만에 30% 가까이 환자가 늘어났다. 연평균 약 6%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최재운(오른쪽 두번째) 교수가 복강경담낭절제술을 집도하고 있다.

ⓒ 유소라기자
담석이란 담즙 내 구성 성분이 담낭(쓸개)이나 담관 내에서 응결돼 형성된 결정성 물질이다. 이 담석은 담낭 경부, 담낭관 혹은 총담관으로 이동해 염증이나 폐쇄를 일으키게 되는데 이를 담석증이라고 한다.

흔한 잘못된 상식 중 '요로결석처럼 맥주나 물을 많이 마시면 빠진다'라는 얘기가 있다.

최 교수는 "환자들이 가장 오해를 많이 하는 부분인데, 담낭 담석은 요로 결석이 생기는 기전과 구조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맥주나 물을 많이 마셔도 빠지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담석증의 일차적 치료법으로 '담낭절제술'이 있다. 20년 전만해도 개복수술로 진행됐던 이 수술은 현재는 표준치료인 복강경수술로 진행한다.

"담낭은 담즙을 보관하고, 창자로 담즙을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담석이 생길 경우 담낭의 수축과 담즙 보관능력이 떨어져 담낭절제술이 불가피합니다. 일부 환자는 담낭 절제 후 부작용을 걱정하는데, 수술했던 수천 여명의 환자 중 부작용이 있는 케이스는 거의 없었습니다."

최 교수는 의사는 메스를 잡을 뿐 낫는 것은 '환자의 몫'이라고 했다. 완치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는 환자들이 감사 인사를 건네면, 그는 25년째 이렇게 답한다. "나아주셔서 제가 더 감사합니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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