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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해마다 AI 악순환…오리사육농가 '삼중고'

군, 살처분·재입실 반복 …보상 적어 '전전긍긍'
3~4개월 사육공백 손해·외부와 단절 생활도

  • 웹출고시간2015.04.20 19:26:38
  • 최종수정2015.04.20 19:26:38
[충북일보=진천] "이동제한 해제로 재입식을 할 수 있게 됐지만 그동안의 막대한 손실로 인한 여력이 없어 사실상 재기를 포기할 처지에 있습니다"

진천군 오리 사육농가가 20일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이동제한이 해제돼 오리 재입식을 할 수 있게 됐다.

이곳은 지난 14일 덕산면 방역대를 끝으로 이동제한이 모두 풀렸다.이에 따라 지역 내 20여개 농가에서 재입식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입식을 준비 중인 대부분 농가는 결코 달갑지만 않다는 분위기다. 해마다 AI 파동을 겪으면서 살처분과 재입식이라는 악순환을 내년에도 반복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먼저 앞서기 때문이다.

농가들은 매년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AI 로 호된 홍역을 치르고 있지만, 이에 따른 충분한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전전긍긍해야 하는 처지에 대한 불만도 표출하고 있다.

그렇다고 많은 자금이 투자된 농장을 쉽게 버리거나 사업을 포기할 수도 없는 처지다.

대부분 농가들이 축사를 짓는데 거의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수억원에서 십여억원을 투자 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미 투입된 축사 시설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예상되는 피해를 감수하면서 오리 입식을 해야한다. 오리 사육농가에게 AI는 재앙과도 같다.

또 이동제한이 해제됐지만 당장 호구지책이 마련되는 것은 아니다.

이르면 오는 5월 말이나 6월 초에나 재입식이 가능해 3∼4개월간은 오리 사육의 공백이 생기고, 그로인한 손해를 고스란히 감수해야 한다.

오리는 AI 양성반응이 나오면 이동제한이 해제된 뒤 축사 환경 위생검사를 거쳐 21일간 입식시험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농가들의 고충은 이중 삼중에 이른다.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지면 무조건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해야한다. 마치 옛날 죄인들의 유배지 생활이나 다름 없다. 어느 농가 주민은 “처음 몇일은 그래도 견딜만하지만 계속되는 단독생활은 무기력과 우울감에 빠져 삶에 대한 비애감 마저 느끼게 된다”며 “특히 (내)농장에서 살처분이 진행되면 절박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참혹 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 했다.

오리 사육농가들은 AI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농가들은 지난 16일 충북도가 농림축산식품부에 건의한 '겨울철 오리 보상 휴업제'에 주목하고 있다.

해마다 겨울철에 자식처럼 키운 오리를 땅속에 묻는 것보다 차라리 사육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진천에서 육용오리를 키우는 한 농민은 "AI가 발생하면 사육농가뿐만 아니라 살처분 비용을 보전 등으로 국가의 손해도 만만치 않다"며 "농가에 겨울철 휴업에 따른 보상만 적절하게 지켜진다면 구태여 AI위험 부담을 안고 사육을 할 필요가 없다"고 보상 휴업제에 찬성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호구지책을 위해서는 무리해서라도 오리를 다시 키우는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며 “사전에 철저한 소독과 방역 등 할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동원해 내년에는 AI가 발생하지 않기를 마음속으로 바라는 마음뿐이다”며 재기 의욕을 보였다.

충북에서는 지난 2월 21일부터 음성과 진천지역의 35개 농가에서 AI가 발생해 42개 농가의 가금류 70만8천 마리(오리 44만7천 마리, 닭 26만1천 마리)를 살처분했다.

진천 / 조항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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