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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3.12 19:21:50
  • 최종수정2015.03.24 09:08:59
봄은 어디에서 오는가.

봄 마중을 가보자. 도시에는 봄이 오지 않으니 산으로 가 보자. 간편한 옷차림에, 카메라 한 대쯤 가지고 가면 좋겠다.

산에는 아직 잔설이 남아 있다. 새들은 둥지 틀 자리를 고른다. 이 카메라에 담기는 피사체에는 사진사의 이른 봄을 맞이하는 감정이 배어 있어 정겹다.

햇빛은 나뭇가지 사이로 웃으며 걸어 나오고, 잔설을 밟고 온 바람은 오솔길을 깨우는가 하면 메아리는 능선에서 짧게 흩어진다.

풀이 돋아나듯 생각이 돋아나고 계곡에선 안개가 피어오른다.

사진사는 애써 정상에 오르려 하지 않는다. 바윗등에 기대어 약동하는 생명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팽팽한 긴장감을 느낀다.

아직도 덜 핀 꽃망울을 두고 어찌 산정에 마음 둘 수 있으랴. 사진사는 여기에서 물아일체의 경지에 들어섰다. 저녁이 왔으나 내려가는 것조차 잊어버렸다.

시간에 실려 가는 삶이 아니라 어느 한 순간에 시간이 웅숭깊이 쌓이는 삶이다.

카메라가 저물녘의 붉은 지붕에 초점을 맞추자 놀라운 상상력이 살아난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는 찬란한 스캔들. 그리하여 수줍은 듯 까르르까르르 웃고 있는 동네 골목길이란 표현이 가능한 것이다.

놀라게 하지 않으면 예술이 아니다, 라는 말이 있다.

<이른 봄의 시> 종결구조는 정말로 멋진 서프라이즈 엔딩(Surprise Ending)이다.

봄을 맞이하는 자연과 인간의 앙상불을 극적으로 재현하고 있다.

이 한 장의 사진만으로도 우리들의 봄 마중은 충분히 설레인다.

/ 권희돈 시인

이른 봄의 시 / 천양희(1942 - )

눈이 내리다 멈춘 곳에

새들도 둥지를 고른다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이

웃으며 걸어오고 있다

바람은 빠르게 오솔길을 깨우고

메아리는 능선을 짧게 찢는다

한 줌씩 생각은 돋아나고

계곡은 안개를 길어 올린다

바윗등에 기댄 팽팽한 마음이여

몸보다 먼저 산정에 올랐구나

아직도 덜 핀 꽃망울이 있어서

사람들은 서둘러 나를 앞지른다

아무도 늦은 저녁 기억하지 않으리라

그리움은 두런두런 일어서고

산 아랫마을 지붕이 붉다

누가, 지금 찬란한 소문을 퍼뜨린 것일까

온 동네 골목길이

수줍은 듯 까르르까르르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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