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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원

충청지방우정청 영동우체국장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금수강산이라 했듯이 전 국토가 천혜의 아름다운 산하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로 이루어진 신비의 자연 환경속에 철따라 계절의 낭만을 만끽하며 생활하는 축복의 나라다.

자연의 변화에 가장 순응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농부들은 계절에 맞춰 봄이 되면 씨 뿌리고 여름의 뙤약볕 아래서 온갖 정성으로 가꾸어 가을에 거두어들여 겨울을 맞이하고 또다시 윤회해 이듬해 농사를 준비하는 일련의 과정이 농가의 일상적 삶이요 자연의 섭리다.

일 년 열두 달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항시 밖에서 생활하는 우편집배원도 겨울이 되면 누구보다 월동 준비할 사항이 많고 그 날 그 날 하루의 일기에 민감하게 대처하면서 국가의 중추적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겨울철 준비사항으로는 우선 이륜차의 스노타이어에서부터 운전대에 토시를 달아야 하고 복장은 무릎보호대를 비롯해서 안면마스크 및 장갑 등 여러 가지가 있으며,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눈길 안전운전에 대한 요령과 정신무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영동지역은 산악지형으로 산세가 수려하고 경관이 좋아 연중 관광객이 즐겨 찾고 있음은 물론 특산물인 감과 포도 등의 과일이 우수하여 전국적으로 크게 각광을 받고 있으나 우편집배원에게는 남모르는 어려움이 많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선 영동은 면적이 넓고 산악지대이다 보니 커브길과 경사진 도로에다가 응달진 곳이 많아 초겨울에 한번 눈이나 비가 와서 얼어붙으면 이듬해 해동이 돼야 풀리니 항상 골목길 빙판 위를 이륜차로 달려야 하는 집배원은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귀농, 귀촌 인구가 늘어 매우 고무적 현상이나 산간벽지 오지마을 우편집배원의 배달환경은 열악해지고 있음이 사실이다.

귀농, 귀촌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도심 속의 소음과 공해로부터 벗어나 시골 전원생활의 낭만을 찾기 위하여 오는 경우가 많이 있는바 여러 가구가 모여 사는 부락보다는 나홀로 사는 외딴 가구를 선호하고 있어 우편집배원은 일일이 먼 외길을 한 집 한 집 찾아가야 하는 애로가 보이지 않게 따르고 있다.

우편집배원의 겨울철 가장 큰 애로사항은 이륜차로 눈과 빙판길 위를 달리는 곡예 운전인데 큰 대로는 제설작업이 제 때 이루어져 그런대로 어려움이 없으나 소로길과 산 중턱의 외딴 집으로 가는 길목에는 험한 길이 많아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

또 하나의 애로사항 중 하나는 반려동물인 개에 대한 공포인데 통상 개는 사람과 가장 가까운 동물로서 주인에게는 충직하나 낯선 이방인에게는 짖거나 때에 따라 무는 맹수의 습성이 있다.

시골 지역으로 갈수록 개를 풀어서 기르는 가정이 많은데 우리 직원이 '개가 무서워 우편물 배달에 어려움이 있으니 묶어서 키우면 어떻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당부하면, 대부분 주인들은 '우리 개는 순해서 안 문다'고 한다는데 주인에게는 순하지만 낯선 사람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듯해 안타깝다고 한다.

개의 특성상 아무리 사나운 개라도 매일 같이 밥을 주고 교감을 통하는 주인하고는 가족같이 생활하며 순종하지만 낯선 사람에게는 상황이 달라지고 특히, 우편집배원이 우편물을 전달하고 이륜차 시동을 걸고 나올 때면 개도 돌발상황으로 쏜살같이 쫓아와 발 뒤꿈치를 무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1884년 근대 우정이 시작된 이래 우체국의 상징이 된 우편집배원은 국민들이 전국 방방곡곡 어디서나 만날 수 있고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고 기다리는 만인의 연인이자 천사들이다.

우편집배원은 한 통의 우편물을 갖고도 몇 고개의 산을 넘어야 하는 사명으로 땀과 눈물의 아픔도 있지만 투철한 국가관과 사명감으로 보람과 긍지를 갖고 국가 물류의 근간인 중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단순한 우편물 전달자가 아니고 가가호호 집안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독거 노인분들의 건강지킴이 역할도 하고 때에 따라 주방의 가스불 위험 예방과 길거리에 넘어져 신음하고 있는 응급환자 조치 등 사회 안전을 담당하는 빛과 소금과 같은 존재로서 시대의 파수꾼이다.

시골 지역의 홀로 사시는 독거 노인분들에게는 우편 업무 외에 잔심부름을 해주기도 하고 유일한 말벗이 돼 객지에 있는 자식들을 대신하는 사랑의 전령사다.

우편집배원의 겨울은 눈과 빙판길에 넘어지기 일쑤인데 그나마 안 다치면 천만다행이고 운수 없는 날에는 개에게 물리거나 황급히 피하려다 예기치못한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위험한 계절이다.

국민 행복 시대를 맞아 사고 예방과 모두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겨울에는 내 집 앞 눈치우기와 반려동물에 대한 적절한 대책으로 우편집배원의 원활한 우편물 배달에 주민들의 협조를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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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