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5.06.14 14:01:06
  • 최종수정2015.06.14 14:01:06

이찬재

수필가·전 달천초 교장

제자의 혼례식에 참석하여 아주 특별한 예식을 객석에서 구경하며 감동을 받았다. 삼성장군 출신인 안충준(전, 유엔평화유지군 사령관)교수님이 주례를 하였다. 신랑의 부친과는 초등학교부터 사범학교까지 함께 공부한 친구사이라고 하였다. 색다른 주례를 한다는 말을 들었기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다. 충주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장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여 군인의 길을 올곧게 걸어 오신분이다. 월남전도 참전하였고 사단장을 거쳐 세계평화를 담당하는 평화유지군의 사령관으로 활약한 청렴하고 충직한 장군으로 알려진 분이다.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까지 받으신 분으로 퇴임 후에는 긍정의 에너지를 가지고 강연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교수님이다.

장군 출신답게 야무진 체구로 예식의 시작부터 남달랐다. 의례의 시작은 화면의 영상을 바라보며 국기에 대한 경례로 시작하였다. 어리둥절 하는 하객도 있었다. 나라가 있기에 행복한 혼인을 할 수 있다는 감사의 마음으로 경건하게 의식이 시작되었다. 깨끗한 마음으로 성스러운 혼례를 한다는 뜻으로 준비한 대야의 물에 손을 씻는 의식도 신선함을 느끼게 했다. 전통혼례에는 사당에 고유(告由)를 하였고, 혼인하는 날 아침에 신랑과 신부의 집에서 서부모례(誓父母禮)를 행했다.

부모가 술과 교훈을 내리고 신랑과 신부는 부부의 역할을 다 할 것을 부모님께 서약하는 의식인데 주례선생님이 술을 한잔 씩 주며 부모님을 대신하였다. 신랑이 백년해로의 징표로 신부 모친에게 나무로 만든 기러기를 드리는 전안례(奠雁禮)의식도 있었다. 신랑신부가 서로 큰절로 인사하는 의식을 교배례(交拜禮)라 하는데 요즘은 서서 맞절을 한다. 하늘과 땅의 신에게 서약하는 서천지례(誓天地禮)와 배우자에게 서로 서약하는 서배우례(誓配偶禮)가 있다. 합근례(合·禮)라 하여 두 개의 표주박이 하나가 되었음을 선언하는 의식도 하였다. 부부가 되었음을 선언하는 성스럽고 경건한 의식인 성혼선언문 낭독을 한 후 의사봉을 세 번 두드렸다.

새로운 부부가 탄생하였음을 하객이 증인이 되어 박수로 축하해 주었다. 주례사는 장황하지 않고 '사랑'으로 행복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라는 말씀으로 백년가약을 맺어주는 성스러움까지 느끼게 하는 혼례식이었다. 축가도 직접 연주를 하며 중창으로 수준이 높은 엄숙함이 배어나왔다. 혼인식에 많이 다녔고, 주례를 서면서 국적 없는 우리의 얼이 빠져있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결혼식문화를 새롭게 정립하여 예절을 중요시하는 전통을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결혼식이 너무 간소화되어 요즘은 주례가 없는 혼례도 하고, 재미있게 한다며 장난처럼 예식을 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되니 하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장난처럼 의식을 치루면서 너무 쉽게 헤어지는 부부가 많아 이혼율도 높은 나라가 되고 있어 안타깝다. 모처럼 우리 고유의 전통혼례를 살리면서 현실과 조화를 이루는 경건함을 지키는 의미 있는 혼례를 참관하여 가슴 뿌듯함을 느꼈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