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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식

시인·충북문화재단 문화사업팀장

팔월이다. 마른장마가 걷히더니 대한민국은 온통 찜통이다. 사람들은 산으로 바다로 휴가를 떠나지만 하루하루가 살기 힘든 사람들은 이 폭염에도 일터로 나간다. 폭염 때문에 몇몇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그래도 삶의 무게만큼이나 처절하게 아픔을 안고 일터로 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올해가 광복 70주년 되는 해이다. 어둠의 시대를 벗어나 빛을 되찾았다는 이 광복(光復)이란 단어가 가슴 떨리게 다가온다. 춤이라도 추고 대한독립 만세 환호를 질러도 모자라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선조들이 피투성이로 일구어온 이 찬란한 날, 일제의 압제에서 해방된 그런 날이다. 그리고 참으로 격랑처럼 70년이 지나왔다.

광복은 일제와의 단절을 의미한다. 그러나 단절을 이루지 못한 채 굴곡진 역사를 살아온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 과정에서 친일을 하던 자들은 친미로 말을 갈아탔지만 독립운동을 하던 자손들은 지금 이 뜨거운 여름 날 노동의 일터로 나간다. 또한 많은 친일파들의 자손들은 그들이 대물림으로 차지한 권력을 이용해 친일의 근거들을 삭제하거나 변화시켜 애국자의 후손으로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 생활 속 민주주의를 이룩해야 하는 이 시대에 저주의 이데올로기로 이념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작금의 상황은 역사의 시계가 거꾸로 흐르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기만 하다. 이런 현실 속에서 어찌 광복 70주년을 환호하며 만세를 부를 수가 있겠는가.

최근 일본은 북핵을 빌미로 동북아의 긴장을 조성해 자국의 군비를 강화하고, 역사수정을 통한 지난 과거의 만행을 정당화하고 있다. 이러한 아베정권의 극단적 우경화 현상은 일본의 집단 자위권 행사가 가능한 '안보법안들'을 통과시켜 국지적 분쟁의 개입을 정당화할 뿐만 아니라 침략을 정당화하는 것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군 위안부 강제연행'을 부정함으로서 역사의 그늘에 선 피해당사자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를 왜곡하고 전쟁과 침탈을 정당화 하려는 현 일본 아베정권이나 극우세력들이 존재하는 한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은 찾아오지 않는다.

이러한 빛에 가려진 어둠이 지속되는 한 광복은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광복은 과거의 지배되거나 종속적인 입장에 있던 상태에서 벗어나 하나의 주체로서 성립되는 동등한 권리를 회복하는 것이며, 가해 집단이 잘못을 오롯이 드러내는 것을 통해 스스로의 족쇄를 해방시키는 처절한 반성에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 또한 진정한 처벌은 피해자들의 당위성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들의 속죄하는 것에 있는 것이다. 더불어 여전히 세속적 권력을 앞세워 행세하는 친일의 후손들이 그들이 저지른 잘못을 속죄하고 진심으로 반성할 때 광복의 길이 열릴 것이다.

용서는 스스로 감당해 낼 수 있는 힘이 있을 때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 아픈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우선하여야 할 것이고 이를 결코 잊지 않는 광복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 단재 신채호는 역사를 잊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고 하였다. 늦었지만 진정한 속죄와 용서를 통한 평화와 번영의 나라를 만드는 것. 그것이 단재가 얘기하는 재생이고 광복이 아닌가. 당당한 광복의 그날을 그려본다. 어둠 속에 동터 오르는 새벽빛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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