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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지에 동반할 한 권의 冊

청주시립예술단 예술혼 4人이 고른 책

  • 웹출고시간2015.07.30 20:26:16
  • 최종수정2015.07.30 20:28:55
[충북일보] 다가오는 8월, 여름휴가의 절정이 온다. 어디로 떠나든 여행 짐 속에 준비한 '한 권의 책'은 어쩐지 든든한 기분을 준다. 달리는 열차에서, 혹은 비치파라솔 밑에서 바닷바람이 넘겨주는 책 한 구절의 의미가 순간적 폭발력으로 가슴을 뒤흔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여행 가방을 무겁지 않게 하면서도, 내 삶의 하중을 받쳐줄 한 권의 책을 어떻게 엄선해야 할까.

청주시립예술단에는 4명의 단장이 있다. 시립교향악단 류성규 상임지휘자, 시립무용단 박시종 상임안무가, 시립국악단 한진 상임지휘자, 시립합창단 공기태 상임지휘자다. 이들 '4人'이 품어낸 '4色'의 책 향기는 어떨까. 손끝으로 아름다운 화음과 영혼의 소리를 만들고 춤으로 삶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며, 시간으로 깊이 발효된 우리 국악에 몸담고 있는, 남다른 감성을 가진 이들이 추천하는 책을 만나보자. 우리의 삶도 그네들처럼 예술적 감성과 깊이로 더욱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 청주시립교향악단 류성규 상임지휘자

여행의 기술

저자 : 알랭 드 보통, 출판 : 청미래

청주공예비엔날레 특별전 감독으로 청주와도 각별한 인연을 맺은 세계적 철학자이자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의 책이다. "일상성의 발명가" 알랭 드 보통은 독창적인 시각으로 사랑, 건축, 철학 그리고 종교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글을 써왔다. 그런 그가 말하는 여행의 모든 것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그는 번뜩이는 지성과 무심한 듯한 매력으로 기대의 즐거움, 이국적인 것의 매혹, 바베이도스의 바다 풍경에서부터 히드로 공항의 비행기 이륙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서 찾아낼 수 있는 여행의 가치를 독자들에게 곰곰이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은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여행의 목적지뿐만 아니라 여행을 어떻게 가야하고, 왜 가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우리는 이국적인 것을 찾아서, 그리고 호기심을 충족시키기거나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 여행을 떠난다. 이곳이 아닌 다른 곳, 우리를 아는 사람이 전혀 없는 낯선 땅에서 우리의 영혼은 더욱 확장되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려는 포용력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면 작은 것에서도 더 큰 위안과 재미와 감동을 느끼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여행지 자체 뿐 아니라 공항, 휴게소, 이동하려 기다리는 시간마저 설레고 사랑스러워진다.

◇ 청주시립무용단 박시종 상임안무가

한 권으로 풀어쓴 공자

저자 : 나준식, 출판 : 새벽이슬

공자는 2500 여 년 전에 살다간 이웃나라 사람이지만 한국인에게는 늘 가장 현재적 시간으로 살아있는 인물이다.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우리 일상 속에 뿌리깊이 자리잡고 있어 마치 동시대인처럼 존재한다. 이 책은 중국의 대철학자 공자의 가르침을 한 권으로 풀어썼다. '인(仁)'을 도덕규범이 아닌 사회질서를 회복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정치사상으로 생각한 공자의 숭고한 정신과 사상을 배울 수 있다.

제자들 또는 정치가들과의 대화, 때로는 공자의 혼잣말 등 당시의 분위기와 말투를 생생하게 옮겨놓았다. 이 책은 시대를 뛰어넘는 불변의 진리로 가볍고 들뜨기 쉬운 휴가지에서, 일상으로 편안히 복귀할 수 있도록 방향 추와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

◇ 청주시립국악단 한진 상임지휘자

여든이 넘은 고령임에도 가장 '핫'한 젊음과 창의적 발상을 가진 이가 이어령이다. 그렇다면 왜 '80초'인가. 저자는 자신의 나이가 여든이기 때문이기도 하며, 8자를 눕힌 기호 '∞'가 뜻하는 무한을 의미한다고도 했다. 또 8자는 뫼비우스의 띠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문화부 장관에서부터 수필가 평론가 언론인 등 다양한 이력의 저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대표 천재 중 하나이다.

짧은 이야기, 긴 생각

저자 : 이어령, 출판 : 시공미디어

"남들이 천재라기에 서른 살이 되면 죽을 줄 알았다"던 저자는 그보다 두 배하고도 강산이 두 번이나 더 변한 여든을 넘어섰다. 나이가 무색하게 쉬지 않고 이 시대의 지성으로 활발히 새로운 방식의 '창조'에 몰두하는 그는 여전히 청춘이다.

"80초면 칫솔질하는 시간, 구두끈을 매는 시간,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는 시간,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그런 자투리 시간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짧은 시간을 가지고도 우리는 일생을 결정짓는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80초는 물음표와 느낌표를 찍기에 충분한 시간입니다. 나는 늘 그러한 물음표와 느낌표의 순간 사이에서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그리고 항상 거기에서 무엇인가를 창조해 냅니다. 80년 동안 살아오면서 그러한 생각과 행동 그리고 창조의 순간들을 내 이웃과 함께 나누고 싶어 이 책을 냅니다. 무엇보다 우리 뒤에 있는 미래의 아이들에게 80초의 순간들을 나눠주고 싶습니다."

◇ 청주시립합창단 공기태 상임지휘자

선천성 소아마비와 암 투병으로 시달리면서도 저자의 삶은 인문학적 향기로 늘 아름다웠다. 이미 고인이 된 저자의 삶 자체가 이 책의 후광을 더한다. 영문학자이며 에세이스트였던 장영희 교수는 문학작품 속 인물들, 내용, 주제 등을 자신의 삶과 어우러진 61꼭지의 글로 담아냈다.

문학의 숲을 거닐다

저자 : 장영희, 출판 : 샘터

'로미오와 줄리엣' '어린왕자' '주홍글씨' '푸른 꽃'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위대한 개츠비' '변신' '호밀밭의 파수꾼' 등 각 문학작품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주면서 '책을 읽는 즐거움'을 전할 뿐 아니라, 릴케, 로버트 브라우닝, 에밀리 디킨슨 등 유명 시인들의 시들도 소개하여 좋은 시 작품을 감상하는 기쁨도 더한다. 한 권의 책으로 고전의 바다를 두루 섭렵한 듯한 뿌듯함을 더해준다.

"이 책은 나의 '손 내밈'이다. 문학의 숲을 함께 거닐며 향기로운 열매를 향유하고 이 세상이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믿음을 나누고 싶은 나의 초대이다. 내 안의 책들이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법, 내가 다른 이들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법을 결정지었고 내 안의 힘이 된 것처럼, 누군가 이 책을 통해 문학의 숲에서 사랑을 만나고, 길을 찾는다면, 그래서 더욱 굳건하게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면 그처럼 큰 보람은 없을 것이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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