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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11.12 15:14:41
  • 최종수정2016.11.07 11:30:40

조혁연 객원대기자

[충북일보] 동아시아 문화도시 조직위원회가 주최한 '젓가락 페스티발'이 청주 예술의 전당과 백제유물전시관 등에서 내달 17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이어령 조직위 명예위원장(전 문화부장관)은 국제 학술심포지엄에서 "젓가락의 종주국을 따지는 것은 중요치 않다. 어느 나라가 더 젓가락 문화를 보존하고 젓가락 정신을 잘 알고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현재 젓가락 문화는 한·중·일 삼국과 베트남·타이·미얀마 등 동아시아에 집중적으로 퍼져 있지만, 그 기원은 대략 3천년전 중국에서 제사와 관련해서 태동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갑골문의 '鄕' 자는 두 사람이 마주 앉아서 손가락으로 밥을 먹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갑골문 존재하던 시기, 즉 중국 은나라(BC1600~BC 1046) 때는 젓가락이 사용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중국 역사에 젓가락이 처음 등장한 것은 춘추전국시대(BC 770~BC 440년)였다. 당시 제관(祭冠)은 신에게 바치는 공물(供物)을 옮길 때 감히 손으로 함부로 쥘 수 없어 젓가락을 사용했다.

이후 중국의 지배층들이 이 같은 모습을 모방해 젓가락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젓가락을 사용하면 정인(淨人·깨끗한 사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부정인(不淨人)의 개념이 생겨났다.

중국의 젓가락 문화는 전한(前漢)시대에 이르러 일반인에게도 보급되었고, 후한시대에 전국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이 시기는 국수가 서역으로부터 중국에 막 전래된 시기여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런 중국의 젓가락 문화는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전래되었고, 동남아로도 확산됐다.

1971년 공주 무령왕릉에서 발굴된 숟가락과 젓가락 모습

이어령 명예위원장은 젓가락의 이같은 역사적 기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젓가락의 종주국을 따지는 것은 중요치 않다"라고 역으로 말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현재까지 가장 오래된 젓가락은 AD 6세기 전후의 것으로, 백제 무령왕(462-523)의 능에서 발견됐다.

1971년 발굴 당시 3점의 청동숟가락과 2쌍의 청동젓가락이 무령왕릉 내부에서 발견됐다. 이번 국제 학술심포지엄에 참석한 정의도 한국문물연구소 이사장은 이에 대해 "백제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2쌍의 젓가락은 밥상에서 사용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며 "우리나라에서 젓가락이 대중화된 것은 조선 후기"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무령왕릉 출토 청동시저 연구> 논문에서 '청동숟가락 1점은 중국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이고, 나머지 무덤길 입구와 무덤방 입구에서 발견된 2쌍의 청동 숟가락과 젓가락은 중국에서 제작된 것을 바탕으로 하여 백제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서술한 바 있다.

그는 그 근거로 '2쌍의 청동 숟가락과 젓가락은 나머지 1점의 숟가락과 형태와 시문한 수법이 크게 다르고 초보적이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왕비의 관 내부에서 은장도자와 청동 숟가락과 젓가락을 함께 부장한 것은 왕비가 생전에 귀하게 여겼던 것을 사후에 넣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의 이같은 서술은 무령왕릉 젓가락은 생필품은 아니었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상에서 보듯 우리나라에서 젓가락이 대중화된 것은 의외로 늦은 편이다. 따라서 조직위 또 다른 관계자의 "한·중·일의 젓가락 역사는 2천년"이라는 표현은 사실과 부합되지 않는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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