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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소설가·전 단양교육장

어떤 산길. 농부가 큰 소를 끌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농부의 한참 뒤에 수상한 남자 두 명이 보였습니다. 한 남자가 옆의 남자에게 말했습니다.

"조금 기다려 봐. 내가 저 소를 빼앗아 오겠네."

"아무리 자네가 소매치기의 달인이라고는 하지만 물건이 좀 크지 않나?"

"두고 보면 알게 돼."

두 명의 남자는 소매치기였습니다. 잠시 후, 둘 중 한 명의 소매치기가 농부의 길을 잽싸게 앞질러 가 새 가죽신 한 짝을 그가 발견하기 쉽게 놓아두었습니다. 한참 후, 농부는 새 가죽신 한 짝을 발견하고는 손에 집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한 짝이어서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안타깝구나. 한 짝만 있으면 아무 소용도 없는데….'

농부는 아쉬워하며 가죽신을 버린 채 소와 함께 계속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조금 더 걸어 산모퉁이를 돌자 조금 전에 보았던 새 가죽신의 나머지 한 짝이 길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이런 횡재가 있나? 깊은 산속이어서 지나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 아까 버린 가죽신 한 짝이 아직 그대로 있겠지.'

농부는 행운을 준 하늘에 감사하며 옆에 있는 나무에 소를 묶어두고는 서둘러 왔던 길을 되돌아갔습니다. 기대했던 대로 버렸던 가죽신은 그대로 있었습니다. 농부는 새 가죽신 한 켤레가 생겼다고 좋아하며 소를 묶어둔 곳으로 재빨리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소는 이미 소매치기가 가져간 뒤였습니다.

언제나 지나친 욕심이 화근입니다. 문순태 작가는 '늙으신 어머니의 향기'라는 작품에서 '노인들의 고약한 냄새는 욕심에서 나오는 것이다. 깨끗하게 마음을 비우고 살면 냄새가 나지 않는다'며 욕심을 반드시 버려야 할 것으로 치부했습니다. 박완서 작가 역시 '환각의 나비'라는 작품에서 '치미는 욕심은 삼가는 마음보다 우세하기 마련'이라며 욕심을 경계했습니다.

필자는 은퇴 전의 공직생활을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교육행정 쪽에 오랜 기간 근무하다보니 의견이 다른 쪽, 즉 말 많은 소수로부터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모르긴 해도 그들과 대적하느라 상당 부분의 수명을 강탈당했을(?) 것입니다.

해서 필자는 은퇴를 하며 남은 생을 욕심 없이 유유자적 살아가리라 마음먹었습니다.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만 골라 하며, 세월아 네월아 살아가자고 마음을 먹었던 것입니다. 좋은 책을 많이 읽으며 잠시 동안 손을 놓았던 소설을 쓰는 것은 물론이요, 틈틈이 운동이며 여행을 하는 한편으로, 방치해 두었던 미원면의 산꼭대기에 위치한 농장을 손보기로 은퇴 후의 삶을 계획했던 것입니다.

헌데 그러한 필자의 마음을 모르고 어느 단체에서는 사무총장을 맡아달라고 청탁을 하는가 하면 어느 단체에서는 연수원장을 맡아달라고 간청을 하여 그것을 물리치느라 곤욕을 치렀습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다 보니 노인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여생을 자식들에게 의지하지 않은 채 건강하고 보람되게 살아가려면 욕심을 버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리라 여겨집니다. 필자가 한 일련의 행동이 욕심을 버리려는 결단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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