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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1명이 하루에 50명 日군인 상대"

본보, 미즈키 시게루씨 증언록 처음 확인
1943년 남태평양 라바우루의 경험 바탕으로 출간
위안부, '조선삐-'라고 부르고 야자림 움막에 거주
"저러다 죽는 것 아닌지"…순서늦은 초년병 포기

  • 웹출고시간2015.04.01 19:33:12
  • 최종수정2015.04.02 13:54:39

일본인 미즈키 시게루가 징병을 당해 고향을 떠나기 직전의 모습이다. 아버지 표정이 무척 어둡다.

태평양전쟁 당시 현장을 실제로 경험·목격한 미즈키 시게루(水木しげる)라는 일본인이 "한국으로부터 강제로 끌려온 종군위안부들이 야자림 움막에서 1명이 하루에 50명 정도의 군인을 상대했다"라고 책을 통하여 증언한 것을 본보가 처음 확인했다.

현재는 만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미즈키 씨의 이같은 증언은 전장에서 목격했던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실제 모습을 일본인 스스로 기록으로 남긴 것이어서, 향후 종군위안부의 성격을 규명하는데 주요 증거가 될 전망이다.

본보는 최근 우연한 기회에 이 책을 접하고 국내 언론사의 기사화 여부를 확인했으나 아직까지 이를 인용하거나 보도한 사례를 확인하지 못했다.

책 '水木しげるの ラバウル戰記'(미즈키 시게루의 라바우루 전기) 겉표지 모습과 지금의 미즈키 시게루 씨 모습.

일본인 미즈키 시게루는 지난 1943년 남태평양 '라바우루'(ラバウル) 전장에서 목격하고 체험한 기억을 바탕으로 1990년 '미즈키 시게루의 라바우루 전기'(水木しげるの ラバウル戰記)를 문고판 형식으로 출간했다.

그는 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1943년 11월 스무살 나이에 징병을 당해 고향 돗토리현을 떠나 라바우루에 배치됐고, 그후 미군기의 공습을 받아 왼쪽팔을 잃은 채 귀국해야만 했다.

라바우루는 태평양 비스마르크 군도의 주도(主島)인 뉴브리튼 섬의 주요 거점으로, 태양양전쟁 당시 일본군 10만명이 주둔했다. 미즈키 씨는 이때 일본군 위안부가 실재하는 것을 직접 확인했고, 자신 또한 움막 앞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대기하기도 했다.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된 내용은 이 책 30쪽과 67쪽 등 2페이지에 걸쳐 수록돼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조선인 위안부는 '조선삐-'라고 불렀고 △그녀들이 거처했던 곳은 야자림 숲속의 작은 움막이었으며 △그 움막마다에는 일본 군인들이 순서를 기다리며 50명 정도 줄서 있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30쪽 내용을 번역한 전문이다.

'코코보(라바우루 근처)에는 육군의 기지가 있어 분명히 103병참병원도 있고 종군위안부도 있었다. 그녀들은 '삐-'라고 불려져 야자림 숲속의 작은 움막에 한 사람씩 살고 있어서 일요일이라던가 축제일에는 상대를 받아주었던 것인데 오키나와 사람은 '나와삐-', 조선 사람은 '조선삐-'라고 불려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녀들은 징용되어 강제적으로 끌려와서 군대와 똑같은 열악한 대우를 받았기에 보기에도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책 67쪽이다. 5번째 줄에 '50명이 줄서 있었다', 6-7번째 줄에 '여자측(일본군 위안부 지칭)은 잘못하면 죽는 것 아닌가'라는 표현이 보인다.

다음은 67쪽의 내용을 번역한 것으로, 원문은 사진을 참고하면 된다.

'결사대로 출동하게 될지도 모르는 어느날 상관의 명령으로 유서를 썼다. 그리고 그 다음날 삐- 움막에 갔다와도 된다는 명령이 나왔다. 서둘러 가봤더니 어쩌면 기다란 행렬이 지어져 있지 않은가. 이것은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라고 관찰했는데 행렬은 작은 움막까지 연달아 있었다. 그런 움막이 6곳이 있어 그 어느 곳도 50명 정도 줄서 있었다.'

위 글은 결사대로 출동하기 전에 '삐- 움집'에 갈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지고 있음을 알려주는 가운데, 이어지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해보려는 자들도 필사적이지만 이렇게 되면 당하는 여자측은 잘못하면 죽게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50명이나 있으니 언제 끝날런지 모르겠다. 두세 시간 줄서 있었으나 행렬의 인원수는 조금도 줄지 않는다. 초년병 2~3명은 그냥 돌아와 버렸다.'

한편 최근 일본 아베총리는 일본군위안부를 "인신매매의 희생자"라고 언급했으나 사과 표현을 하지 않고, 또 인신매매 주체도 언급하지 않는 가운데 이달말 전후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미국 상하원에서 합동 연설할 예정이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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