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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1.11 14:27:55
  • 최종수정2015.01.11 14:27:55

이찬재

수필가·전 달천초 교장

농경사회에서 볼 수 있었던 마당이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우리 곁에서 사라져가고 있다.

집집마다 울과 담을 치고 마당이라는 공간을 만들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며 살아온 우리조상의 지혜를 엿 볼 수 있는 곳이 마당이다.

마당은 우리 고유어인데 한자의 마당 장(場)에 해당하며, 집의 앞이나 뒤에 평평하게 닦아 놓은 땅을 말하는데 판이나 상황이라는 뜻으로도 쓴다.

판소리나 탈 춤 따위의 단락을 세는 단위도 '마당'이라 부른다.

서양에 정원문화가 있는가 하면 우리조상은 마당문화를 통해 살아왔음을 알 수 있다. 마을 단위로 넓은 마당이 있어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명절이나 축제 때는 농악놀이를 하며 이웃과 더불어 즐기는 공간이 마당이었다.

농사지은 곡식을 마당에서 타작을 하였고, 멍석이나 발에 곡식을 말리는 공간이었다.

여름철에는 마당에 멍석을 깔아 모깃불을 피워놓고 감자나 옥수수를 먹으며 더위를 피했던 장소로도 이용하였다.

집집마다 가축을 길렀기 때문에 마당을 중심으로 외양간, 돼지우리, 개집, 닭장, 토끼장이 있어 작은 동물원 구실도 하여 아이들이 좋아했다.

전통혼례도 마당에서 했고, 상을 당했을 때 상여를 꾸며놓고 발인제를 지내는 공간도 마당이었다. 마당에 차일을 치고 회갑잔치도 했으며 가정의 애경사가 있을 때는 대부분 마당에서 이뤄졌다. 제기차기, 비석치기, 사방치기, 고무줄놀이, 자치기, 팽이치기 등 아이들의 놀이 공간으로도 활용되었다.

농사일을 하고 타작 할 때는 모두 마당에서 하였다. 이웃과 품앗이를 하며 협동하여 살아왔기 때문에 떡을 만들어 담 너머로 나눠먹었으며 이웃사촌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마당의 한쪽 귀퉁이를 마당귀라 하며, 통로로 쓰는 마당을 마당길 이라한다. 허튼춤 가운데도 마당에서 추는 동작이 활발하고 오락성이 강한 서민적인 춤을 마당 춤이라하였다.

대문 밖 마당에서 굿에 모여들었던 귀신들을 보내는 마지막의 굿을 마당 굿이라 한다.

고전을 각색한 내용과 국악이 어우러진 연극을 마당에서 행하는 민속놀이와 함께 노래와 춤을 추며 노는 자리를 마당놀이라고 한다.

익살스런 재담과 동작으로 많은 청중을 웃기는 마당놀이가 인기가 높은 것도 그 속에 조상의 전통과 민속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신부 집 안마당에서 치르는 초례를 겨우 올리고 이내 남편을 잃은 청상과부를 마당과부라고 하였다.

음력 정월 대보름날에 영남지방에서 행해져 온 민속놀이로 '지신밟기를 마당 밟기 라고도 한다.

동네에 있는 아주 작은 마당을 배꼽마당이라 했고, 마당처럼 넓고 평평한 바위를 마당바위라 한다.

이렇게 우리의 언어와 생활 속에 마당이라는 뜻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그래서 KBS의 아침마당이 장수프로로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도 우연이 아닌 것 같다.

도시에는 마당문화가 사라진 아파트단지가 빽빽하게 들어서고 있다.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층간소음문제로 이웃과 다투며 원수처럼 살게 되었다.

이기주의와 물질에 치우친 잘못된 문화를 버리고 남이 있기 때문에 내가 존재한다는 공존의식이 필요한 때이다. 이웃에 대한 따뜻한 마음과 관심도 없는 삭막한 도시문화에 조상의 마당문화를 접목시켜 이웃의 정을 느끼며 더불어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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