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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이야기 - 살고 싶은 동네 주민이 만든다 '아이도 시민운동'

청주 상당구서 올해 특수시책으로 첫 발
어린이집·경로당 등서 찾아가는 설명회 개최
청소 후 달라진 모습 보여주며 공감대 형성 노력
6월까지 단원 1천500여명… 취약지 112곳 정리

  • 웹출고시간2015.07.15 18:41:44
  • 최종수정2015.07.15 18:41:44
[충북일보] 도심에 쌓여있는 쓰레기는 미관을 저해하고 악취와 해충을 발생시켜 시민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다.

특히 주택가에 만연한 쓰레기 투기 문제는 주거환경을 저해할 뿐아니라 주민 간의 불신까지 조장하고 있다.

금천동 7통 불법 쓰레기 투기지역 청소 전(왼쪽)·후 모습

ⓒ 기획취재팀
오랫동안 불법 쓰레기 투기 장소였던 청주시 상당구 주택가 곳곳이 주민들의 노력으로 사라지고 있다.

상당구가 '내 집 앞 쓰레기 문제는 나 스스로 해결하자'는 취지로 도입한 '아이도(aido) 시민운동'이 확산되면서 주택가 곳곳에 쌓인 쓰레기 더미가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

버리는 일은 줄어들고 치우는 일은 잦아졌다.

상당구는 폐기물관리법이 명시된 경고성 문구가 들어간 낡은 안내판 대신, 아이도 시민운동 캐릭터를 삽입하거나 '단돈 천 원 아끼려다 과태료가 20만원, 20만원이면 평생 먹을 콩나물 값' 등과 같은 재미가 가미된 문구를 넣은 안내판으로 교체했다.

ⓒ 기획취재팀
'아이도 시민운동'은 'autonomous(자율적인), Illegal(불법), Dump refuse (쓰레기 투기), Observers(감시단)' 단어의 첫 글자를 조합해서 만든 용어로, 상당구가 지난해 통합 청주시 출범 이후 기획한 시민자율청결운동이다.

아이도 시민운동은 남녀노소 누구나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이름을 짓는 네이밍부터 아이들이 호감을 가질 수 있는 친숙한 캐릭터 개발, 홍보 영상과 봉제인형 제작까지 6개월간 짧지만 탄탄한 준비과정을 거친 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아이도 시민운동의 중심에는 단원으로 활동하며 쓰레기 문제를 공감하고 해결하려는 주민들이 있다.

단원은 상당구 환경위생과가 진행한 찾아가는 설명회 등을 통해 주택가 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가진 시민부터 학생 등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하고 있다.

처음부터 시민들이 아이도 시민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은 아니다. 시민의 공감대를 조성하기 위해 상당구 환경위생과 직원들은 어린이집부터 경로당 등 6월 말까지 32회에 걸쳐 3천여명을 대상으로 쓰레기 불법 투기 근절 홍보활동을 펼치는 찾아가는 설명회를 이어갔다.

상당아파트 청소 전(왼쪽)·후 모습

ⓒ 기획취재팀
어린이들에게는 쓰레기 문제를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아이도 시민운동 캐릭터를 활용한 봉제인형을 활용해 교육하고 애니메이션 영상을 제작·상영하는 등 눈높이 교육을 실시했다.

어른을 대상으로 한 홍보활동에서는 실제 쓰레기를 투기하는 모습, 쓰레기 더미를 치우기 전과 치우고 난 후의 모습, 쓰레기를 한꺼번에 쌓아놓는 대신 구역별로 나눠버렸을 때의 차이점 등을 알 수 있는 사진을 보여주면서 관심을 이끌었다.

막연하게 불법 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갖던 주민들은 하나둘씩 아이도 단원으로 등록하기 시작했고 이렇게 모인 단원은 6월 말 기준 1천500여명에 이르고 있다.

수동의 한 쓰레기 배출 장소에 종량제 봉투에 든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를 구분해 버리도록 구분한 안내문이 걸려 있다.

ⓒ 기획취재팀
단원들은 지난달 5일 중앙동 청소년광장에서 쓰레기 불법투기 근절을 위한 '아이도시민운동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들은 불법 쓰레기 투기가 빈번한 취약지 112개소를 대상으로 쓰레기 분리배출을 유도하는 안내문 설치하고 벽화 그리기, 화단 조성하며 취약지는 물론 동네 이미지를 크게 개선시키고 있다.

