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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킬러콘텐츠 - 김호일 사무총장이 추천하는 'CD 프로젝트'

85만개의 정성스러운손길·마음이 반짝반짝 꽃 피우다

  • 웹출고시간2015.10.15 18:48:04
  • 최종수정2015.10.15 20:19:21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김호일 사무총장

[충북일보] "수명을 다한 CD를 이용해, 죽은 건물을 재생시켰습니다. 고목나무에 생명이 깃들어 봄에 환한 꽃을 피운 것처럼 연초제조창 건물이 환한 옷을 입은 것이죠. 방문객들은 그 건물 안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 합니다. 관람객들은 외관에서부터 이미 건물 안에 담긴 보석 같은 공예작품들에 대해 한껏 기대를 부풀리게 되죠. 'CD프로젝트'는 이미 그 역할을 충분히 해 낸 겁니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 김호일(60·사진) 사무총장은 눈부신 건물의 외피에서 반짝이는, 이번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자랑을 손끝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건물 표면은 마치 거대한 물고기가 생명을 얻어 퍼덕이듯이 찬란한 태양을 온 몸으로 받아내며 사방에 빛을 뿌렸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52만장의 CD가 일제히 손을 흔드는 것처럼 움직였다. 2015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 참석한 관람객들은 거대한 장관에 걸음을 멈추고 바라본다.

저녁노을이 질 때면 건물은 짙은 황금빛으로 반짝거렸다. 주변에 어둠이 내릴 즈음, 외벽 중간쯤 LED조명으로 띠를 두른 듯한 CD에 담긴 소원들을 보여준다. 외벽 안쪽으로 들어가면 CD에 적힌 소원들을 하나하나 볼 수가 있다.

'엄마, 건강하세요.'

건물 안쪽에서 아이는 자신이 써 놓은 CD를 발견하고 마치 소원이 이루어진 것처럼 손뼉을 치며 좋아한다.

◇ 85만 청주의 꿈, 'CD프로젝트'

폐 CD프로젝트의 모습

"초등학생부터 청소년들까지, 그리고 교사들이 앞장서서 CD를 보내줬어요. 그리고 뒷면에 소원을 하나씩 적어 보냈습니다. 3만장에 3만개의 소원이 담긴 겁니다. 또한 해외 11개 국가, 19개 도시에서 보내줬습니다. 52만장의 CD를 모으는데 약 3~4개월 걸렸습니다."

우중충했던 건물은 화려한 빛으로 거듭났다. 김 사무총장은 'CD프로젝트'에 담긴 시민들의 마음을 소중하게 여긴다. 그 안에는 사람들의 정성스런 손길과 마음, 그리고 함께했던 시간도 담긴 것이다. 그는 "지나간 비엔날레 데이터를 보면서 8회 비엔날레 때 했던 조각보 프로젝트가 눈에 들어왔어요. 환경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고, 거기에 보다 현대적인 미(美)가 추가되면 어떨까 고민했죠. 그래서 로봇산업 쪽 지인들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소개받은 사람이 'CD프로젝트'를 구상한 전병삼 감독이었어요."라고 말한다. 그는 처음 전병삼 감독이 구상한 'CD프로젝트'를 보며 실현 가능하다면 대단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앞쪽 26만장, 뒤쪽 26만장 52만장을 건물 전체에 붙이는 대공사였다. 공사비만 해도 엄청났다. 한 건축사무소에 의뢰를 맡겼더니 무려 27억의 견적서를 보내왔다. CD를 일일이 손으로 묶는 작업은 시민들이 힘을 모았다. 예산절감을 위해 각계 전문가에게 의견을 구해 다양한 공법을 찾아냈다. CD모으기, 시공, 설계, 시스템 기계 등 비용절감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총비용 3억7천에 'CD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었다.

기네스에서 작성한 489,440개의 CD를 기록한 기록지

"아쉬움은 비엔날레가 끝나면 철거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이곳 연초제조창은 밤에는 할렘가처럼 어둡고 무서운 공간이 되어 버립니다. 동네 주민들은 환하게 밝힌 CD의 불빛으로 어둠이 사라져 좋다고 해요. 청소년들의 비행장소가 되어 버렸던 이곳이, 문화예술적인 콘텐츠로 큰 역사를 이뤘습니다."

이렇게 하여 아름다운 공예품들이 상상력과 꿈의 옷을 입고 더욱 생기를 띠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이 프로젝트는 영국 기네스북에 올랐다. 세계 기네스 공식기록으로 인정받은 CD사용량은 총 48만9천440장에 달했다.

◇ '기네스북'에 오른 'CD프로젝트'

"영국의 기네스북에 세계적인 유례가 있는지를 물었더니 그쪽에서 도면을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한해 기네스북에 오르는 기록이 20개를 채 넘지 않는다고 합니다. 열흘 만에 기네스북에서 이번 'CD프로젝트'가 등재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왔습니다. CD를 활용해 조형물을 만들었고, 시민들이 참여한 의미가 돋보였으며, 비엔날레 기간에 연출하는 등 두루 좋은 평가를 받아서 등재될 것이라는 확답을 받았습니다."

김 사무총장은 기네스북 등재 관련 당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달, 15일 세계기네스기록원(Guinness World Records Ltd.) 공식 심사관인'세이다 수바시 제미치'가 비엔날레 현장을 찾았다. 세이다 세계 기네스공식심사관은 CD프로젝트의'폐CD를 활용 최대설치물(The largest display of compact discs)'분야 기록을 측정했다. 측정에는 충북도교육청 감사관과 충북환경운동연합사무청장이 측정관으로 참여했다.

(왼쪽)전병삼 예술감독 (오른쪽)세계기네스 세이다 제미치 심사관의 모습

'CD프로젝트(예술감독 전병삼)'는 시민의 소망을 담은 폐 CD 30만8193장과 재단이 보유한 CD 약 20만장(총48만9440장)을 63빌딩을 뉘여 놓은 크기의 연초제조창 3면(가로 180m, 세로 30m)을 장식한 프로젝트다.

이날 세계 기네스 공식기록으로 인정받은 CD사용량은 총 48만9천440장이다. CD 수집과 설치 작업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으며, CD는 2장을 하나로 합쳐 구조물에 부착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세이다 세계 기네스 공식 심사관은 개막식인 16일, 기네스 기록인증서를 청주시에 전달했다. 조직위 관계자는"기네스 도전은 기록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통합청주시의 역량을 눈으로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폐CD는 메모리다. 여기에는 영상, 소리 뿐 아니라 삶의 시공간이 농축되어 있다. 존재하지 않는 이의 삶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꿈이 담긴 CD는 낡은 건축물을 재생시켰다. 이러한 CD프로젝트를 일회적으로만 사용하기에는 아쉽다는 의견이 많아 시민 정서를 고려하여 존치하자는 뜻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국제적 감각의 조형물로서 도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도 있다. 현재 연말까지는 CD프로젝트를 계속할 예정이지만 비용 문제로 인하여 그 이후의 존치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김호일 사무총장의 맺음말이 왜 'CD프로젝트'가 킬러콘텐츠인지 대변해 주고 있었다.

"예술 감독도 미쳤고, 나도 미쳤다."

'미쳤다'는 의미는 '미쳐서 도달했다'는 의미로 들렸다. 폐CD에 담긴 85만 시민들의 꿈도 그 목표에 미칠 것이다.

/ 윤기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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