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옥천 산골 한의사, 동학 이야기 알리다

옥천군 청산면 고은광순 등 15명 동학언니들 전국 동학얘기 13권 엮어
전국동학 배경 다큐소설 출판은 처음 있는 일
청산에 숨겨진 동학 대중에 알리기 위해

  • 웹출고시간2015.05.21 19:04:42
  • 최종수정2015.05.21 19:41:10
[충북일보=옥천] 옥천 산골에 한 한의사 등이 모여 전국의 동학얘기를 다큐로 엮은 '여성동학다큐소설' 13권이 출간을 앞두고 있어 화제다.

옥천군 청산면 삼방리 솔빛한의원 고은광순(60·사진) 원장.

고은(청산편) 원장의 기획으로 출간하는 동학다큐소설은 교사, 시민운동가 등 평범한 각계각층 여성 15명으로 구성한 일명 '동학언니'들이 지난해 동학농민혁명 120돌을 맞아 전국 각지의 동학을 배경으로 했다.

분량만도 200자 원고지 1만7천장 13권으로 방대하며 2013년에 시작, 지난해 말 완성하고 지난 4월 서울 대학로 벙커1에서 동학언니들이 모여 출판펀딩 협약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출판은 도서출판 '모시는 사람들'이 맡았고 오는 가을쯤이면 책으로 선 보일 예정이다.

책으로 나오게 되는 동학다큐는 충청도 6권, 경상도 1.5권, 전라도 2.5권, 강원도 1권, 서울 1권, 북한 1권 등이다.

국내에서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동학운동을 책으로 집대성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은 원장으로부터 어떻게 여성동학다큐를 시작하고 작업했는지에 대해 들었다.

-어떻게 여성동학다큐소설을 시작하게 됐나

옥천군 청산면 삼방리 고은광순 원장이 '여성동학다큐소설'을 기획한 동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2년 옥천 청산에 명상공동체를 위해 집을 지을 때 도종환 의원이 청산에 온 것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보내 준 '정순철 평전'을 읽으며 청산에 숨겨진 엄청난 동학관련 이야기를 접하고 대중들에게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동학 권위자 원광대 박맹수 교수의 도움을 받아 작가를 물색했으나 마땅치 않아 다큐소설 형태로 하면 어렵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이왕이면 전국에 퍼져 있는 동학얘기를 담고자 지역을 나누어 지인들의 소개를 받아 섭외한 교사, 시민인권활동가, 명상지도사 등 글 쓸 줄 아는 여성 15명을 모아 동학언니들이 됐다."

-책으로 출간은 모두 13권이라는데

"2013년 말 최제우가 살았다는 용담정에서 1주일간 합숙하며 박 교수로부터 동학에 대한 전반적인 강의를 들었다. 당시 조선사회, 소설작법 등을 공부한 뒤 각자 맡을 지역을 정했고 중간에 포기하는 이도 있어 결과적으로 현재 정리된 것은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 서울, 북한 등이며 용담정 합숙 후 본격적으로 답사와 공부를 시작, 한 달에 한 번 워크숍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했다."

-일반적으로 전라도 전봉준 동학으로 알고 있는데 충청도가 많은 이유는

"해월 최제우가 1860년부터 처형당한 1898년까지 동학1세대 이야기는 38년간 이어지며 가장 오랜 수배자였던 해월이 1894년 기포 전까지 강원도, 충청도로 피신하며 동학조직을 일구었고 봉기 이전 2년간 공주취회, 보은취회를 비롯해 합법적인 투쟁을 도모한 곳이 충청도였다. 단양, 보은 등 충청도에 오랫동안 있으며 혁명당시 본부는 옥천 청산이었다. 전봉준은 해월이 임명한 수 천 명의 접주 중 한 사람이다."

-왜 여성작가를 선정했나

"호주제폐지운동을 하면서 한국남성들에 대해 크게 실망했다. 평등세상, 개벽세상을 꿈꾸던 동학도들의 차별 없는 세상은 우리 여성들이 그리던 삶이다. 동학도들이 얼마나 생명을 존중하고 하늘 닮은 삶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는 가를 가부장제의 허위의식에 길들여지지 않은 여성들의 시각으로 우리역사 속에서 가장 고등한 철학을 갖고 실천에 옮겼던 그들을 조명하기 위해서다."

-글을 쓰는 과정은 어떠 했나

"전체답사는 수차례 다녔고 각자 자기 지역은 수시로 했다. 동학운동을 하며 절박한 상황들을 이해하고 공유했다. 답사를 다니거나 글을 쓰며 그들이 당시 상황을 최대한 상상하면 눈물을 감 출 수 없었다. 동학언니들은 SNS를 통해 수시로 서로의 느낌을 공유했다. 함께 동학이야기를 쓰게 돼 감사하고 운명적인 것 같았으며 내 삶이 달라졌다."

-지금 진행과정과 언제 책이 나오나

"한꺼번에 13권의 책을 출판할 수 있는 곳이 대한민국에 없다. 블로그를 통해 매주 조금씩 글을 연재하고 있다. 페이스북(검색어 여성동학다큐소설)으로도 볼 수 있다. 3개월간 전체 30%정도를 공개하고 있다. 펀딩을 통해 모금이 완료되면 연말까지 모두 출간할 예정이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작가들마다 크고 작은 얘기가 있지만 진도유골이 화장될 뻔한 것을 막은 일이다. 100년 만에 일본에서 돌아 온 진도 동학지도자 유골(두개골)을 장례법에 묶여 전시되지 못하고 수장고에 보관돼 있었다. 이를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한 사람이 유골영득 및 사체유기혐의로 고발하겠다고 하자 동학기념사업회에서 지난 2월 화장하기로 하고 화장예정일 전에 유골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쓴 동학언니가 이 사실을 알려와 결국 화장일 나흘 전 중단시킨 일이다. 진도유골은 소중한 문화재다. 킬링필드나 아우슈비츠, 중국 핑딩산 유골전시가 갖는 역사적 의미는 매우 크다. 일본이 동학군 몰살에 대해 인정조차 하지 않고 있고 DNA 분석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이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 계획은

"13권의 옥동녀를 세상에 탄생시킨 것은 엄청난 산고를 겪었다. 청산편을 쓰면서 자신에게 동학다큐는 운명이라 생각했다. 앞으로 일본어로 번역과 일본 이야기도 할 계획이다."

옥천 / 손근방기자

고은광순 원장은?

서울에서 태어나 1973년 이화여대 사회학과 재학 시 긴급조치 9호 철폐와 민주화투쟁으로 구속, 재적을 반복, 대전대 한의대를 나와1990년 서울 강남에서 한의원을 열었다.

1998년 호주제 폐지운동 시민모임 발족 헌법재판소 헌법불합치 결정 법률개정, 2012년 명상센터 조성위해 옥천군 청산면 삼방리 귀촌, 솔빛한의원을 개원 했다.

저서로는 '한국에는 남자들만 산다', '어느 안티미스코리아의 반란', '시골 한의사 고은광순의 힐링' 등이 있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