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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공포… 애타는 부모들, 목타는 청년들

학부모 "유치원 보내기 불안"
청년들 '걱정하면서도 술자리'

  • 웹출고시간2015.06.07 20:34:07
  • 최종수정2015.06.08 11:19:34

메르스 공포로 지역사회가 들썩이는 지난 6일 밤 청주시 서원구의 한 번화가에는 음주를 즐기는 청년들로 북적이고 있다.

ⓒ 최범규기자
[충북일보] 지역사회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가 퍼지고 있지만 이를 체감하는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어린 자녀를 두고 있는 학부모들은 혹여나 바이러스에 노출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반면, 젊은 청년들이 주로 찾는 지역 곳곳의 유흥가는 메르스 '안전지대'가 된 모습이다.

최근 불어 닥친 메르스 확산세에 맞벌이 부부가 겪는 고충은 날로 커져만 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폐렴이나 전염성이 강한 수족구병이 영유아와 어린이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치명적인 메르스 공포까지 덮친 것이다.

어린이 집이나 유치원에 보내는 게 불안할 지경이라는 푸념이 쏟아지고 있다.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에 살고 있는 유모(여·30)씨는 지난 5일 어린이집에서 한 통의 메시지를 받고 고민이 커졌다.

최근 수족구병이 영유아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청결 등 관리에 유의해 달라는 메시지였는데, '긴급공지'라는 제목으로 메르스 관련한 내용도 있었다.

메르스 환자가 끊임없이 발생하면서 학부모들의 걱정이 클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어린이집 차원의 대비책이 소개돼 있었다.

단체활동 자제, 소독 등 위생 관리 강화 등을 안내하면서도 학부모의 자율에 따라 등원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맞벌이 부부인 유씨는 "전염병이 유행하는 계절인데다 최근 메르스까지 겹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가 꺼려진다"면서도 "눈치가 보여 휴가도 쓰지 못하는 상황이라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지역 번화가의 주말 분위기는 정 반대였다.

지난 6일 오후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 유흥가에는 젊은 청년들로 북적였다.

실내, 실외 할 것 없이 술집마다 음주를 즐기는 젊은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 최범규기자
이들 중 대부분은 '메르스'로 대화를 시작했다. 각 테이블마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과 방역 당국의 부실한 대응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리로 시끄러웠다.

평소에는 주변의 작은 기침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이때만큼은 앞 사람의 핏대 세운 주장에 침이 튀는 지도 모르고 바짝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청주시민 강모(37·흥덕구 복대동)씨는 "메르스로 전국이 시끄러운 상황에서 동료들과 술 한 잔 하니 기분이 좀 풀린다"며 "우리 지역도 안전지대가 아닌 것 같아 걱정은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옆으로 술잔을 돌리며 연신 술을 들이켰다.

이런 분위기는 밤이 깊어지고 취기가 잔뜩 오르면서 더욱 고조됐다.

메르스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무능한 대처가 젊은이들을 거리의 취객으로 내몬 것일까.

자정이 지나고 날이 바뀌었지만 청년들은 늘어가는 술병만 셀뿐이었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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