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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상권, 어디가 노른자인가 - 성안길 상권

끝없는 추락… 탈출구가 안 보인다
흥업백화점·씨유 등 복합쇼핑몰 줄도산
소매장도 깔세 전락… 상인들 자포자기

  • 웹출고시간2015.11.30 18:58:38
  • 최종수정2015.11.30 18:58:38
[충북일보=청주] 과거 성안길은 청주의 심장이었다. 1911년 일제가 청주읍성을 허물기 전까지도 성안길은 이 지역의 중심 거리였다. 한때 일제에 의해 '본정통(本町通)'이란 어색한 이름이 붙여지기도 했으나 본래 성안길은 말 그대로 '성(城) 안의 길'이었다.

지난 6월30일자로 문을 닫은 청주 흥업백화점.

ⓒ 충북일보DB
치욕의 역사를 거쳐 근대화·산업화 시절에도 성안길은 청주의 핵심 상권 자리를 지켜왔다. 당시 기록을 보면 1960년대 성안길 점포는 약 125개에 달했다. 약국, 병원, 식당, 양복점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점포가 성안길에 밀접해있었다.

이후에도 성안길은 고속 성장을 하며 서울 명동거리, 대구 동성로거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거리라는 명성을 얻었다. 1990년대에는 '패션의 거리'로 이름을 떨쳤다. 이때만 해도 진로백화점, 흥업백화점을 필두로 150여개의 점포가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영광의 역사는 오래가지 못했다. 2000년대 청주 외곽도심이 발달하면서 성안길은 극심한 공동화 현상을 겪기 시작했다. 상권의 중심축인 백화점은 하나 둘씩 무너져갔고, 고급 브랜드들은 중저가 깔세 매장(한두 달 짜리 임시점포)으로 전락했다.

지난 10여 년간 탈출구를 찾지 못한 성안길은 올해 들어 더욱 깊은 침체의 늪에 빠져들었다. 향토백화점으로서의 마지막 지위를 근근이 유지하던 흥업백화점이 문을 닫은 것이다.

1991년 첫 문을 연 흥업백화점은 4년 뒤 부도를 맞고 16년 간 법정관리를 받다가 2011년 LS네트웍스로 135억7천200만원에 인수됐으나 결국 영업난을 이기지 못한 채 올해 6월30일자를 끝으로 간판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LS네트웍스는 재정능력도 확인되지 않은 지역 신설유통법인에 백화점을 매각하려다 실패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지난 11월 공매에 부쳐진 청주 성안길 씨유멀티플렉스 건물 전경.

ⓒ 충북일보DB
성안길에 불어 닥친 불황의 도미노는 다른 복합쇼핑몰도 줄줄이 쓰러뜨렸다. 지난 11월 초에는 롯데시네마 청주점이 입점해 있는 씨유멀티플렉스가 공매에 부쳐졌다. 오랜 경기 침체에 따른 상가 미분양이 결정적 요인이었다.

공매 결과는 세 차례 유찰. 전체 상가 466호 중 미분양된 265개호가 나왔으나 아무도 응하지 않았다. 지난 2008년 9월 문을 연 뒤 지금까지 상가 절반 이상이 미분양 되는 등 사업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점이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았다.

한 때 흥업백화점과 쌍두마차를 이루던 진로백화점(옛 원프라자)은 1998년 청주백화점, 2007년 롯데영플라자에 잇따라 매각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으나 이곳 역시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옛 대청주백화점 자리를 계승한 apM 복합쇼핑몰도 이미 7년 전 문을 닫은 뒤 찬바람만 맞고 있다.
뿐만 아니다. 소형 매장도 줄줄이 도산 신세다.

지난 2012년 현대백화점 충청점과 롯데아울렛 청주점이 청주 서부권에서 잇따라 오픈하면서 성안길 소매 상권은 사실상 '깔세 매장'으로 전락하다시피 했다. 보증금이나 권리금 없이 1~3개월치 월세를 한꺼번에 내고 값싼 재고품이나 속칭 '짝퉁'을 파는 매장들이 줄을 섰다.

성안길의 한 상인은 "깔세 매장이 많다는 건 고정적인 수입을 거두는 고급 매장들이 없다는 반증"이라며 "지난 몇 년 간 성안길 활성화에 많은 공을 들였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이젠 많은 상인들이 자포자기 상태에 빠졌다"고 씁쓸해했다. <끝>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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