상당구 특수시책으로 시작해 시민의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고질적인 주택가 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가진 시민들의 동참하면서 단원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5일 중앙동 청소년 광장에서 아이도 시민운동 단원들이 발대식을 하고 있다.

ⓒ 기획취재팀
지난 6일에는 남일면 이장협의회는 집 앞 쓰레기는 주민 스스로 청소해 깨끗한 거리를 조성하는 데 솔선수범하기로 뜻을 모았다.

7일에는 용담명암산성동 주민자치프로그램인 하모니카교실 회원과 낭성면 기관단체협의회 회원이 아이도 시민운동 동참을 약속했다.

시민 인식 개선과 함께 쓰레기를 편리하게 버릴 수 있는 환경정비가 이뤄지면서 주택가 미관도 향상됐다.

상당구는 폐기물관리법이 명시된 경고성 문구가 들어간 낡은 안내판 대신, 아이도 시민운동 캐릭터를 삽입하거나 '단돈 천 원 아끼려다 과태료가 20만원, 20만원이면 평생 먹을 콩나물 값' 등과 같은 재미가 가미된 문구를 넣은 안내판으로 교체했다.

재활용봉투와 종량제 봉투를 구분해 버릴 수 있도록 안내문을 설치하고 쓰레기통 등 각종 시설물에도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문구와 그림을 넣어 일상생활에서 시민이 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시민들의 자율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단원증을 배포하고 영화관(롯데시네마)과 음식점(12곳)과 협약을 맺고 영화관람 2천원 할인과 음식값 10% 할인 등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상당구 관계자는 "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된 지 20년, 상당구 특수시책으로 시작된 아이도시민운동이 주거환경을 위협하는 주택가 불법 쓰레기 문제를 톡톡히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도 시민운동의 중심에는 단원으로 활동하며 쓰레기 문제를 공감하고 해결하려는 주민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주민들의 참여가 없다면 주택가 쓰레기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기획취재팀=안순자 팀장, 김수미, 박태성, 최범규, 조혜진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인터뷰> 한상헌 청주시 자원정책과장

ⓒ 기획취재팀
아이도 시민운동하면 한상헌 청주시 자원정책과장을 빼놓을 수 없다.

전산직으로 지난 1989년 공직생활을 시작한 한 과장은 지난해 7월1일 통합 청주시 출범과 함께 상당구청 환경위생과장으로 발령받았다.

처음에는 전문지식이 없는 환경위생업무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지만 현장에서 답을 찾았다.

한 과장은 "현장을 돌아보면서 사후 처리에만 행정력이 집중돼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쓰레기 더미가 있으니 와서 치워달라는 민원이 제기되면 치워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원인부터 찾아 개선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 과장은 쓰레기 투기 현장과 CCTV로 쓰레기를 버리는 시민들을 유심히 관찰했다.

쓰레기를 투기하는 원인은 간단했다.

시민들은 쓰레기를 버리는 게 불편했던 것이다.

수거차량이 진입하기 어려운 좁은 골목 주택가는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려도 수거되지 않는 일이 몇 차례 반복되자 큰 골목가로 쓰레기를 들고 나왔다.

재활용품, 대형폐기물, 생활쓰레기, 음식물쓰레기를 한군데 버려 마치 쓰레기더미가 쌓여있는 것처럼 보인다거나 일부 불법 쓰레기로 종량제 봉투에 담아버린 쓰레기까지 모두 불법쓰레기로 비치기도 했다.

한 과장은 "쓰레기 배출을 시민의 입장에서 편하게 바꾸고 우리 동네, 내 집 앞 쓰레기는 내 책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면 주택가에 만연한 자연스레 불법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시민들의 인식개선과 자율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3일자로 상당구청 환경위생과에서 청주시 자원정책과장으로 옮긴 그는 아이도 시민운동을 청주시 전역으로 확대하는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한 과장은 "청주를 이름 그대로 풀이하면 맑은 고을이다. 청주의 맑고 깨끗한 이미지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시민의 노력이 절실하다"며 시민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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