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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名醫)를 찾아서 - 충북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조명찬 교수

"심장, 동적인 장기 큰 매력으로 다가와"
충북 최초로 시술법 선보인 심혈관계 개척자
빅데이터 분석해 국내 실정 맞는 치료법 도출

  • 웹출고시간2015.12.15 18:33:58
  • 최종수정2015.12.15 18:35:40
[충북일보] "심혈관 질환은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 매일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막힌 혈관의 길을 뚫는 '충북 심혈관계 개척자' 조명찬 순환기내과 교수(충북대학교병원장)를 만났다.
조 교수는 지난 1991년 도내에서 처음으로 관상동맥조영술, 스텐트 삽입술(혈관성형술), 인공심박동기 삽입술과 같은 심혈관계 시술법을 선보였다.

이후 1996년부터 2년간 미국에 건너가 '심장병의 종착역'이라고 불리는 심부전을 집중 연구했다. 현재는 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장, 아시아태평양심부전학술대회 조직위원장 등 주요 보직을 맡고 있다.

조 교수가 현재까지 쓴 심혈관질환 및 임상연구 논문은 350여 편. 그중 SCI(E)논문만 250여 편에 달한다. 국내 최초 줄기세포를 넣어 심장기능을 재생시키는 실험적 연구를 진행,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세계적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 후(Marquis Who's Who)' 2005~2006년판에 이름을 올린 것을 비롯해 국제인명센터에서 선정하는 순환기내과 부문 세계 100인의 의학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는 암이다.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은 뒤이어 2·3위를 차지한다. 심장질환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제대로 된 통계가 부족한 실정이다.

조 교수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몇 년 전부터 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이용해 빅데이터를 분석하기 시작, 국내 심부전 유병률 수치(1.63%)와 관련 데이터를 도출해냈다.
"사실 심부전 관련 연구는 이미 국제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인에 최적화된 진단법과 치료방법은 없었죠. 그래서 한국인만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조 교수는 지난 2005년부터 대한심장학회와 함께 급성심근경색·급성심부전 등의 코호트(cohort·특별한 기간 내에 출생하거나 조사하는 주제와 관련된 특성을 공유하는 대상의 집단)를 만들어 진행과정과 치료방법을 연구 중이다.

"현재까지 등록된 심근경색 환자는 5만5천여 명 정도입니다. 심부전 환자의 경우 2번에 걸쳐 등록사업을 진행했는데 처음엔 3천200명, 2012년엔 5천600명을 등록했습니다. 발병률이 높은 심방세동(부정맥)에 대한 등록사업도 진행 중이고요. 코호트는 앞으로 새 치료법이나 신약 개발에 아주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급성심근경색은 혈관이 막히는 질환을 말한다. 이 질환은 관상동맥중재술 및 스텐트 삽입술을 통해 치료하는데, 시간이 지체되면 매우 위험해진다. 골든타임이 존재하는 것이다. 증상이 생긴 이후 적어도 90분 이내에는 해결을 해야 한다.

지난 2010년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연 충북대병원은 24시간 상주하는 전문의가 급성기 환자 치료를 위해 신경과와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응급의학과 등과 협진을 펼치고 있다.
"당시 보건복지부 공모에서 충북대병원이 전국 2번째로 권역심뇌혈관센터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최신 시설과 수술 장비를 통해 그 어느 병원보다 빠르게 환자를 치료할 수 있게 됐죠. 흉통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콜을 요청해오면, 대기하던 의료진이 20분 내로 모여 바로 시술에 들어가는 체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전국 병원을 대상으로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에 대한 적정시간 내 재관류 실시율 등의 지표를 평가·관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평가기준을 보면 환자가 병원 도착 후 재관류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90분이다.

충북대병원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의 병원 도착 후 재관류 소요시간은 평균 41분이다. 전국 심근경색증 치료 병원 중 상위 0.3%인 수치다. 이러한 상위권 성적에도 지역 환자의 수도권 유출현상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지난 2월 병원장 취임 이후 병원 혁신을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신설한 의료혁신실과 고객만족팀이 그것이죠. 의료진과 직원들에게는 인센티브제도를 도입, 친절도 제고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환자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앞으로도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냈다는 조 교수가 의사가 되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제가 어릴 적 어머니 건강이 많이 안 좋으셨어요. 막연하게 병을 낫게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의사를 꿈꿨던 것 같습니다. 환자뿐만 아니라 병든 사회를 치료한 의사 '노먼 베쑨'의 영향을 받기도 했죠."

순환기내과는 내과와 외과의 장점을 결합한 제3의 전문분야로 꼽히고 있다. 순환기 내과를 주 전문 진료 분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심장은 굉장히 동적인 장기입니다. 여기에 큰 매력을 느꼈어요. 심근경색의 경우 증상이 발효된 후 골든타임 안에 막힌 혈관을 뚫어주지 않으면 매우 위험합니다. 급사할 수도 있죠. 그런 환자가 들어오면 낮이든 밤이든 곧바로 수술을 통해 뚫어줘야 합니다. 그러면 금방이라도 숨을 거둘 것만 같았던 환자가 멀쩡해져서 퇴원을 해요. 그 순간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조 교수는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로 40대 초반의 한 남성을 꼽았다.

"건강식품으로 착각하고 초오술을 복용해 부정맥이 끊임없이 발생하던 환자였죠. 꼬박 하루를 심폐소생술에 매달렸고 결국 환자를 살려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최장시간의 심폐소생술과 많은 전기충격을 준 첫 케이스였어요. 외국 논문에 이 사례가 발표되자 미국 언론에서는 '마라톤 CPR로 살린 사람'이라며 보도하기도 했죠. 전기충격을 많이 주면 심장 손상이 불가피한데, 이 환자는 심장 손상이 거의 없는 상태로 퇴원을 해서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조 교수는 심혈관 질환은 평소 생활습관만 잘 관리해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기름지고 짠 음식이나 스트레스는 피하는 게 좋습니다. 가벼운 운동은 필수죠. 환자들에게 '항상 본인의 수치에 민감하게 생각하라'고 강조합니다. 허리둘레나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내 몸의 수치를 정확하게 알고 관리하면 심혈관 질환뿐만 아니라 당뇨 등의 만성질환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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